저녁의 해변에서
-신태희-
손가락 끝에서 몇 생애가 화르륵
넘어가는 소리가 났다
어드메 배꽃 날린다는 봄
바위에 앉아 무엇을 기다리고 있었나
가만히 소라 몇 개 건네준 사람
남자는 벌써 등을 보이고
아득하게 밀려드는 갯내음
어느 생, 어느 바닷가에서
우리 만난 적 있던가요
이 생, 이 섬에선 구쟁기라 불리운다는 뿔소라처럼
미처 알아보지 못한 이름의 사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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