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는 집
-신태희-
오래된 회전목마와 장미나무 창틀
젖빛 유리창 넝쿨무늬 손끝으로 따라가면
아치문 기어오르는 줄장미 한 채 외따로운 곳
잔디밭 위 노란 훌라후프처럼
정오가 둥근 입맞춤으로 훌쩍 굴러가고
플란넬 앞치마가 그늘진 부엌 한 켠을 밝혀주던 곳
태를 묻은 정원의 측백나무엔
초록별이 열리고
은하수 뚝뚝 듣는 밤에는
한 소쿠리 별똥별 줍던 곳
착한 앞니가 지붕에서 흰 날개를 달고
까만 우주 속으로 헤엄쳐 날아가던 곳
푸르스름 새벽빛 탯줄을 끊고
또 새로 나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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