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
-신태희-
신문 배달 오빠를 기다리고
신문 속 로봇 찌빠를 기다리고
소나기를 기다리고
무지개를 기다리고
엄마는 가끔 골목에서
토마토를 관으로 샀다
쇳덩이가 균형을 잡던
흥정은 오래된 시소 놀이
푸른 엉덩이를 간직한 채
붉은 잇몸으로 웃던 토마토
베어물면 꼭지에선 아린 향이 났다
소년조선일보를 기다리고
신문 속 숨은 그림 찾기를
기다리고
까마중이 익기를 기다리고
채송화씨를 기다리고
달빛 젖은 마루에서 복숭아를 먹었다
복숭아 벌레를 먹으면
이뻐진다고 엄마가 말했다
초조히 숨은 그림을 다 찾아내고
빨랫줄에 걸린 별들이 마를 때
여름방학은 뭉게뭉게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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