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5-03 23:46 (금)
“ ‘우리는 인간 전광판이 아니다’ 외친 정근효 학생 학교 떠난다”
“ ‘우리는 인간 전광판이 아니다’ 외친 정근효 학생 학교 떠난다”
  • 양대영 기자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4.04.24 00: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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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정 군 백호기 인권침해 공론화 결국 소속학교 자퇴서 제출
학교 대자보 통해 “침묵 강요하는 공교육에, 침묵하지 않고 저항하겠다”
정근효 학생은 백호기 인권침해 관련 공론화를 한 후 이어지는 2차 피해로 자퇴를 결정하고, 교사들을 향한 메세지가 담딘 대자보를 부착했다.(사진=정근효 학생)
▲ 정근효 학생은 백호기 인권침해 관련 공론화를 한 후 이어지는 2차 피해로 자퇴를 결정하고, 교사들을 향한 메세지가 담긴 대자보를 부착했다.(사진=정근효 학생) ⓒ뉴스라인제주

제주도내 여러 학교들이 참여하는 ‘제주일보백호기전도청소년축구대회(이하 백호기)’ 응원이 인권침해라고 주장하며 공론화를 제기한 서귀포 모 고등학교 학생이 결국 학교를 떠났다.

서귀포 모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정근효 학생이 22일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 후 대자보를 쓰고 자퇴했다.

앞서 정 군은 백호기 응원전 연습 과정 중 인권침해 사안이 발생했고, 이를 청소년인권모임 내다에 최초 제보를 하는 등 백호기 강압적 응원모습을 반대하는 공동성명도 발표하고 인권위 진정을 비롯한 공론화를 진행했다.

정 군과 청소년인권모임 내다가 제주 백호기 응원문화가 인권침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우선 응원연습중 폭언, 이를 보고도 방관한 학교, 응원전 참여가 반강제되어온 관행, 응원전 참여 학생과 미참여 학생간 처우의 처벌, 행복추구권, 휴식권이 침해되는 응원전, 관련 보도 이후 학교 내 2차 가해 등을 꼽았다.

하지만 문제 제기에 나섰던 정 군에 돌아오는 건 괴롭힘과 따돌림 뿐이었다.

정 군은 "정신병자다 사회부적응자다 이런 댓글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복도를 지날때면 뒤에서 이렇게 수군대곤 했습니다"라며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 군은 "나의 피해 경험과 의견은 교사들, 또 주류 학생들에 의해 쉽게 묵살당했고, 단체 따돌림과 마초적 분위기가 만연했다”며 "공교육의 폐해를 지적했다

또 정 군은 “학교의 교육 환경이 연대와 다양성을 존중하기보다 획일화된 사고를 강요하는 것에 전념했다”고 했다.

이에 정 군은 소속 학교 자퇴를 결정했고, 동료 학생들과 교사들을 향한 메세지가 담긴 대자보를 부착했다.

대자보에 정 군이 남긴 메세지는 "학생이 죽어나가도, 고통받아도, 모두가 친구가 아니라 경쟁자가 되어도 침묵을 강요하는 이 공교육에서 나는 침묵하지 않으며 저항하겠습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견을 묵살하고, 학생들을 비난하면서 까지 형성에 골몰하는 그 '끈끈한 애교심'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며 "이런 모습을 보면서도 제지하지 않는, 동조하는 소위 명문고등학교라고 불리는 이곳의 학생과 선생님을 보면서 놀랐다"고 했다.

정 군은 "의견이 다르다고 이렇게 사회적으로 불안감을 조성하고, 특정한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은 제주 4.3에서 일어났던 일"이라며 "4.3은 추모하면서 현재 우리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묵묵히 침묵하며 바라볼 수 있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학생회와 학생부에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학생회는 학생들이 뽑아준 학생회장과 부회장을 주축으로 학생들의 민의를 반영하는 기구"라며 "하지만 학생회와 학생부는 백호기 인권침해 논란 후에 근거도 없이 소문으로만 특정한 학생을 눈치주고, 대놓고 이야기 하지 않았느냐"고 성토했다.

정 군은 "나와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 나와의 다름을 같이 이야기하고 맞춰 나가는 것. 이것이 국어, 수학, 영어 보다 더 먼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권위원회는 오는 27일 인권침해를 주장한 학생과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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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2024-04-25 09:38:16
정군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면서, 그래도 학교를 떠나는 것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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