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9 22:11 (월)
[연륙교](15) 신창리 해안 길에서
[연륙교](15) 신창리 해안 길에서
  • 신광숙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4.04.09 09:49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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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숙 시인
신광숙 시인
▲ 신광숙 시인 ⓒ뉴스라인제주

아시아 대륙에서도 아주 작은 나라 대한민국!

그곳에서도 백여 킬로 떨어진 작은 섬, 제주는 세계 지도상에 보이기나 할까?

철썩이는 파도가 온몸을 두드려도 꿈쩍도 하지 않는 현무암 바위가 구멍마다 쏟아내는 사연들을 어쩌자고 들추고 싶은가?

물속에 감추어진 수많은 이야기가 왜 궁금해지는지?

나는 지금 그 섬에 살고 있다. 육지의 삶에서 빠져나와 아름다운 제주에 묻혀서 엎치락뒤치락, 경이로움을 느끼며 섬의 한 자락을 깔고 앉아 잔잔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다. 내가 제주에 터를 잡고 가장 많이 찾은 곳은 신창리 해안 길이다. 가끔은 우울하거나 삶의 권태로움이 나를 힘들게 할 때면 신창리 해변 길을 걸으며 삶의 활력을 얻곤 한다. 파란 하늘 아래 거대한 풍력 발전기가 돌고 푸른 물결 위에 일렁이는 흰 파도를 바라보며 과학의 세계와 자연의 세계가 공존하는 조화에 내 가슴은 후련한 청량감에 사로잡힌다. 어릴 적 수수깡에 색종이로 접어 날리던 바람개비 추억도 한몫하고 있음인 것 같다.

거대한 날개를 돌리는 그 힘찬 에너지에서 힘을 얻고 그 옆으로 열심히 페달을 밟고 지나는 자전거 라이딩 행렬에서 느끼는 싱그러운 젊음 또한 내게 삶의 에너지를 충전시키기에 충분하다. 신창리 해안 길에서 삶의 활력을 가득 담아 발걸음을 옮길 때면 난 참 행복한 사람임을 느낀다. 내게 제주는 인생 후반에 가장 으뜸의 선택으로, 후회 없는 날들을 보내며 아름다운 자연이 주는 혜택에 감사하고 그 자연을 지켜주는 사람 모두에게도 감사를 보내고 싶다. 그러면서 나도 뭔가 돌려줘야 할 것 같은 마음에 골몰해 본다.

어느 날 TV에 고래 배 속에서 페트병을 꺼내는 장면이 꽤 충격이었다. 해양 오염이 가져온 영상은 지구의 위기를 암시했다. 진정 자연의 아름다움을 오래오래 보고 싶다면 모두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가 모두 자연과 환경을 깨끗하게 보존하면서 실천하는 습관이 절실해진다, 특히 제주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아름다운 섬이며 후손에게 물려줄 귀한 관광자원을 잘 보존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중요한 의무라는 메시지 전달이었다.

눈에 보이는 해양 쓰레기가 거슬린 지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우선 버리지 않음부터 실천하고 주변에 홍보하고 부탁도 해 본다.

내가 버린 쓰레기를 꼭 되가져오는 습관을 지녀야 할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지 않을까? 탄소 배출을 조금이라도 줄여볼까, 하는 마음에 내 배낭 속엔 늘 작은 텀블러가 들어있다.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 또한 실천하고 있음이다.

일본에서 조류를 타고 온다는 방사능 해양 오염수도 큰 문제지만 그것은 국가 간, 정치적 문제로 한 사람 개인의 힘으로 바꾸기는 어렵다. 우리 스스로 우선 내 주변에서 실천할 수 있는 쓰레기 줄이기가 현실적으로 가장 가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 본다. 분리수거의 교육과 실천이 생활화되고 푸른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과 떠밀려 다니는 쓰레기에 더욱 관심을 두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다. 해양 쓰레기의 심각성을 인식한다면

하나.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줄이는 것

둘. 버리지 않는 것.

셋. 보이는 쓰레기 줍는 것.

이 세 가지만이라도 실천해 보도록 노력해 본다. 서로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그 양이 차츰 줄어들 것이고 시간이 흘러서 머지않아 더욱 푸르른 바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해안 절경이 펼쳐지는 그날이 오리라 믿는다. 가끔 제주 바다에 출몰하는 남방 돌고래 가족이 거침없이 물살을 가르는 광경과 물새들의 힘찬 유영을 기대해 본다.

일상이 권태로울 때, 힘든 마음을 다독이고 싶을 때면 언제고 찾아가서 두 팔 벌려 바다에 안겨 심호흡을 해 본다. 푸른 바다는 언제나 내게 그 넓은 품을 내어준다. 오늘도 풍력 발전기 날개가 돌고, 자전거 페달도 바쁘게 돌며, 붉은 태양은 수평선에 뜨겁게 몸을 던진다. 신창리 해변에 예쁜 노을이 번질 때면 내 뺨도 고운 단풍으로 물들어 가며 하루를 보낸다.
 

노을 지는 바다
 

신광숙
 

신창리
하얀 풍차, 하늘, 바다 넘나들 때

서녘 하늘 갈매기, 수평 넘던 날개 접어

저무는
노을 바다에
마음 한 자락 띄운다

차디찬
물결 출렁여 눈물방울 시린 날

제피로스 훈풍을 간절히 염원하니

영등할망
치마폭 접고
고운 노을 건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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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백 2024-04-23 14:10:25
내가 버린 쓰레기 ---> 내가 만든 쓰레기 버리면 안되지요.
쓰레기를 줄이는 것도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만 그에 앞서 자원의 낭비가 없도록 하는 것. 물과 전기를 아껴쓰고 휴지 한 장도 허투로
사용하지 않는 생활 습관이 몸에 배어야 하겠지요.

오은주 2024-04-17 21:04:28
60년전 제주는 선녀와나무군 처럼 순수한 장소 였었는데 현재는 엄청난 시달림에 통곡하고 있는것 같아요. 살려달라고~~ 모두다 노력해주세요.

조규화 2024-04-15 15:53:33
우리후손들한테좋은환경을물려주어야한다는생각은누구나다할것이다
그러나신작가님처럼예뿐맘으로실천에옮기는사람들앞에선머리가숙여진다
예뿐맘을가진사람은 깊이있는글사람의맘을자극할수있는감성을지녔나봅니다
부럽습니다
좋은글즐감하고감니다

하이디 2024-04-10 18:00:45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시인님의 귀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엿볼 수 있어서 진한 공감과 가슴에 파고드는 감동이 물결쳐 오네요. 감사합니다.

Ok50 2024-04-10 04:53:24
신창 해변의 운치를 더해주는
풍력 발전기와 바다가
늘 푸르고 아름다운것은
파도에 밀려와있는 쓰레기들을
누군가 매일 치우고 있기 때문 이지요.
우리 모두 버리지 않는
지구 사랑 실천을~~^^*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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