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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칼럼](203)의회 의원 임기 종료
[현태식칼럼](203)의회 의원 임기 종료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7.05.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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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제주시의회가 해체된 것은 1962년 5월 16일 박정희 군부가 허약한 민주당 정부를 무너뜨리면서 부터이다.

민주당 정부는 내각제로서 내각수반이 장면이고, 실권없는 대통령은 윤보선이었다. 4·19혁명은 이승만 정권이 독재와 특히 부정선거 즉, 3·15부정선거에 항의하는 학생의 의거로 시작되어, 이승만 정권이 무너진 자리를 차지한 것이 장면 정권이다. 학생과 시민이 힘으로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그 때문에 그렇게도 차지하려고 갈망하던 자리를 차지했으면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분골쇄신 해야 마땅함에도 그 본연의 책무를 팽개치고 농·어민, 도시노동자, 서민 대중이 헐벗고 굶주리는 것도 아랑곳 없이 민주당은 신·구파로 갈려 신파는 장면, 구파는 윤보선을 우두머리로 하여 실권있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에만 몰두하니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 같았다. 이런 혼란으로 힘이 빠진 장면 정권은 군대의 동향을 파악도 못하고 있다가 속수무책으로 정권을 박정희 소장에게 내어주고 장면은 수녀원으로 도망가 숨는 꼴불견을 연출하였다. 옛 역사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여 국민의 신망을 얻어야 비로소 강한 정부가 되고 역사에 남는 명예를 얻을만한데 정권만 잡으면 당위적으로 해야 할 일은 팽개치고 정권에 도전하는 세력을 궤멸시키려는데 모든 정력과 지혜를 짜니 국민은 넌더리가 난다. 정권을 잡으면 유능함을 보일 국가발전계획을 수립하는데 집중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엉뚱하게도 정치적 경쟁자인 상대방을 재기불능으로 만들려고만 혈안이 되니 나라가 앞으로 갈 수 없다. 상대방의 과거 잘못만 캐는데 국력을 소모하고 약간의 빌미만 보이면 법에 꿰맞추어 범법자로 만드는데 온 정력을 쏟는 그런 사람은 정권을 잡지 못하게 국민이 강력히 심판해야 하는데, 국민도 너무 정의감이 없고 선거때만 되면 어느 쪽에 서야 어떤 이익이 생길건가에 주판알 튕기고, 눈알을 굴리고 머리를 싸매니 정직하고 성실하고 유능한 사람보다 감언이설에 능한 사람, 돈을 검든 희든 가리지 않고 마련하여 뿌리는 타락선거하는 사람, 권모술수에 탁월한 사람이 봉사해야 할 신성한 위치에 나갈 권리를 획득한다. 결국 그런 사람이 하는 일은 유능한 것을 입증할 덕과 지혜와 지식은 없으니 한다는 것이 유능한 사람을 도태시켜 자기가 차지한 자리를 넘보지 못하게 하는데 무리지어 날 뛰게 되는 것이 아닌가.

어쨋든 정통역사를 이어가지 못하고 비정상적으로 정권을 찬탈하고 그로 말미암은 강권 독재가 지방의회를 해산한 후부터 줄기차게 국민이 노력하고 요구하여 지방자치제가 소멸된지 30년만에 부활하였다. 1991년 3월 26일 실시한 지방의회 선거로 제주시 제4대 의회도 구성되었다.

나는 의장에 당선되면서 제주시 역사의 중심에 서게 되고, 의회가 의회다워서 시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는 그런 의회상을 정립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였다. 그러므로 나의 인생에 있어 이 기간은 매우 값진 시간이 된다. 매우 어려웠었다. 고뇌의 시간이며 육체적 피로도 심화되었다.

오랫동안 경험하지 못한 지방자치를 바로 제주시에 뿌리내리도록 해야 하며, 오랫동안 길들여진 독재와 관료주의적 사고를 걷어내고 그 자리에 자유와 평등이 살아숨쉬는 자유민주주의 뿌리를 내리도록 해야 했다. 제4대 제주시의회의 발자취가 지방화의 거울이 되고 지방자치가 나갈 나침반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의회를 운영코자 했다. 지나고본즉 나의 정성과 노심초사에도 불구하고 미흡하고 아쉬운 점이 많았다. 한두가지 불미스러움도 없이 할 수 없었지 않나 하는 후회와 반성을 해보면서, 반대로 흘러가는 강물에 오염된 물방울 하나 없이 발원지 물 그대로 바다까지 갈 수 있나 하고 자위해보기도 했다.

어쨌거나 나는 더 이상 제주시민의 대변자로서 시민이 요구하는 희망과 행복이 넘쳐흐르는 활기 넘치고 세계화의 시대에 선망의 대상으로 주목받는 제주시를 만들 수 있는 지적·도덕적·인격적 자격이 부족함을 골수에 박힐만큼 느꼈다. 그래서 다시는 선거직에는 나가지 않으리라. 나는 여러분을 대표할 능력자이니 나를 뽑아주시오 하고 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1995년 6월 30일 임기가 끝나갈 즈음 도의원에 입후보하라, 혹은 시장에 출마해보라는 권유가 있었으나 그렇게 권유하는 분들에게 마음 속으로 감사하면서 그래도 나를 인정해주는 분이 있구나 하는 보람을 가져보면서도 평소 작심한대로 조용히 초야에 묻힐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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