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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칼럼](208)우리 국민성 문제 없나?
[현태식 칼럼](208)우리 국민성 문제 없나?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7.06.1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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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우리 국민 개개인은 똑똑하다. 그러나 모이면 단결력이 생기지 않고 스스로 분열하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똑똑함이 어디 갔는지 찾아볼 수 없다.

나는 1980년 후반에 모 로타리클럽 회원으로 몇 년간 지낸 적이 있다. 일본 와까야마 미나미클럽과 자매결연 조인식을 가졌다. 일시·장소를 다 잊었지만 그때 일본사람과 우리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고, 이 차이가 우리가 저들의 식민지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지금도 내 의식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자매결연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우리는 자매결연하자는데 동의만 하지 어떻게 할 것이고, 그 준비계획을 짜고 검토하는 과정이 없었다. 그리고 회의를 하면 말만 하다 말지 기록을 하지 않는다. 기록이 역사가 되고 증거가 되는데 그 소중함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나는 반대 의견을 내어 놓았다. 우선 수준의 차이로 국제관행이나 에티켓 면에서 떨어져 상대하면 할수록 국가 위신을 떨어뜨리게 될 우려가 있고, 다음은 경제적 차이가 심하여 대등한 활동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고, 우리가 선진지라 해서 일본을 방문해봐도 우리의 계획이 부실하고 탐구하고 조사하여 무엇인가 우리에게 보탬이 되도록 하려는 치열한 노력이 없는 한, 만나는 자체로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나의 의견이 반영된 것은 아니다. 나의 의견은 진취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맞다. 아무리 어려워도 밖으로 진출해야 한다. 더욱 준비에 치열하고 ‘목적하는 바를 분명히 하면서’라는 단서가 붙어있어야 한다.

재일교포가 통역하여 몇 차례 의견교환이 되어 자매결연을 성사시키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작업이라야 와까야마 미나미클럽 측에서 서신을 일본어와 한국어번역문을 보내오고 그 내용을 검토하여 가부를 알려주는 것이고, 자매결연 조인식은 제주에서 이루어졌는데 일본 측에서 제주를 방문하였고 자매결여증서도 그 쪽에서 준비하였다. 그러니 우리 측에서 주도적으로 한 것이라고는 없다. 서신 왕래에 대한 상세한 기록도 없다. 결국 한 자리에 앉아 조인식을 갖는데 그쪽은 팔십 넘은 노인, 칠십이 넘은 검사를 지낸 사람, 젊은 의사 등 쟁쟁한 사람들이 함게하였다. 우리 측에서는 회원 전원이 참석하도록 했지만 우리가 늘 그런 것처럼 참석률이 좋은 편이 못되었지만 그런대로 전면에 회장과 임원이 배열했고 일반 회원은 뒷줄에 앉았다.

나는 뒷줄에 앉아 일본 미나미 클럽이 하는 것을 보았다. 자매결연서를 그네들이 작성한 것임에도 조인 전에 전부 돌아가면서 재점검하고 회장이 조인하기 전에 귓속말로 속삭이며 의견을 주고받은 후 조인하여 서로 조인서를 교환한 후 조인서를 한 사람 한 사람 빠짐없이 돌려가며 확인하는 것이었다. 완전무결하게 일처리를 하기 위하여 힘과 지혜를 다하여 의견을 하나로 모으로 정성을 다하여 일을 성사시키는 것이 확연했다.

우리는 어떤가. 한창 저들과 협의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대화가 가고 오는데 뒷줄에 앉은 회원 한 사람이 목소리 높여 불평을 한다. “회장 단독으로 모든 일을 처리하느냐. 회원들의 의견도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 회장이 그렇게 하면 회원이 따라 갈 수 있느냐.” 하는데 회장 대답 또한 가관이다. “시끄러우니 조용하세요. 회장이 하는데 무슨 말이 많아요.”한다. 적전분열이다. 그 쪽에서 우리를 얼마나 업신여길 것인가. 정말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조인식 전에 몇 번씩 회의할 때 어디 갔다와서 꼭 조인식 자리에서 분란을 일으키는지, 꼭 그렇게 하여 일본인에게 모양새 나쁜 것을 보여야 속 시원한지, 단체는 일을 할 때 협의하고 숙의한 후 의견일치를 보고 단합된 힘으로 일을 성사시켜야 옳은 것 같다. 그런데도 그런 노력은 않고 일이 다 되면 딴 소리를 하고 불평을 한다. 이것이 우리의 치부가 아닌가.

한국 사람이 모이면 일처리를 매사 이런 식으로 처리하고 뒤에 가서 잘못이 있으면 책임을 딴사람에게 미루기나 하니 일본사람이 “한국인은 모이면 모래알이 되고 일본인은 모이면 시멘트블럭이 된다.”고 평했다는 말을 상기하게 된다. 일본인은 무슨 일이 있어 모이면 시멘트가루가 물기를 만나면 단단히 굳어지듯 단결하여 일을 성사시키고, 한국인은 정반대로 무슨 일이 있어 모이면 모래가 물기를 만나도 비실비실 풀기가 없이 흩어지듯이 단결하지 못하고, 따라서 일도 실패로 돌아간다는 것 아닌가.

우리가 한 사람 대 한 사람 대할 때는 일본 사람을 능가하는 것은 대체로 맞을 것이나, 모이면 거의 그들이 우리를 능가한다는 자신감을 그들이 갖는다. 우리가 조선 말기 일본의 식민지가 된 것도 그 원인이 우리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

민비와 대원군이 끝없는 권력 암투에 권력을 쫓아 이합집산하는 해바라기 무리들이 나라가 망하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야욕 채우기에 혈안이 되어 있어 그 결과는 한반도가 식민지가 되고, 조선은 국호를 바꾸어보았자 결국 문을 닫았다. 그런 교훈을 우리가 알고 있다면 우리가 모이면 그 모임의 취지를 잘 알고 맞게 행동하고 잘못이 있으면 치열한 노력으로 시정하면서 발전하여 나가는 데 개인의 힘을 보태야 한다는 마음을 꼭 가질 필요가 있다. 늘 나 개인이 조직에 해를 끼치지 않은가? 나 개인이 조직의 반 사회적 활동을 알고도 외면하고 있지 않나를 생각하여야 한다. 개인 개인이 각성하고 나가 우리 전체가 변해야 나라와 민족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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