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중심 인터넷신문 영주일보가 일상의 삶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예리하고 독창적인 시인의 오감을 통해서 비추어지는 세상의 모습. 시인들이 생각하는 바가 어떻게 옭아내어지고 있는지를 음미하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영주일보는 ‘탐나국시’ 코너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 촉촉한 단비가 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거룩한 분노
-주술 6.
-김종호-.
작은 빛, 촛불이여,
네사랑 순결하여
나는 한 없이 작고 부끄럽구나.
촛불이 흐르는 거리 어디서
짤랑짤랑 방울을 흔들며
숨죽이고 주문을 외는 소리
‘증오는 증오를 낳고....’
촛불들이 벌떼처럼 춤을 춘다
나는 탁류 속으로 매몰되어
휩쓸리고 휩쓸리어 흐를 뿐
거기, 아무도 아무 것도 없었다
촛불이 흐르는 어디서
둥강 둥강 굿소리가 들리고
‘증오는 증오의 손자를 낳고....’
소용돌이치는 태풍의 눈,
바람 한 점 들지 않는 밀실에서
야릇한 미소를 흘리는 실루엣이여!
부모도 몰라보는 망나니의 강간으로 두 동강난
아, 부끄러운 우리 어머니, 음전한 여인을 다시 조각내어
사탄의 제단에 아예 헌물하려는 것이냐?
숨죽여 은밀히 벼려온 그적 그 붉은
쓰나미, 최후의 휘슬의 순간을 기다리는가.
거룩한 분노*는 고요하여
땅속 깊이 불길로 끓고 있나니
동방의 밝은 빛,* 그날을 위하여
나를 굳게 닫고
촛불 하나를 밝히고 있나니.
*거룩한 분노: 변영로의 시 ‘논개’에서
*동방의 밝은 빛: 타고르의 시에서
--촛불의 미학을생각한다.
촛불의 미안을 생각한다.
촛불의 미완을 생각한다.
촛불 광기로 장악한 촛불정권을 생각한다.
촛불은 촛불을 낳고...촛불을 낳고
탄핵의 쓰나미 헌법정신의 거룩한 휘슬이 분다. [글 양대영 시인]
기도하는 소녀의
순진무구한 소원을
뉘라서 짓밟을 수 있으리오
그 천진난만한 갈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