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5:41 (일)
“제주는 지금 숨이 차다...제2공항 공론화 수용하라"
“제주는 지금 숨이 차다...제2공항 공론화 수용하라"
  • 양대영 기자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9.10.24 0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상도민회의 '제2공항 결사저지 범도민 결의대회' 개최
제2공항 반대 시청앞 거리 집회...횃불 든 시민들 시내 행진

제주 제2공항 갈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도민 공론화'를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철야농성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저녁 제주시청앞에서는 성산주민대책위를 포함한 도내 11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주최로 제2공항 결사저지 범도민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한라산 봉화 점화'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대회사, 규탄발언, 서울.세종시 농성장 상황 연결, 횃불 점화, 결의문 낭독, 도보행진 순으로 거행됐다.

강원보 비상도민회의 상임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제주도의 미래는 제주도민들이 결정해야 된다"며 “최근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도민의 여론을 모아 제출하면 받겠다'고 말했는데, 원희룡 지사는 '국책사업인데 어떻게 제주도가 공론화 할 수 있느냐'고 하고 있다"며 제2공항 공론화를 촉구했다.

이어 이성준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이 연사로 나서 “관광객이 2005년 500만 명이던 제주도가 1년 관광객이 2016년에 1500만 명을 넘어섰다”며 “제주인구 약70만, 한국 약5200만인데 하와이, 오키나와의 1년 관광객이 860만 명뿐이며 제주는 지금 숨이 차다”며 목소리를 높혔다.

이어 “환경수용력을 초과하는 과잉관광과 난개발에, 골프장과 대규모 리조트단지에서부터 타운하운스까지 곳곳이 파헤져치고 콘크리트로 덮여간다”며 “소각도 매립도 하지 못한 압축쓰레기 10만톤이 대책 없이 쌓여 있다. 정화되지 못한 오폐수가 그냥 바다로 흘러든다. 삼다수를 만들어내는 지하수마저 고갈과 오염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쏘아붙였다.

이성준 위원은 “제주의 허파인 곶자왈이 30% 이상 훼손되고, 중산간, 해안 가릴 것 없이 아름다운 경관이 사라지고 있다”며 “제주시 교통체증은 서울을 방불케 하고, 땅값,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서민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대로 계속 가면 20년, 30년 후의 제주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며 “그런데도 관광객을 더 받겠다고, 그 이면에는 또 다른 이유로 현 공항보다도 더 큰 부지에 제2공항을, 공군기지를 짓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때 엑셀을 밟는 꼴”이라며 “오늘 우리는 도민 공론화를 위해, 기본계획 공시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제주도의 미래가 걸린 문제인데 도민들의 뜻을 묻는 절차가 당연히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성준 위원은 “(제2공항 문제는)제주에서는 4년째 가장 큰 현안인데, 중앙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이슈가 되지 못했다. 전국 이슈가 되어야 정부와 국회를 움직일 수 있다”며 “16일부터 서울 광화문과 세종 정부청사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세종에서는 제주청년 노민규씨가 18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다”며 “(제주청년 노민규씨는) 이런 결단까지 내려야 했던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2공항과 더불어 제주의 여러 난개발 지역들이 있다”며 “성산 제주제2공항 예정부지, 선흘2리_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사업, 비자림로 확장공사,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예래 휴양형주거단지,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구좌읍 월정리해변 동부하수처리장 오폐수문제, 제주 회천 쓰레기위생매립장_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서귀포 쓰레기위생매립장_남부광역환경관리센터, 제주도청 앞 천막촌 등 이런 곳들에도 관심을 가지고 자주 둘러보고 그곳 주민들의, 사람들의 이야기에 우리 모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도가 더 이상 망가지지 않게 마음을 모아야 하겠다”며 “제주가 숨차다.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 돌멩이 하나, 어기선가 울고 있는 벌레 한마리, 이름모를 여러분 한분 한분 모두에게 평화를 빈다”고 말을 마쳤다.

행사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제2공항 강행중단을 촉구하며 농성중인 박찬식 범도민회의 상황실장의 지지발언, 정부 세종청사 앞에서 단식농성중인 노민규씨의 현장 전화연결을 통하여 제2공항 강행 저지의 각오를 다졌다.

이어 비상도민회의 대표자 등이 무대에 올라 횃불 점화가 이어졌으며 한익태 신산리 청년회장과 현진희 비상도민회의 상임대표가 낭독한 결의문을 낭독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결의문에서 “아주 오랜 기간 제주도는 남쪽의 작은 섬이라는 변방으로 존재했다. 화산섬의 척박한 땅을 일궈야만 했고 독특한 자연과 기후에 적응해야만 했다”며 “뭍으로 나가야만 살 수 있던 때도 있었고 차가운 겨울 바다에 뛰어들어야만 고사리처럼 마른 삶을 지탱할 수 있던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 사람들은 그렇게 질기고 질긴 삶을 버텨내며 바람과 하나가 됐고 돌담처럼 서로 기대고 부대끼며 살아왔다”며 “그러나 제주는 말 그대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4.3처럼 처참하게 국가권력의 폭력에 희생당한 사례는 없었다. 제주도민은 언제나 국가권력의 희생양이 됐고 수탈의 대상이었다”고 꼬집었다.

또 “제주도의 풍광과 자연은 제주도민의 삶의 터전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이윤을 벌어들이는 상품으로 전락했다”며 “도민의 삶은 존재하지 않았고 정부와 기업의 개발특별법과 종합계획에 의해 배제됐다. 제주의 곶자왈을 파헤치고 중산간을 파괴하는 난개발과 강정의 해군기지는 그렇게 제주도민의 삶을 지배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제주 제2공항 건설은 난개발로 인한 폭발 직전의 비등점”이라고 강조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제 제주도민은 도민을 옥죄는 세상 모든 밖을 향해서 고한다. 제주도민의 삶의 방향과 살아가는 방식의 선택은 제주도민 스스로 숙고하고 결정하겠다. 제주도는 제주도답게! 제주도민은 제주도민답게 판단하고 결정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제주의 백년대계는 도민 다수의 참여와 숙고로 계획한다. 제2공항의 찬성과 반대를 뛰어 넘어 공항이 하나 더 필요한가에 대한 판단은 도민 스스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분권의 시대에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도민의 뜻을 묻고 수렴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절차다. 국토교통부와 제주도정은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도민 공론화 절차 진행에 최대한 협조해야 하며 도민 공론화 해결에 반대하는 집단이나 단체가 이를 모략하거나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또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의회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절차를 통해 도민의 공론을 모아 정부에 전달할 것임을 확신한다"며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의회가 제주도민의 의견을 공정하게 수렴하는 절차적 정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비상도민회의는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공론화 과정은 물론 ‘공론화 그 이후’까지 제주도의 미래와 제주도민의 삶을 지키고 가꿔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행사 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횃불 등을 들고 거리행진을 펼치며 제2공항 중단을 촉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대로5길 16, 수연빌딩 103호(지층)
  • 대표전화 : 064-745-5670
  • 팩스 : 064-748-5670
  • 긴급 : 010-3698-088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보기
  • 사업자등록번호 : 616-28-27429
  • 등록번호 : 제주 아 01031
  • 등록일 : 2011-09-16
  • 창간일 : 2011-09-22
  • 법인명 : 뉴스라인제주
  • 제호 : 뉴스라인제주
  • 발행인 : 양대영
  • 편집인 : 양대영
  • 뉴스라인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라인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newsline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