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화 시인의 1일 500자 수행기 「어떤 풍경」을 펴냈다. 시력장애를 이기고 펴내 화제다.
고 작가는 “인생의 1모작을 마무리하는 심정으로 수백일 동안 써내려간 글들이 하나의 책으로 탄생했다”며 “인생의 2모작을 시각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하기에 이번 책 발간은 작가의 새로운 출발이라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고희화 작가는 책 머리 ‘[어떤 풍경]을 묶으며’에서 “'고희화의 1일 500자 수행'이라는 밴드를 만들고 지난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천일 동안의 일상을 담아냈다.”며 “왼쪽 눈이 뿌옇게 보여 병원에 갔던 날, 버스를 타고 제주 마을 도보여행을 떠났던 날 등 소소한 일상이 수록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책을 통해 작가의 평범한 일상은 풍부한 풍경으로 재탄생했다.”며 “마음에 담아뒀던 글들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되기까지는 시각장애 복지관, 공익 봉사 요원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줬기에 가능했다”고 작가는 전한다.
고희화 작가는 [어떤 풍경]을 “내 인생의 1모작을 마무리하는 심정으로 ‘어떤 풍경’을 엮었다”며 “읽다보면 이건 뭐지? 라는 의구심이 들어도 작가가 그땐 그렇게 느꼈나보다 이해해 주길 바랄 뿐이다”며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올리다 보니 반복되는 문장도 많다. 나중에 다듬어야지 했는데 시력이 급격히 떨어져 버렸다. 시각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할 나의 2모작도 잘 견딜 수 있을까? 어제 오늘 생긴 일도 아닌데 겁부터 내기는 싫다. 지금까지 살아 온 만큼만 힘내면 된다”며 글 쓴 심정을 밝혔다.
그는 또 “애초에 책을 낸다는 건 순전히 내 욕심이었다.”며 “처음부터 내 눈으로 글을 다듬어 내보이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다. 어쩌면 이 책은 나의 마지막 책이 될지도 모른다.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들이 애써주셨다”며 “밤을 지새우며 정성으로 다듬어 준 내 동생, 동창 친구들 고마워, 그리고 마지막 교정을 같이 해준 시각장애 복지관 팀장님을 비롯하여 공익봉사요원님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곁에서 원고를 읽어주는 내내 수많은 풍경이 펼쳐져 만감이 교차 했지요. 덕분에 마음에 담아 두었던 ‘어떤 풍경’들이 세상 구경하게 되네요”라며 “이제 내 품을 떠날 글들에게 한없이 미안하지만, 그래도 고희화, 책 내길 잘했다. 자축의 박수를 쳐 주고 싶다”고 말했다.
고희화 작가는 1958년 제주시 출생, 제주중앙고(23회) 졸업, 2011년 대한문학으로 시 등단, 전 영주문학, 전 제주어보전회 회원, ‘라음동인회’ 회원 등에서 창작활동하며 시집 「어머니의 집」을 펴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