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5:41 (일)
제69주년 4.3희생자추념식 엄수…"부디 영면하소서"
제69주년 4.3희생자추념식 엄수…"부디 영면하소서"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7.04.03 1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기념일 위령제 엄수, 황교안 대행 등 유족 1만여명 참석
“4.3희생자 배.보상 문제 등은 남은 과제…정치인 대거 참석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제주4.3 69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념식이 3일 엄수됐다.

행정자치부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하는 '제69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이 이날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4.3희생자․유족, 도민, 학생, 4.3관련단체 등 1만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후 네번째 국가의례로 봉행된 추념식에는 정부대표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참석해 참배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 대선 주자 및 정당 대표 등도 자리했다. 대선 후보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자리를 함께 했다. 당초 참석하기로 예정됐던 민주당 문재인.안희정.이재명 후보는 대선 경선 일정 관계로 참석치 못했다.

정당 대표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바른정당 정병국 전 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식전행사는 오전 9시 원불교, 개신교, 천주교, 불교 등 종교의례를 시작으로 제주도립무용단의 진혼무 공연, 제주도립제주합창단과 제주도립서귀포합창단의 합창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합창곡으로는 '빛이되소서'와 '섬의 연가'가 선정되면서, 2014년 국가추념일 지정 전까지 제주사회에서 울렸던 추모곡 '잠들지 않는 남도'는 올해도 제외됐다.

식전행사가 끝난 후, 오전 10시 제주 전역에 묵념의 사이렌이 울림과 동시에 추념식이 시작됐다.

추념식은 국민의례, 헌화 및 분향,양윤경 제주4.3유족회장 인사말, 원희룡 제주도지사인사말, 경과보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추념사, 제주4.3평화문학상 당선작인 추모시 '검정고무신' 낭송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양윤경 4.3유족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69년이라는 긴 상흔의 세월동안 쉽께 떨쳐버릴 수 없는 참혹했던 그날의 잔상과 함께 통곡의 환청으로 우리들의 눈과 귀는 멀어버린 지 오래"라며 "비운의 영령들을 추모하고자 모인 우리들은 그 쓰라림과 아픔을 온 몸으로 맞이하고 있다"고 술회했다.

양 회장은 "긴 세월동안 제주4.3에 대한 진상규명과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이 이뤄지기를 갈망해 왔고, 화해와 상생을 근간으로 해 제주4.3의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키워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그 근본에는 용서와 화합의 정신이 필요하다.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용서와 관용이 선행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양 회장은 "더 나아가, 암울했던 과거사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인권침해의 중대과실을 범한 국가가 피해자에게 법적인 배.보상의 의무를 다해야만 한다"며 "그동안 간과했던 배.보상에 대한 정당한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4.3해결의 장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제주4.3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절대 자유로울 수 없는 미국의 책임을 묻는 작업도 시급히 진행돼야 한다"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후시기에 벌어진 제주4.3사건의 반인륜적 피해의 배후에는 미군정의 비호가 있었음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4.3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정당하게 묻고, 그에 상응하는 사과와 후속조치들을 이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과거의 역사는 결코 감추거나 왜곡돼서는 안된다. 특히 제주4.3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지거나 편협된 시각으로 해석돼서는 절대 안된다"며 "소중한 우리의 역사를 훼손시키지 않고 온건히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어야 한다. 구태와 적폐를 과감히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와 국가의 혁신을 소망하는 국민의 기댁사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었던 4.3은 이제 화해와 상생의 상징이자 과거사 청산의 모범으로 승화되고 있다. 4.3의 진실을 찾고 반목과 갈등, 좌우이념의 굴레를 벗기 위한 인고의 노력과 대승적 결단이 맺은 열매"라고 언급했다.

원 지사는 "앞으로 4.3의 정신과 가치를 공동체 화합을 위한 에너지로, 미래세대의 유산으로 만들어 나가는 일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공동체적 관용의 정신, 국민통합과 세계평화의 가치 구현,미래세대의 교훈 전승 등 3대 원칙을 기조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원 지사는 "지난해 처음 시작했던 4.3희생자 추념기간은 올해 4.3평화인권주간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음세대를 대상으로 4.3평화인권 교육주간이 운영되고 있다"며 "제주를 비롯한 전국 학교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4.3평화 인권교육 교재'도 발간됐다. 4.3유족들은 명예교사가 돼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이면 4.3 70주년이다. 대한민국이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4.3이 걸어왔던 70년의 역사가 소중한 지침이 될 수 있다"며 "평화와 인권의 가치 확산과 함께 국민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4.3 70주년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제주4.3이 세계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가 아직 남아있다“며 ”4.3희생자에 대한 배.보상 문제를 비롯해 4.3희생자 및 유족 심의.결정 상설화, 4.3수형인에 대한 명예회복, 4.3행방불명인에 대한 유해 발굴 등 남은 과제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신관홍 제주도의회 의장은 "4.3 69주년을 맞아 영령들의 억울한 희생 앞에 옷깃을 여미고 향을 사르며 제를 올린다. 삼가 영령들의 제단 앞에 고개 숙여 명복을 비오니, 부디 이승의 억울함을 풀고 영면하시길 기원한다"고 깊은 애도를 표했다.

신 의장은 "그동안 4.3특별법 제정, 4.3진상보고서 확정, 대통령 사과, 국가추념일 지정 등 정부.국회의 뒷받침으로 4.3진실 규명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도 "이런 일련의 노력이 4.3해결의 1단계 과제였다면, 4.3발생 70주년은 2단계 과제 해결을 위한 계기가 돼야 한다"고 희망했다.

그는 "국가 공권력으로 피해를 입은 희생자.유족의 진정한 명예회복을 위한 배.보상과 희생자 유해 발굴에 대한 정부지원, 교육을 통한 4.3평화인권 고양, 4.3추념일을 지방공휴일로 지정해 4.3의 의미를 기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의장은 "도의회도 4.3특별위원회를 재가동시켜 중요한 4.3관련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청산이 이뤄지지 않은 역사는 퇴행한다“며 ”4.3 완전해결이야말로 전진하는 역사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추념사에서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었던 제주 4.3 사건 예순아홉 돌이 되는 날, 4.3 희생자 영전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명복을 빌었다.

황 대행은 “ 정부는 4.3 사건의 진상규명,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회복, 그리고 추모사업 추진 등에 노력해왔다“며 ”2014년부터는 추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여 정부 차원의 추모행사를 거행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황 대행은 “제주는 세계적인 평화의 섬으로 발전하고 있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자연유산으로 우리 국민과 세계인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2015년도 경제성장률과 민간소비증가율이 전국 17개 광역 시·도 가운데 1위를 기록하면서 경제적으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황 대행은 “ 최근 국내외적인 여러 상황에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다변화, 국내 관광 활성화, 관광업계 긴급 경영 지원 등을 통해 관광산업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황 대행은 “‘화해와 상생’의 4.3 정신은 오늘의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가르침이 되고 있다”며 “지금 안보,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무모한 도발책동이 계속되는 가운데,최근 일련의 사태로 확대된 사회적 갈등과 분열 양상도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황 대행은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국민적 화합과 통합으로 우리의 국가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제주도민 보여준 화해와 상생의 정신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희망의 에너지’가 될 것“을 기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대로5길 16, 수연빌딩 103호(지층)
  • 대표전화 : 064-745-5670
  • 팩스 : 064-748-5670
  • 긴급 : 010-3698-088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보기
  • 사업자등록번호 : 616-28-27429
  • 등록번호 : 제주 아 01031
  • 등록일 : 2011-09-16
  • 창간일 : 2011-09-22
  • 법인명 : 뉴스라인제주
  • 제호 : 뉴스라인제주
  • 발행인 : 양대영
  • 편집인 : 양대영
  • 뉴스라인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라인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newsline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