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44)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8시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아이티와의 평가전에서 2골을 넣은 손흥민을 비롯해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이근호(상주)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홍 감독은 부임 이후 5경기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4위 아이티를 제물로 값진 첫 승을 신고했다. 감독 데뷔 승리다.
지난 6월 사령탑에 앉은 홍 감독은 7월 동아시안컵 3경기, 지난달 페루전을 더해 4경기에서 3무1패를 기록했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유럽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 선수들을 불러들여 치른 경기다웠다. 페널티킥으로 2골을 넣었지만 지독하게 발목을 잡았던 골 결정력 부재를 어느 정도 털었다는 평가다. 앞선 4경기 동안 단 1골에 그쳤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은 화끈한 돌파에 이은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높은 수준을 과시했다. 후반에는 침착하게 골키퍼를 제치고 추가골까지 넣었다.
손흥민은 올해 3월 카타르(2-1 승리)와의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결승골을 터뜨린데 이어 6개월 만에 A매치에서 골맛을 봤다. 3~4호골이다.
이청용(볼턴)도 1-1로 팽팽하던 후반에 교체로 들어와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에서 물꼬를 텄다. 두 차례 페널티킥을 모두 얻어냈다.
홍 감독은 지동원(선더랜드)을 최전방에 세우는 4-2-3-1 전형을 들고 나왔다.
전반 20분까지 팽팽하던 균형을 손흥민이 깼다. 손흥민은 전반 21분 왼쪽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며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오른발 슛을 때려 아이티의 골네트를 갈랐다.
자신의 첫 번째 슈팅을 멋진 선제골로 연결하면서 유럽파다운 높은 수준의 골 결정력을 과시했다.
전반 26분에는 이명주(포항)가 완벽한 타이밍에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때려 아이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골키퍼 조니 플라시드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위기도 있었다. 전반 33분 역습에서 장 외드 모리스에게 결정적인 슈팅을 허용했다. 골키퍼 김승규(울산)의 선방 덕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아이티 선수들의 움직임이 가벼워지더니 기어이 동점골이 터졌다.
전반 종료 직전인 45분 케르벵 벨포르에게 동점 헤딩골을 허용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브 데마레가 올린 크로스를 살짝 방향만 바꿔 골문을 열었다.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선수 운용에 변화를 줬다. 지동원, 고요한(서울),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를 빼고 구자철, 이청용, 이용(울산)을 투입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제프 루이에게 실점과 다름없는 슈팅을 허용했다. 다행히 골포스트를 살짝 빗겨갔지만 순식간에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치명적인 빈틈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청용이 긴장감을 해소시켰다. 후반 시작 3분 만에 상대의 진로 방어로 페널티킥을 얻었고 구자철이 침착하게 골로 연결해 2-1로 달아났다.
더욱이 후반 9분에는 아이티의 데마레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면서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일방적인 공세가 펼쳐졌고 후반 14분 이청용이 현란한 개인기를 펼치다가 상대 수비수에 걸려 넘어지면서 또 한 번 페널티킥을 얻었다. 이번에는 이근호가 골로 연결했다.
아이티는 수적 열세와 함께 2골 차로 벌어지면서 전의를 상실했다. 홍 감독은 후반 19분 하대성을 대신해 한국영(쇼난 벨마레)을 투입, 시험했다.
후반 28분에 네 번째 골이 터졌다. 이청용이 중앙으로 찔러준 패스를 이근호가 살짝 건드려 페널티박스로 쇄도하는 손흥민에게 연결했고 손흥민이 골키퍼까지 제치며 오른발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김보경(카디프시티)은 4-1로 앞선 후반 31분에 이근호를 대신해 들어와 크로아티아전을 앞두고 컨디션을 점검했다.
골키퍼 김승규는 지난달 페루전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골문을 지켜 더욱 치열한 주전 경쟁을 예고했다.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와 한 차례 더 평가전을 갖는다. 【인천=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