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철인가보다. 더불어민주당이 ‘의도적인’ 무리수를 두고 있다. ‘이재명 표’ 예산은 넣고, ‘윤석열 표’는 빼고 있다. 합리적인 이유도 없다. 조금의 이성적인 고려가 있었다면 예산을 이렇게까지 주무르지는 않을 터다. 국회 의석의 힘을 유감 없이 발휘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정작 있어야 할 국민의 의사 수렴이나, 국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려는 없다.
무슨 예산이 삭감되었을까? 원자력 예산 1813억원 전액을 싹둑 잘랐다. 이 안에는 원자력 지원을 위한 1112억원과 원전 수출 보증 250억원이 있다. 특히 혁신형모듈원전(i-SMR) 연구개발 예산 332억원을 사장한 결정에는 어안이 벙벙하다. 이를 대신하여 무엇이 추가되었을까? 문재인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한 재생에너지 보급 예산이 4500억 9300만원이 느닷없이 들어왔다. ‘까도비(까도 까도 끝나지 않는 비리 덩어리)’ 재생에너지가 다시 나타나니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의도인지 모르겠다.
삭감 이야기는 이것이 끝이 아니다. 윤석열 표 청년 예산 2382억원을 줄이고 예산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이 가운데 ‘청년 일 경험 지원’ 예산 1663억원과 ‘청년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 취업 지원’ 예산 706억원은 전부 삭감됐다.
물론 윤석열 표 예산안에는 어느 정도의 비효율적인 항목이 있을 터다. 그렇다고 미래 지향적인 SMR을 버리고, 폐해가 많은 사업으로 검증된 재생에너지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구조는 맞지 않다. 청년 예산 가운데에서도 니트 사업은 시범사업 정도는 하도록 하는 ‘아량’을 베푸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미래가 아닌 과거를 선택하고, 청년을 생각하는 도전적인 사업을 아예 싹을 자르는 행태는 과반수 의석의 테러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막가파’식 예산 편성 및 삭감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 그는 이어서 “문재인 정부가 원자력 기술과 생태계를 얼마나 파괴했는지 잘 알고 있다”며, “586 운동권 세력의 자금줄 역할을 수행하는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 예산을 그렇게나 많이 책정한 사실을 보고 있으면, 이들이 왜 정치판에서 청산되어야 하는 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이어 조원진 대표는 “재정 만능주의에 빠져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멍청한 ‘재정재단사’ 역할까지 자임하니,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이렇게 통 크게 예산을 손보는 이유는 나중에 ‘양당의 담합’을 고려하는 치사한 처사라며, 지금이라도 미래를 위한, 청년을 위한 ‘괜찮은 사업’에는 손을 대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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