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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고운진 작가 수상록 《아버지로 산다는 것》 발간
[신간] 고운진 작가 수상록 《아버지로 산다는 것》 발간
  • 서보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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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8.31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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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에 이르는 먼 시선
노년의 동화작가가 바라본 세상살이
고운진 작가 수상록 《아버지로 산다는 것》 표지
▲ 고운진 작가 수상록 《아버지로 산다는 것》 표지 ⓒ뉴스라인제주

30여 년간 아동문학의 길을 걸으며 지금도 제주아동문학협회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고운진 작가의 첫 수상록 《아버지로 산다는 것》이 발간됐다

이 수상록은 그동안 지역 일간지인 <제주일보> 등에 게재했던 칼럼들을 모아 다듬고 새롭게 구성했다.

제1부 달빛 추억 속으로 제2부 다시 동백은 피고 지는데 제3부 아버지로 산다는 것 제4부 내 뜨락의 가을 제5부 채움, 그리고 비움 등 50여 편의 글 속에는 저자가 바라본 세상의 불편한 진실, 변하는 세태에 대한 소회,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얻게 된 깨달음과 잊지 말아야 할 덕목, 지혜 등이 담겨 있다.

한탄하고 후회하며 안타까워하는 대목을 자주 만나게 되는 것은 그만큼 도처에 부조리와 상처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름다운 것만을 문학으로 삼지 않고, 불편하지만 제대로 보아야 할 세상의 상처들을 오래도록 기록해온 것이다. 그것을 작가로서의 하나의 실천으로 삼고 있다.

동심을 그리는 동화작가가 바라본 세상은 아이들의 마음처럼 깨끗하고 맑지만은 않지만, 고개 돌리지 않고 하나하나 곱씹고 있다. 그 노력이 아이들이 맞이할 세상을 조금 더 나은 쪽으로 나아가게 한다.

고운진 작가는 1954년 제주시 오등동에서 태어나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교를 졸업하고 제주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을 공부하였다. 40년간 학교와 교육행정기관에서 근무하다가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정년퇴임하였으며 지금은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1993년 단편 동화 〈흰 눈이 된 토끼〉로 제주신인문학상을 받은 이후 1994년 계간 《우리문학》과 1996년 《한국아동문학연구》에 작품을 발표하며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1997년 창작동화집 《설이가 본 세상》을 출간한 이래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아이》 《꽃피는 지구식물원》 《하늬바람이 찾은 행복》 《도토리묵》 《천천히 자라는 나무야》 등을 출간하였으며 최근에 동화작가가 쓴 수상록 《아버지로 산다는 것》을 상재하였다.

한국아동문학회 한국아동청소년문학협회 이사, 제주문인협회 제주예술인총연합회 선거관리위원장 및 감사, 제주문인협회 회장, 제주아동문학협회 회장, 대한민국독서대전 추진위원, 제주문학관 건립 추진위원, 제주 문학의 집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한그루 刊 2854쪽 값 15,000원

■ 책 속으로

지금 법정 스님은 어디쯤 가고 계실까? 소행성 어느 작은 별에서 벌써 어린 왕자를 만났을까? 평생에 즐겨 읽던 동화책마저 아침마다 신문을 배달해주던 그 꼬마에게 주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떠나간 법정 스님. 평생 무소유를 실천하면서 마지막까지도 모두 버리고 떠나간 스님은 새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먼 길을 가고 계실 것이다.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의 중생들은 눈에 보이는 더 많은 것들에 집착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아, 어쩌랴?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을 찾아 살아가려는 아이들이 많은 세상이 법정과 어린 왕자가 바라는 세상이 아닐까? (34쪽)

제주의 수눌음 정신이 무엇인가? 어려울 때 서로서로 돕는 정신, 바쁜 농사철에 이웃끼리 서로 도와가며 일하는 제주의 전통문화가 아닌가? 비가 내리는 새벽에 상을 당해 경황이 없는 사돈댁으로 팥죽 허벅을 지고 날랐던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의 부조가 정말 부조이다. 현물로 부조하지 못하는 어려운 형편이면 물 부조를 하기도 했다. 팥죽 허벅을 지고 물허벅을 지고 날랐던 그 시절의 상부상조 정신은 상실된 지 오래다. 이젠 상주에게 돈 봉투를 내밀고 대신 상품권을 받는 물물교환만 있을 뿐이다. (97쪽)

시골 마을 느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이지만 돌아가신 후에야 그 존재를 실감하게 된다는 아버지, 평생 무게를 견디다가 구부러진 못이 되어버린 아버지, 힘들고 슬픈 일을 참아내느라 속울음이 땀이 되어버린 아버지는 과연 누구일까? 이 시대 아버지들이 가족들에게 각인되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아버지라는 이름이 안타깝고 측은하기 그지없다. (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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