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5:41 (일)
[강상돈의 기묘한 제주의 바위이야기](12) 소원 빌면 이루어지는 신령바위
[강상돈의 기묘한 제주의 바위이야기](12) 소원 빌면 이루어지는 신령바위
  • 강상돈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3.01.2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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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아라동 신령바위, 멧돼지 바위, 칼다리폭포 바위

이 글은 2015년 11월 14일, 2022년 04월 08일 두 차례에 걸쳐 탐방했던 내용을 정리한 것이므로 내용과 사진이 현재 상황과 다소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글쓴이 註]

관음사
▲ 관음사 ⓒ뉴스라인제주

# 관음사

제주시 아라동에 소재한 ‘신령바위’를 찾아 나선다.

이 신령바위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산천단 인근의 구암굴사에서 출발하거나 제주지방 경찰학교나 관음사를 출발하여 찾아가야 한다.

필자는 이 바위를 찾기 위해서 관음사에서 아라동 역사문화 탐방로를 따라가기로 했다.

관음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23교구의 본사로 도내 약 40여개 종단내 사찰을 관장하고 있다.

구전에는 관음사가 고려문종(1046~1083년)때 창건되었다고 전해진다. 조선 숙종 1702년 억불정책으로 제주의 사찰들이 폐사되었고, 이로부터 200년간 제주에는 불교와 사찰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1908년 10월 안봉려관(安蓬廬觀) 스님이 현재 위치에 옛 관음사를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또한 승려 김석윤은 관음사 창건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고 한다. 관음사는 창건이후 근대 제주 불교의 중심사찰로서 그 역할을 다하였다.

관음사 창건 이후 법정사, 법화사 등이 창건되고 활동을 전개해 나가는데 그 중심에 관음사가 있었으며 제주불교가 제주 사회에 대중으로 파고든 것도 관음사의 활동을 통해서다.

현재 관음사는 한라산의 심장으로 제주지역을 대표하는 기도수행 도랑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제주도의 중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령바위 가기 전 만난 뱀
▲ 신령바위 가기 전 만난 뱀 ⓒ뉴스라인제주

# 신령바위를 찾아가다

신령바위를 보기 위해 관음사 주차장에서 왼쪽으로 나뭇가지에 매단 리본을 따라 숲길을 걷는다.

이어 하천 옆으로 난 탐방로를 따라 걷는다.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숲길을 걷는다.

울창한 숲길 사이로 보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잔득 흐린 날씨에 다소 쌀쌀한 기운이 맴돈다. 평일이라서 그런가. 간혹 까마귀가 깍깍 거릴 뿐 사람의 흔적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낯선 곳에 혼자만의 산행은 어딘지 모르게 두렵기도 한다. 하지만 새로운 바위를 찾아 나서는 길은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한다.

이번 기암괴석 탐방이 그렇다. 조릿대가 길을 열어주고, 잡목들이 앞 다투어 자기 자랑을 한다. 단풍구경을 하며 가다보면 계곡에 작은 궤가 보인다.

궤를 뒤로 하고 계속 걷다 어디서 풀 속에서 ‘쓰윽’하는 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라 바라보니 뱀 한 마리가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뱀은 돌아오는 길에서도 볼 수 있었다. 여기서 몇 발자국 옮기니 갈림길이 나타난다. ‘고지길’과 ‘내창길’로 구분되는 지점이다.

‘고지길’은 숲이 우거져 있는 곳을 따라가는 길이고, ‘내창길’은 하천을 따라 가는 길이다. ‘내창’은 ‘내’, ‘하천’의 제주 방언이다.

‘내창길’로 내려서니 ‘신령바위’란 안내판이 보이고, 그 앞으로 신령바위가 턱 하니 버텨 있는 모습이 보인다. 신령바위는 높이가 15m 정도가 된다. 처음 신령바위를 봤을 때 특별한 느낌은 오지 않는다.

그러나 바위를 자세히 살펴보면 어딘지 모르게 신령스런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바위 위에는 잡목들이 우거져 있어 이채롭게 다가온다.

그 잡목들은 마치 신령의 머리카락을 연상케 한다. 그리고 그 나무의 뿌리는 신령의 잔주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신령바위는 하천 한쪽에 높은 기암이 있고 한라산의 신령이 서려 있는 바위라고 전해진다. 이 바위를 향해 손 모아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어 일부러 이 바위를 찾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곤 했을 것으로 짐작이 간다. 하지만 필자는 이 바위 모습을 봤을 때 어떤 기원을 했던 행위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가령 기원을 하려면 대부분 촛불을 켜고 했을 것이고, 그에 따라 촛농이 흘러내려 흔적을 남겼을 터인데 그러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신령바위
▲ 신령바위 ⓒ뉴스라인제주

# 신령바위

물론 바위를 보면 움푹 들어간 곳이 있는데 감실 역할을 했음직하다. 이곳에서 이러한 행위를 했음직한 것으로 짐작이 가긴 한다.

이 바위는 신령이 깃들여 있어 촛불 따위를 켜지 않아도 소원을 들어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신령바위를 보니 위쪽으로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아 탐방할 수 있도록 해놓았는데, 이는 어쩌면 신령스런 바위를 짓밟고 지나가게 되어 있어 신령스런 바위의 품격을 떨어트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맷돼지바위
▲ 맷돼지바위 ⓒ뉴스라인제주

# 멧돼지바위

신령바위에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절벽 밑에 멧돼지 닮은 바위가 보인다.

지긋하게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어찌 보면 여우 닮은 바위이기도 하다.

길들여지지 않는 한 마리 야생동물이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렇게 신령바위에서 길을 나서는데 하천 건너 숲에서 무속 행위를 하고 있는지 ‘두둑 딱’하는 북소리가 바람 소리와 함께 들려온다.

칼다리폭포
▲ 칼다리폭포 ⓒ뉴스라인제주

# 노루물과 칼다리 폭포

북소리를 뒤로하고 하천변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노루물이 나온다. 노루물은 가뭄에도 물이 항상 고여 있어 한라산에서 노루들이 내려와 물을 마시는 곳으로 유명하다.

여기에서 언덕을 올라 내려서면 왼쪽으로 칼다리 폭포가 나타난다. 칼다리 폭포는 바위가 부서져 내리면서 마치 칼날 같은 바위들이 널려있어 칼선내라고 하며 비가 많이 올 때는 폭포가 되어 물이 떨어지는 위치가 다리같이 보여 칼다리 폭포라고도 부른다.

평소에는 건천으로 폭포의 모습은 보기 어려우나 비가 온 후에는 그 모습이 아름답다. 이 폭포 옆에는 층층이 쌓아 올린 듯한 용암을 볼 수 있다. 이 용암은 다소 뒤틀린 듯 물결이 친 듯 신비스런 모습을 하고 있다. 절벽은 날카로운 암석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칼다리 폭포 바위를 자세히 보면 사람이 누워있는 형체처럼 보인다. 폭포 위로는 신비의 도로가 있다. 여기서 내려가면 일본군이 구축한 진지동굴이 있다.

# ‘기묘한 제주의 바위이야기’의 글과 사진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으므로 글쓴이의 허가 없이 무단 복제 및 전제를 엄격히 금지합니다. 관련 글과 사진은 현재상황과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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