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18:02 (금)
[데스크칼럼] ‘김포공항 이전’ 논란, 제주도민은 안 보인다!
[데스크칼럼] ‘김포공항 이전’ 논란, 제주도민은 안 보인다!
  • 양대영 기자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2.05.30 1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책임회피’ ‘정치공세’만 난무하는 제주도지사 선거 국면
도민의 이익을 위해 큰 결단을 할 수 있는 지도자는 제주에 없는가?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사진왼쪽), 국민의힘 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사진오른쪽).
▲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사진왼쪽), 국민의힘 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사진오른쪽). ⓒ뉴스라인제주

인천 계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도지사 후보와 국민의힘 허향진 도지사 후보의 캠프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양 캠프 모두 상대 후보에 대해 후보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강수를 두고 있다. 후보간 정치싸움만 있고 도민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는 형국이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제주도에 이익인가 손실인가? 지금 제주 여론은 손실 쪽에 가깝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선거 국면에서 만들어진 여론일 뿐이다. 냉정하게 따지고 비교하는 진단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재명 후보측에서 주장하는 대로 광역순환고속철도를 이용하는 경우 강남-김포 소요 시간보다 강남-인천 소요 시간이 짧다면 제주에 과연 손실일까? 아무도 차분하게 평가해 보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논란을 대하는 오영훈 도지사 후보의 자세는 ‘책임 회피’, ‘위기 모면’에 가깝다는 평가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허향진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서 ‘제주경제 파탄론’을 강하게 제기했지만,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갈등조장 프레임이라며 역으로 공격(?)했다. 여론이 더 악화되는 상황이 전개되자 오 후보는 ‘원희룡 장관 결정론’을 들고 나왔다. 제주지사를 지낸 원희룡 장관이 안하겠다고 하면 될 일이 아니냐는 것이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고위당정회의를 열어서 김포공항 이전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하지는 않으면서, 왜 정치공세만 하느냐 하는 볼멘(?) 소리를 한 것이다. 틀린 주장은 아니지만,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가진 거대야당의 도지사 후보로서는 궁색하게만 들린다. 책임감을 갖고 이 국면을 어떻게 풀어가겠다는 방안은 제시하지 않으면서 무책임하다는 도민의 비판이 커져가고 있다.

허향진 후보의 태도는 어떤가? 한마디로 중앙정치 무대에서 싸움을 일삼는 ‘정치인’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김포공항 이전과 그에 따른 문제점 해소 방안 등에 대해서 공론화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주경제 파탄’ ‘제주관광산업 고사’를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 선동에 가깝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객관성을 결여한 정치적 공세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지원(?) 발언이 결정적인 것처럼 비쳐졌다.

집권여당 도지사 후보의 입장에서 김포공항 이전 논란을 해결하는 정상적인 방안은 누가 뭐라 해도 주무 부처인 국토부의 협조를 얻어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현재 국토부 장관이 누구인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이다. 허향진 후보와 매우 가깝다. 허향진 후보가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게 협조 요청도 하지 않으면서 오영훈 후보에게 이재명 후보 공약 철회를 요구하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모양인가?

김포공항 이전 논란의 기본적인 성격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당간 대립 구도가 아니라 지역갈등이다. 만에 하나 6․1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가 김포공항 이전을 추진하게 되면 제주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제주도는 급속히 고립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뜻있는 도민들은 제주도내 정치세력이 지금 서로 삿대질을 할 것이 아니라 제주도의 이익을 위해서 힘을 합칠 것을 바라고 있다.

오영훈 후보는 ‘원희룡장관 결정론’의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공개적으로 허향진 후보에게 김포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의견을 원희룡 장관에게 공동으로 요청할 것을 제안했어야 했다. 그래야 문제가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영훈 후보의 대응에는 선거 국면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려는 셈법만 보이고 도민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허향진 후보는 5월 30일 오후 3시 40분 김포공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등과 함께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비판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다고 언론에 공지했다. 진정으로 김포공항 이전 논란을 잠재우려면 제주도민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최우선임을 정녕 모르는 것인가? 김포공항 공동 기자회견 이벤트는 김포공항 이전과 관련하여 제주도가 분열되어 있다는 인상만을 남길 위험이 매우 크다. 무엇이 중요한가? 이미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은 김포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허향진 후보는 이에 대한 공감 표시를 한 바가 없다.

이번 사안은 정당간 경쟁이 아니라 지역갈등의 측면이 더 큰 사안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정치적 이익은 뒤로 하고 제주도민의 이익을 위한 통 큰 결단을 할 수 있는 지도자는 정녕 제주에 없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대로5길 16, 수연빌딩 103호(지층)
  • 대표전화 : 064-745-5670
  • 팩스 : 064-748-5670
  • 긴급 : 010-3698-088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보기
  • 사업자등록번호 : 616-28-27429
  • 등록번호 : 제주 아 01031
  • 등록일 : 2011-09-16
  • 창간일 : 2011-09-22
  • 법인명 : 뉴스라인제주
  • 제호 : 뉴스라인제주
  • 발행인 : 양대영
  • 편집인 : 양대영
  • 뉴스라인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라인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newsline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