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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돈의 기묘한 제주의 바위이야기](9) 창고천의 수호신 장군바위
[강상돈의 기묘한 제주의 바위이야기](9) 창고천의 수호신 장군바위
  • 강상돈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2.03.3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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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도채비 빌레’, ‘까마귀돌’, ‘장군석’, ‘버섯바위’

# 게끄리민소

제주시에서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로 차를 돌린다. 화순리는 제주시에서 일주도로를 따라 67.8km 정도 되는 지점에 위치해 있는 마을이다.

마을의 서쪽은 사계리와 덕수리, 동쪽은 감산리 북쪽으로는 상창리, 서광리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게끄리민소
▲ ↑게끄리민소 ⓒ뉴스라인제주

1시간쯤 달려 도착한 곳은 올레 9코스 중간 지점인 게끄리민교.게끄리민교 바로 앞에는 게끄리민소가 있다. 게끄리민소는 갯가의 끝에 있는 밋밋한 물웅덩이라는 의미의 이름으로 일명 ‘쇠머리동산’ 절벽 아래에 있다. 소(沼)의 깊이는 매우 깊다고 한다.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동굴형 돌개구멍이 보인다.

게끄리민소 부근의 바위는 주상절리 형태를 하고 있다. 동쪽을 보니 암벽을 이루며 마치 코끼리 바위를 연상케 한다.

# 도채비빌레와 까마귀 돌

게끄리민소에서 북서쪽으로 하천변을 따라 시멘트 길을 약 200m가면 도채비빌레가 있다. 도채비 빌레라는 이름은 두 가지 설이 있다. 이 일대에는 암석에 도깨비가 많이 나타난다고 해서 ‘도채비 빌레’라고 불렀다고 한다. ‘도채비’는 ‘도깨비’의 제주어이다.

이 지역 일대는 옛날부터 화순리 주민들의 어린아이 무덤으로 사용하였는데 비가 내리는 초저녁이나 늦은 밤에 도깨비가 나타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또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광종이란 사람이 돌을 깨고 수로를 만들었으므로 이 같은 일은 도채비나 할 수 있는 일이라 하여 ‘도채비빌레’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렇게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여겨진다. 지금도 ‘도채비빌레’ 밑으로 ‘보막은소’에서 내려오는 물을 내려 보내기 위해 수로가 뚫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도채비빌레
▲ ↑도채비빌레 ⓒ뉴스라인제주

여기를 통과한 물이 가뭄이 들면 농업용수로 쓰였다고 한다. 이 수로를 개척한 김광종 공덕비가 동산 위에 건립되어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도채비 빌레 바로 옆에는 까마귀 돌이 있는데 주변에서 만난 한 주민은 바위 모양의 꼭 까마귀가 앉은 것과 같다하여 ‘까마귀돌’라 불렀고, 옛날부터 이 돌 주변에 까마귀가 많이 모여들었는데 그래서 ‘까마귀돌’이라 불렀다고 한다.

또한 돌 모양이 말(馬)이 드러누웠을 때 귀 한쪽만 보이는 형국이라고 귀띔한다. 그 주민은 도채비빌레 조금 지나면 ‘까마귀돌’이라고 있는데 지금은 나무가 자라고 수풀이 우거져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 보막은소(도막은 소)

까마귀돌을 찾아 보았지만 대략적인 위치만 파악할 뿐 찾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 하천변을 따라 들어간다. 조금 더 들어가니 김광종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 김광종 영세불망비가 보인다. 김광종은 한경면 저지리 출신으로 조선 후기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일대의 수로 개척자로 1832년(순조 32년)~1841년(헌종 7년)에 이르는 만 10여 년에 걸쳐 오직 자신의 사재만을 이용하여 황개천 바위를 뚫고 화순 마을의 넓은 들에 물을 끌어올 수 있게 수로를 개척했다고 한다. 그 열정과 집념은 보통사람으로서는 감히 흉내도 못 낼 일이다.

여기서 20분쯤 걸어가니 물을 막아 가둔 보(堡)가 보인다. 속칭 ‘보막은 소’라 불리는 곳이다. ‘보’는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둑을 쌓고 물을 잡아두는 곳을 말한다. ‘보막은 소’는 물의 입구를 막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으로 예전에는 이곳의 물을 이용해 논에 물을 댔다고 한다. 한때 빨래터이면서 아이들의 수영장이기도 했다고 한다. 둑의 길이는 약 40m, 높이는 약 2m된다고 한다. ‘보막은 소’는 김광종이라는 사람이 안덕계곡의 물을 막아 논에다 물을 댄 유적이라 할 수 있다.

↑장군석과 보막은소
▲ ↑장군석과 보막은소 ⓒ뉴스라인제주

# 장군바위(장군석)와 버섯바위

‘보막은 소’ 바로 앞 절벽에는 사람얼굴 형상을 한 바위가 있다. 장군석이다. 장군처럼 생긴 거대 암석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이 창고천의 수호신을 연상케 한다. 그야말로 위풍당당하다. 어찌 보면 무언가 생각에 잠기듯 눈을 지긋하게 감고 있는 바위이다.

지역주민의 말에 따르면 보막은소 절벽에 도출된 이 바위가 사람얼굴 형상이어서 옛날부터 장군바위라고 불러왔다고 한다. 보막은 소 부근의 하천에는 장군석 등 기암괴석이 많은 곳이다. 여기에서 왔던 길을 돌아 도채비빌레와 게끄리민교를 거쳐 올레9코스를 따라 진모르 동산을 올라간다.

↑장군바위
▲ ↑장군바위 ⓒ뉴스라인제주

조금 올라가니 왼쪽에 올레 간세다리가 보이고 그 안쪽으로 들어가니 하천의 기암괴석 등 풍경을 볼 수 있게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전망대에서 하천으로 눈을 돌리면 또 다른 장군석이 보인다.

바위 세 개가 웅장하게 서 있다. 바위 옆모습이 마치 장군의 형상을 닮았다 하여 ‘장군석’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바위 형상의 위용도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그중 하나의 바위는 여자 형상의 얼굴을 한 상태로 다소곳이 서 있다.

↑버섯바위
▲ ↑버섯바위 ⓒ뉴스라인제주

장군석은 옛날 중국의 지관 호종단이 이곳에 있는 장군석의 지혈을 파괴했다는 설화가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사계리 용머리 바위의 전설이나 날개 달린 아기장수 전설처럼, 호종단의 도력으로 인물이 출현하지 않는다는 속설은 변방을 무력화하려는 데서 생긴 설화라 여겨진다.

필자가 보기엔 이 바위보다 보막은소 바로 앞의 바위가 장군석의 위용을 갖췄다고 여겨진다. 그 이유는 이 바위 옆모습의 눈, 코, 입이 위풍당당한 장군의 풍채를 그대로 갖췄기 때문이다.

장군석 바로 왼쪽으로는 우뚝 솟은 세 개의 바위가 보인다. 수풀 속에 가려 전망대에서는 살짝 윗부분만 보인다. 왼쪽으로 몇 걸음 걸어가면 부끄러운 듯 고개를 내민 바위 세 개가 나란히 있다. 바위 모습이 꼭 버섯같이 생겼다. 그래서 ‘버섯바위’라 부른다.

올레길만 무작정 따라간다면 결코 만날 수 없는 바위를 만난다는 건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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