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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신의 벌랑포구](52) 폐타이어
[김항신의 벌랑포구](52) 폐타이어
  • 김항신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2.03.14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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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 시인

폐타이어
 

함민복
 

구르기 위해 태어난 타이어
급히 굽은 길가에 박혀 있다

아직 가 보고 싶은 길 더 있어
길 벗어나기도 하는 바퀴들 이탈 막아주려

몸 속 탱탱히 품었던 공기 바람에 풀고
움직이지 않는 길의 바퀴가 되어

움직이는 것들의 바퀴인
길은 달빛의 바퀴라고

길에 닳아버린 살거죽
모여모여

몸 반 묻고
드디어 길이 된
 

《말랑말랑 한 힘》문학세계사 2005.
 

함민복 시인
▲ 함민복 시인 ⓒ뉴스라인제주

<함민복 시인>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 출생.
서울예전 문예 창작과 졸업
시집,《우울氏의 一日》, 1990
《자본주의의 약속》, 1993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1996
《말랑말랑한 힘》, 2005
《꽃봇대》, 2011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2013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듭니다》, 2013. 시선집
​동시집[편집]
《바닷물 에고, 짜다》, 2009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 2003
《미안한 마음》, 2006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2009
시 해설집
《절하고 싶다》, 2011
수상이력,
1998년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2005년 제2회 애지 문학상
2005년 제7회 박용래 문학상
2005년 제24회 김수영 문학상
2009년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선정
2011년 제비꽃 서민시인상
2011년 제6회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

 

김항신 시인
▲ 김항신 시인 ⓒ뉴스라인제주

모든 게 조급함이 '화'를 불러낸다.
급하게 마시는 물이 굽은 길가에 박혀 체하기도 하고
급한 성격 못 이겨서 황색 등 경고에 발 뿌리 넘어져 째지기도 하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가보고 싶은 곳 도 많은데

폐타이어는 고치고 재생하면 또다시 얼마 동안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던 이곳저곳을 구르겠지,
바퀴들 이탈 막아주려 탱탱 품었던 공기 풀어 움직이지 않는 길의 이정표가 되겠지.

바퀴는 닳아버린 살 거죽 모여모여 길이 되는데

사람은, 닳아버린 살 거죽은 허공으로 날라 공(空)이 되고 앙상한 뼈 한 줌 흙이 될까, 흙에서 왔다 하니 흙으로 가는 게 길이겠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 세계는 잔혹행위 묵인 말고 당장 우크라이나 하늘 문 닫아달라"호소한다.

이럴 경우 얼마나 긴박하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던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산부인과- 어린이 병원' 등
러시아 군의 무자비한 폭격으로

희생되는 민간인들 무더기로 비닐봉지에 담아 해양 도심의 길에 묻혀야만 하는 그들은 도시에 무덤가가 아닌 길이 되는 샘인가. 하늘 문 닫아달라는 "젤렌스키"의 울부짖는 소리

세계, 세상 사람들에 호소하며 외치는 소리 애달프다.
안타까운 일이다. [글 김항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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