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나
이 도 연
거울 밖에 있는
타인의 뒷모습을 보려 하지 말고
거울 안에 있는 나의 모습을 보자
누구나 자신의 뒷모습은 보기 어려워
오류를 범하기 쉬우나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 하는 것은
또 다른 자신과 싸움이고
성찰의 길을 가고자 하는 노력이며
자신의 그림자에서 자아를 발견하는 일은
발자취 없는 무아의 세계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길이다
때로는 타인의 모습처럼 나를 비추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허영을 비추는 가식과 오만
때로는 욕망으로 거짓 웃음 짓는
나를 발견한다
나는 누구인가
거울 앞에 서 있는 내가 나인지
거울 속에 웃고 있는 네가 나인지
진정한 자아의 모습을 보려 하는
노력을 해보지만,
안개 속을 걷고 있는 무아의 세계에서
방황하는 영혼을 만난다.
(주)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시인 서재>2021.
< 이도연 시인>
인천광역시 객원기자,
대한문학세계 시, 소설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인천지회 기획국장,
인천재능대 특임교수,
일학습병행 사외위원 역임
2016 시집『북두칠성』출간 등 다수.
2021 <저서> 《시 . 선 따라 떠나는 사계 2: 겨울로 가는 숲》외
2010 부산진구 우수작품상 수상
2008 알베르트 카뮈문학상 수상
'거울 속의 나'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도연 시인의 타자와 '나'에 대한 상관물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자화상처럼 써 내려간 행간에서 이어지는 시어들이 나 자신을 들여다보듯 느껴지는 마음으로 움직여 여기에 옮겨보기로 했다.
'나는 누구인가
거울 앞에 서 있는 내가 나인지
거울 속에 웃고 있는 네가 나인지'- 일부
얼마 전 티브이 프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오는 갓 돌을 넘긴 '젠'이라는 아기가 거울에서 바라보는 자신을 보며 처음은 당황을 하다가 요리 기웃 조리 기웃하다 웃는 모습이 보이자 안도를 하며 '자아'를 찾아가는 화면을 본 적 있었다.
어린 꼬마 아기가 자신의 모습인지 알아보기는 까마득한 시간이겠지만, 똘망똘망한 눈동자가 참으로 고운 영혼이다.
이도연 시인은 '화자'를 보며 다시 이런 말을 한다.
' 진정한 자아의 모습을 보려 하는
노력을 해보지만,
안개 속을 걷고 있는 무아의 세계에서
방황하는 영혼을 만난다'.라고,
어느 극 중 인물들이 나와서 한 대목 전개하던 영상이 떠오른다.
'스폰서'라는 티브이 프로에 등장하는 젊은 여 이사가 거울 앞으로 면접 온 훈남을 데려다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란다.
남자는 자기가 아닌 것 같다고 한다. 아마 슈트를 입은 자기를 보는 순간 어색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청년 역시 자기가 어떤 모습으로 '자아'의 환상 속을 헤맬지 궁금하게 만드는 첫 장면이다. 정상에 오르면 또다시 정상에 오르고 싶어 무아의 세계에서 방황하는 어둠에 영혼을...,
요즘 세태에 정상을 향하여 달리는 안개 속의 '그'들은 어떤 환상 속을 헤맬까.
거울 속 '나'를 바라보며 상념에 잠겨본다. 백신과의 대응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글 김항신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