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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가 있는 목요일](64) 전성기
[디카시가 있는 목요일](64) 전성기
  • 구수영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2.02.17 0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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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중 시인

■ 극순간의 예술 디카시감상 

전성기

인생의 깊이를 알 듯한데
삶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시간인데
가라 하네 
가라 하네
가라 하네

-김낙중
 

김낙중 시인
▲ 김낙중 시인 ⓒ뉴스라인제주

<김낙중 시인>

시인, 수필가
한국디카시인모임 회원
 

 

 

 

 

구수영 시인
▲ 구수영 시인 ⓒ뉴스라인제주

시인은 사물의 입을 빌려 속마음을 말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디카시는 고사한 분재 한 그루입니다. 정확한 나무의 이름을 알 수는 없지만 저
정도 키우려면 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였을 것 같은데 무슨 일로 저렇게 죽어 
거리에 버려졌을까요.

시인은 버려진 분재가 됩니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말합니다.

인생의 깊이를 알 듯한데 
삶의 아름다움을 보여 줄 시간인데 
가라 하네 
가라 하네 
가라 하네 

참 쓸쓸하고 목이 메는 한 편의 디카시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때 
왕성한 시절을 '전성기' 또는 '화양연화'라고 표현합니다. 
흔히 '왕년에는 내가 말이야...'로 대변되는 
누구에게나 있었다는 왕년 한때 
그때는 참 좋았었지요 
누구를 만나도 어디를 가도 돈이 좀 없어도 
자신감과 힘이 있었지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때가 구체적으로 언제쯤이었나요? 
돌아보니 기억 속 유물처럼 자리 잡은 왕년 
속이 상해 왕년을 소환해보지만 
지금의 나는 저 버려진 분재 같습니다. 
하지만 분재는 관리만 잘하면 나이를 먹을수록 수형이 아름다워지고 가치가 더 높아집니다. 

중국의 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이 
방문했다는 외국의 저명한 인사들 사이에 '천국 정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제주의 '생각하는 정원'을 아시는지요. 그곳을 가꾸는 성범영
원장(84세)은 나무가 작은 화분에서 적응해 살아가는 원리는 '뿌리 자르기'에 있다고 말합니다.
적절한 시기에 뿌리를 잘라주지 않으면 분재는 죽고 만다고 합니다. 
또 곧고 튼튼한 줄기로 중심을 지키되 썩은 가지를 잘라내야 새 가지가 나오는 분재 
사람도 자기중심은 지키되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만 삶이 풍요로워진다고 합니다. 
마음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사회 중심에 자리 잡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주눅이 들어 전성기의 추억만 잡고 있지는 
않은가요. 성범영 어르신의 말처럼 
우리도 새로운 것 앞에 좀 더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내 인생에서 제일 젊고 빛나는 날 
가장 왕성한 꽃 같은 날
잊지 마세요 오늘, 지금이, 전성기 화양연화
입니다.

[글 구수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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