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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신의 벌랑포구](47) 간이역
[김항신의 벌랑포구](47) 간이역
  • 김항신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2.02.0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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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자 시인

간이역

김정자

어둠이 오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자
돌아갈 집이 있다는
이 저녁
먼 길 가는
간이역에
이름 하나 하나 새기는데
마음이 먼저
웃는 듯
우는 듯
하여
다 잊고 떠나자 한다

《 더 작아진 내일》다층 2021

김정자 시인
▲ 김정자 시인 ⓒ뉴스라인제주

<김정자 시인>

제주도 출생, 1996년 <문예사조> 로 등단,
시집 《 흐르는 구름이 머무는 자리(1998), 《풍차 마을에서》(2000), 《신호등도 집이 그립다》(2004), 《밤마다 이름표를 낚는다》(2008), 《시간을 밀고 간다》(2014), 수필집 《나이 들면서 보이는 것들》(2017),
제주문인협회 감사, 국제 PEN 한국본부 제주지역위원회 회장 역임, 현재 국제 PEN 한국본부 제주지역 회원, 제주문인협회 회원.

 

김항신 시인
▲ 김항신 시인 ⓒ뉴스라인제주

나이가 들다 보면 모든 사물들이 빨리 저물어 가는 느낌이 든다. 요즘 세태에 받아들이는 말처럼 60대는 60km, 70대는 70km로 달리듯이 그렇게 빠르게 지나가는 오늘의 시간들, 눈 떠보면 아침이 되고 한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어둠이 내리는
이 저녁,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할 일일까.
먼 길 가는 간이역에서 이름 하나하나 새기며 마음이 앞서 웃는 듯, 우는 듯 , 상념에 젖어보는 시간
그만하면 됐다고 이제 다 잊고 떠나자 한다며 마음을 열고 있는 '더 작아진 내일' 이 나를 쳐다본다.
《더 작아진 내일》은 김정자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이다.

윤은경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한 권의 시집을 읽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혹자는 시집을 관통하는 시적 인식을, 혹자는 언어 미학의 측면을, 혹자는 새로운 실험정신에 방점을 두어 읽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 서정시란 비상한 상태의 정서를 표현' 하는 것이라는
정의에는 개인적 정서와 감정을 강조하는 역사적 문예사조인 낭만주의적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낭만주의적 서정은 주체의 내부를 통해 외부를 보는 것이므로 낭만주의에서 세계와 개인은 형식적으로 대등한 위치를 점한다. 서정은 주체가 사물을 통해 겪는 ' 순간의 경험'으로부터 세계를 직관해내며 세계에 참여한다.
주체의 시선으로 사물의 고유성을 발견하고 그 응시의 힘으로 자기 삶의 태도와 자세를 성찰하며, 다시 사물에 활력과 생명을 불어넣는 시적 상상의 과정이야말로
서정시의 본래적인 위의(威儀)라 할 수 있을 것이다.-일부

시인이든 독자든 근원의 자리에서 만나게 하면서 심미적 체험으로 이끄는 것, 다시 한번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한층 더 넓은 지평에서 감각케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시가 쓰이는 이유이자 시의 위의 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잔잔하고 낮은 목소리로 서정의 세계를 펼치는 김정자 시인의 섬세한 작업에 박수를 보낸다. 고  윤은경(시인)은 < 서정, 그 영원한 자기회귀의 곡선> 으로 김정자 시인의 내면의 시 세계를 펼쳐 보인다.
마지막 먼 길 가는 간이역에서 또다시 김정자 시인은 이름 하나하나를 새긴다.
2021년 제주문학의 바람을 타고 제주 여중ㆍ고 전사들이 《동백문학회》를 창설하며 《창간》1호 와 함께 제1대 회장을 맞게 된다.
김정자 시인, ' 동백문학회 ' 간이역에서 그 힘은 창대할 것이다. [글 김항신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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