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18:02 (금)
[김항신의 벌랑포구](43) 버릴까
[김항신의 벌랑포구](43) 버릴까
  • 김항신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1.12.27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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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운 시인

버릴까 

홍성운

"이제 그만 버리세요" 오랜 전 아내의 말
수십 년 내 품에서 심박동에 공명했던
버팔로 가죽지갑을 오늘은 버릴까 봐
몇 번의 손질에도 보푸라기 실밥들
각지던 모퉁이는 이제 모두 둥글어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를 많이 닮았다
그냥저냥 넣어뒀던 오래된 명함들과
아직까진 괜찮은 신용카드 내려놓으면
어쩌나, 깊숙이 앉은 울 엄니 부적 한 장  

- 시조집 『버릴까』(2019, 푸른사상사)

홍성운 시인
▲ 홍성운 시인 ⓒ뉴스라인제주

<시인약력 >

1959년 제주 애월 출생.
공주사대를 졸업하고,199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당선.
시조시집으로《숨은 꽃을 찾아서》《오래된 숯가마》,
우리시대 현대시조100인선 시조집《상수리나무의 꿈》,시화집《마라도 쇠북소리》등이 있다.
2000년 중앙시조 대상 신인상 수상.
현재) 한국작가회의, 오늘의시조시인회의, 역류 동인 등으로 활동.

김항신 시인
▲ 김항신 시인 ⓒ뉴스라인제주

그렇지요.
우리네 인생사 지갑과 핸드백, 마르고 닳도록 희. 노. 애. 락을 함께하던 저 깊숙이 앉은 부적 한 장에 의지하며 생을 달려왔던 세월들
이제는 버릴 만도 하건만 그놈의 미련 버리지 못하는 깊숙이 들어앉은 어머니의 염원 한 장,
눈에 밟혀 아쉬운 오늘이 또 지납니다. [글 김항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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