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18:02 (금)
[강상돈의 기묘한 제주의 바위이야기](6) 수석 전시장 방불 ‘소천지’
[강상돈의 기묘한 제주의 바위이야기](6) 수석 전시장 방불 ‘소천지’
  • 강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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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0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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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송산동 ‘소천지’ 주변 기암괴석

# 백두산 천지를 축소해놓은 ‘소천지’

서귀포시 송산동 보목마을 해안에 있는 ‘소천지’를 찾아간다. 소천지는 예부터 볼레낭개라고 불렀다. ‘볼레낭’은 보리수나무란 말이고, ‘개’는 포구라는 뜻이다. 즉, ‘보리수포구’란 뜻인데 줄여 보목(甫木)이 되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행정구역을 만들면서 이렇게 만들어 버렸다. 일본식 한자를 버리고 볼레낭개로 원래대로 부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보목 마을 제주대학교 연수원 뒤편 해안에 있는 소천지는 독특하게 생긴 기암괴석들이 해안에 즐비하고, 섶섬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는 풍경에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소천지에서 바라본 섶섬과 문섬 저 멀리 범섬이 아름답게 보인다. 소천지는 올레 6코스중 일부로 보목 포구와 정방폭포 사이에 있다.

많은 사람들은 소천지라는 말이 다소 낯설게 여긴다. 소천지는 용암이 굳어 형성된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곳에 바닷물이 들어와 마치 백두산 천지를 축소해 놓은 것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이 소천지란 말도 공인된 명칭이 아니라 검색 등을 통해서도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다. 보목마을 해안에 위치한 이곳 풍경이 독특하고 기이해 마을사람들을 중심으로 소천지라 부르게 되었다.

# 독특하고 기이한 기암괴석

아는 사람만 가던 곳이었는데 이제는 올레 6코스의 일부가 되면서 ‘소천지’라는 안내판까지 설치되면서 올레 6코스를 걷는 도민과 여행객들 사이에서 제법 알려진 곳이다.

제주 해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기암괴석이다. 하지만 소천지만큼 엄청난 용암이 그대로 굳은 기암괴석은 몇 곳 안 된다.

더욱이 그 규모도 장관을 이뤄 독특하고 기이한 형태여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그 모습에 저절로 감탄한다. 이런 곳에 시선이 오래 머물게 하는 매력이 있다. 기암괴석 사이로 둘러싸인 바닷물에 투영된 한라산의 모습을 담기 위해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다.

하지만 연중 이런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바람이 없는 맑은 날에 그 모습은 환상적이다. 그리고 물때 역시 잘 맞아야 한다. 만조 때보단 간조 때가 한라산 반영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반영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도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오후 시간보다 아침시간대에 찾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즉 물때도 중요하지만 바람이 없는 맑은 날 아침에 가야 한다. 이 삼박자가 맞아야 한라산 반영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여기에 또 가시거리도 중요하다. 요즘과 같은 시기에 한라산 정상에 눈이 쌓인 모습과 주변 풍경이 나타난다면 금상첨화다. 아쉽지만 소천지 반영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없어 아쉬웠다.

한라산 반영을 사진에 담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소천지 주변의 기암괴석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기에 그렇다.

# 기암괴석 수석 전시관 방불

보목마을의 해안선은 섶섬을 향하여 해안선이 돌출되어 있다. 칼날 같이 뾰족한 기암괴석들이 바다로 뻗어 나간 형태이다. 큰개 주변은 붉은 색의 아아용암류가 둘러싸여 있다. 이러한 용암류는 앞개와 배개에까지 이어진다.

여름철 자리돔 축제로 유명한 보목 포구의 앞개와 배개 주변은 붉은 색의 아아용암류가 발달되어 있어 아름다운 포구를 이루고 있다. 소천지 주변의 기암괴석에 넋이 빠진다. 그야말로 소천지가 아닌 별천지에 온 듯 착각에 빠진다. 바닷가 기암괴석 틈에 마치 백두산 천지를 옮겨 놓은 듯 고요함이 흐른다.

제주도에 이런 곳이 있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기암괴석 사이로 들어서면 영화 속의 한 장면에 들어간 기분이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 고요하다. 엄청난 양이 용암이 한꺼번에 굳어 만들어진 기암괴석은 다소 거칠고 울퉁불퉁하다. 마치 거대한 산맥을 연상시키는 듯 길게 늘어서 있다. 용 한 마리가 뒤에서 튀어 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이다.

이렇듯 소천지 기암괴석은 붉은 색의 용암류로 여러 가지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육지와 비교적 가까운 곳에는 나란히 서 있는 기암괴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금강산의 만물상과도 많이 닮았다. 수묵화로 그림을 그리듯 산수화를 보는 듯 황홀함 그 자체다. 소천지 기암괴석들은 수석 전시관을 연상케 한다.

소천지에 들어서면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른다. 웅장한 기암괴석이 있는가 하면, 작고 아기자기한 기암괴석들이 있다. 그 형태도 다양하다. 두꺼비 닮은 바위가 입을 굳게 다문 채 다른 기암괴석들을 묵묵히 의연한 자세로 바라보고 있다. 기암괴석 중간쯤에 코를 길게 내민 서양사람 얼굴 같은 바위가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하는 듯 굳게 서 있다.

기암괴석 사이로 말 머리 같은 바위가 섶섬을 향해 바라보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그 옆에 납작하게 엎드린 기암괴석들이 그 모습에 압도당한 듯 기가 눌린 자세다. 외돌개처럼 길쭉한 형태의 기암괴석이 우뚝 서있는 특이한 기암기석의 모습에 시선이 오래간다. 구멍난 바위 사이로 바라보는 기암괴석의 풍경도 볼만하다.
이 바위는 마치 공룡 모양 닮았다.

마치 이곳 수호신 역할을 하는 것만 같다. 포구 너머 한 기암괴석 위에 가마우지가 오후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여유롭다. 소천지의 기암괴석들은 단일 규모가 아닌 복합적이고 규모가 크다. 그 때문에 어느 한 기암괴석을 가지고 설명하기는 힘든 면이 있다. 소천지 기암괴석군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장관에 압도당하기 쉽다.

올레길을 걷다 혹은 소천지에 갈일이 있거든 한라산 반영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나름대로 기암괴석에 대한 이름을 붙여가면서 탐방한다면 더 좋은 탐방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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