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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가 있는 목요일](53) 노점상
[디카시가 있는 목요일](53) 노점상
  • 구수영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1.12.02 0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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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시인

■ 극순간의 예술 디카시감상 

노점상

까칠한 손이
온기도 없는 불을 쬐고 있다
좌판에 팔다 남은 것들은
겨울이 깊어가는데

 -김용철

 

김용철 시인
▲ 김용철 시인 ⓒ뉴스라인제주

<김용철 시인>

시사모. 한국디카시모임  회원
한국문인협회회원
하동문인협회회원
시집 태공의 영토 외 다수

 

 

 

구수영 시인
▲ 구수영 시인 ⓒ뉴스라인제주

디카시를 처음 만든 이상옥 교수는 저서 '누구나 쉽게 배우는 디카시 창작 입문'에서
 
'디카시는 시인이 창작한 것이 아닌 자연이나 사물이 스스로의 상상력으로 빚은 아니 신이 빚은 시적 형상을 시인은 전달하는 에이전트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비중을 둔 창작 작업 이기에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느끼는 것이 창작의 단초다'
했습니다 그리고 
디카시는 자연의 입이고 사물의 입이고 신의 입이라고 말했지요. 
디카시를 쓰는 시인들은 물론 읽는 독자들도 기억해 두어야 할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과 사물과 신의 의중을 전달하는 입! 
그래서 디카시를 쓰는 시인들은 특히 자연이나 사물을 허투루 보지 않습니다. 

외등을 타고 아등바등 올라간 담쟁이넝쿨에서 시인은 하동장에서 노점을 하는 어르신을 떠올립니다. 
추위에 맞서 찬거리를 팔고 있는 노점상 어르신의 손을 수분이 다 마른 담쟁이넝쿨 이파리에서 본 것이지요 
글을 쓴 시인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소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트일疏에 통할 通자를 쓰는 사물이 막힘없이 잘 통하는 것을 
말하지요. 사람과 사람 사이도 소통이 중요하지만 혈관도 배수관도 모두 소통이 잘 되어야 큰 탈이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쓰고 읽는 디카시도
여러 가지 기능 중 하나가 바로 이 '소통'입니다.
지금 우리는 SNS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현실 속에 있습니다. 그곳에서 쏟아지는 정보에 귀를 세우고 그곳을 통해 이웃이나 친구를 만들고
있습니다.

노점상이라는 제목 아래 외등을 타고 오른 바짝 마른 담쟁이 이파리 
그리고 

까칠한 손이 
온기도 없는 불을 쬐고 있다 
좌판에 팔고 남은 것들은 
겨울이 깊어가는데... 

시를 읽으며 몇 번이고 저는 내일 우체국 가는 길 노점상 어르신의 좌판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리라 마음먹어 봅니다. 
디카시는 자연의 입이고 사물의 입이며 
신의 입입니다.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열어야 할 것입니다.

[글 구수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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