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5:41 (일)
[디카시가 있는 목요일](50) 당신의 향기
[디카시가 있는 목요일](50) 당신의 향기
  • 구수영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1.11.11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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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준 시인

■ 극순간의 예술 디카시감상 
 

당신의 향기

나를 키워준 당신의 향기 그립습니다 
굴곡진 손으로 내 머리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던 당신
연필을 깎다가 문득 당신의  향기를 느꼈다

-신현준

 

신현준 시인
▲ 신현준 시인 ⓒ뉴스라인제주

<신현준 시인>

창원거주
시사모, 한국디카시인모임  회원
 

 

 

 

구수영 시인
▲ 구수영 시인 ⓒ뉴스라인제주

시인은 사물에 말을 거는 사람들입니다.
길을 가다 작은 꽃 한 송이를 만나도 날아가는 새에게도 저녁놀로 물드는 하늘에게도 시인은 말을 걸지요 이토록 끊임없는 수다가 시로 탄생됩니다.
오늘 디카시를 보겠습니다. 수령이 꽤 높아 보이는 향나무와 어린 단풍나무가 주인공입니다. 
시인은 산책길에서 마주친 단풍나무를 품은 향나무의 이리저리 뻗은 가지와 수피에서 굴곡진 삶을 살다가 신 부모님을 만납니다. 

'어머니 아버지 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저 찍힌 시와 
언술 속에는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당신들의 삶은 고달팠지만 미소로 자식을 키운 부모님 그 기억은 두고두고 오늘 시인에게 좋은 자양분이 되겠지요. 
모든 예술 분야를 통틀어 최고의 주인공은 부모님입니다
그리움과 사랑 희생 심지어 원망이나 분노까지 우리들의 부모님이 맹활약 중입니다.

최근에 읽은 시 중 박미라 시인의 '화양연화'
한 부분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비도 안 오는데 멸치 국수가 당기네,

뜨건 국물에 엄지손가락 푹푹 담아 가며 말아낸 국수 한 그릇 간절하네

그렇지만, 엄마,

엄마는, 엄마는, 죽었잖아요

국수 한 그릇도 말아줄 수 없잖아요

그런데 왜 자꾸 오세요?

멸치국수를 좋아했던 제 아버지 생각이 나서 시를 읽다 울컥했습니다.
황소처럼 일만 하다 떠나신 부모님 생각에 소만 보면 눈물이 난다 던 친구
떨어진 목련꽃 잎이 어머니 틀니 같아서 그 꽃잎 보며 시를 쓴 친구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느 때 무엇이 부모님 생각을 하게 하는지요.
꽃이 면 꽃 음식이 면 음식 바람이 불어도 비가 와도 떠나시고 나면 더욱더 자주 생각나는 모습 목소리가 바로 우리들의 부모님이십니다.
시인의 말처럼 부모님의 향기는 영원합니다.

입동도 지나고 첫눈 소식도 있는데 제가 사는 동네에는 사흘째 비가 오고 있습니다. 이 비 그치고 나면 겨울이 더 깊어지겠지요.
마당에 핀 노란 갯국을 보며 말을 겁니다.

아버지, 이제 추운 겨울이 옵니다.
따뜻한데 계시다 수선화 피는 봄에 오십시오 
멸치국수 한그릇  말아 드릴게요.

[글 구수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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