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5:41 (일)
[강상돈의 기묘한 제주의 바위 이야기](5) 도치돌에 칼을 갈며 무예를 연마하고
[강상돈의 기묘한 제주의 바위 이야기](5) 도치돌에 칼을 갈며 무예를 연마하고
  • 강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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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03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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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납읍리 ‘도치돌’
도치돌 모습
▲ 도치돌 모습 ⓒ뉴스라인제주

# 도치돌을 찾아가는 길

며칠 전까지만 해도 쌀쌀하더니만, 그야말로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인다. 겉옷을 하나 벗어도 좋을 만큼 따뜻하다. 이런 날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시골길을 걷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세상이 온갖 번뇌를 벗어 던질 수 있다면 또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에 자리하고 있는 도치돌을 찾아간다. 평화로에서 도치돌 바위를 찾아가는 길 양쪽에는 억새가 줄지어 서 있고, 언덕너머에도 억새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억새의 손짓을 따라 도치돌에 도착했다.

도치돌이 하늘을 쪼갤 듯이 서 있다. 모든 세상의 근심과 설움을 날카로운 날로 한 번에 쫙~ 하고 쪼개질 것만 같다. 도치돌은 해발 약 200m 중산간 지역에 위치하며, 주변에는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처음 도치돌을 찾아가려는 사람들은 도치돌을 찾는데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도치돌이란 이름자체도 생소하지만, 도치돌이 위치한 곳이 하천 가운데이고, 중산간 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치돌을 찾아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도치돌은 제주축협 공판장 입구 왼쪽을 돌면 길 가운데 소나무 다섯 그루가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소나무 남쪽으로는 도치돌가든이 있다. 여기서 소나무를 조금 지나면 삼거리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제주두부’로 가는 시멘트 길이 나온다. 그 시멘트 길로 50여m 가면 도치돌 소공원이 나타난다.

# 도치돌과 병풍바위

소공원을 지나면 하천 가운데에 도끼모양 같이 생긴 돌이 우뚝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이것이 도치돌이다. 하천 동쪽에서 보면 꼭 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어찌 하천 중간에 이러한 바위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도치돌은 가로 5m 높이는 6m정도 된다. 삼각형 모양으로 날카로운 도끼의 날 형상을 한 거대한 바위다.

납읍리와 어음리 경계를 이루는 하천변에 위치하고 있다. ‘도치’는 ‘도끼’의 제주말이다. 따라서 도치돌은 도끼같이 생긴 돌이라는 뜻이다. 도치돌 옆에는 넓적한 돌이 있는데 그것을 심돌

이라 부른다. 도끼를 가는데 사용되는 사각형 모양의 돌이다. 설마하니 실제로 도치돌을 이 심돌로 갈지는 않았겠고, 나무하러 온 나무꾼이 이 넓적한 심돌 위에 앉아 휴식을 취했으리라 짐작된다. 그도 그럴 것이 옛날 도치돌 바위 주변에는 땔감이 좋아 이곳까지 땔감을 구하러 왔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만난 80세가 다 됐다는 한 할아버지는 60년쯤 전에 땔감을 하러 한림읍 귀덕에서 이곳까지 왔었다고 말했다. 도치돌 주변의 나무는 땔감용으로 좋아 거의 매일 이곳 주변에 왔었다고 했다. 그 할아버지는 ‘몇 년 전에 굴삭기로 도치돌을 가져간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와 보니 그냥 있네’하며 도치돌을 바라보며 옛날을 회고하기도 했다. 아마도 도치돌 주변을 굴삭기로 정비하는 것이 도치돌을 가져가려는 것으로 잘못 이해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심돌바위와 도치돌
▲ 심돌바위와 도치돌 ⓒ뉴스라인제주

옛날 도치돌 주변에는 송악으로 둘러싸여 있었다고 했다. 도치돌 뒤로는 병풍처럼 펼쳐있는 암석이 높이 10여m 길이 20여m 정도로 도치돌을 에워싸고 있다. 마치 도치돌을 호위하듯 서 있어 도치돌의 위상을 느낄 수 있다.

도치돌 주변에는 궤라는 작은 굴도 있어 신비감을 더한다. 도치돌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 오는데, 옛날에 제주에 유배를 온 어떤 장수가 도치돌 주변에 움막을 짓고 살며 권토중래를 꿈꾸며 도치돌에 검을 갈면서 무예를 연마하다가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도치돌과 심돌바위가 묘하게도 잘 어울린다.

금금산공원 인상정
▲ 금금산공원 인상정 ⓒ뉴스라인제주

# 납읍난대림 지대 ‘금산 공원’

도치돌에서 인근에 있는 금산공원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납읍 금산공원은 1993년 8월 19일 천연기념물 제375호로 지정된 난대림 지대로 자연림의 원형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후박나무를 비롯하여 종가시나무, 생달나무, 동백나무 등 아열대 상록수와 보리밥나무, 송악, 콩짜개덩굴 등과 같은 덩굴식물, 밤잎고사리 같은 희귀식물이 자라고 있다.

금산공원은 송석대와 인상정이 있어 과거 선비들이 모여 시화를 벌인 장소로도 활용했다. 지금이 난대림 지역은 원래 돌무더기이었다. 건너편 방향으로 금악봉이 보였기 때문에 마을에 화재가 자주 났었다고 한다. 그래서 금악봉이 보이지 않게 하려고 나무를 심은 것이 지금의 금산공원이 된 것이다. 전설에 의하면 납읍 금산공원은 ‘금산(禁山)’이라고 불러 나무를 보호하는 산에 불과했는데 몇 십 년 동안 철저히 보호한 결과 난대림을 비롯한 많은 수목이 자라서 그 경관이 수려하기 때문에 금산(錦山)으로 고쳐 불렸다고 한다. 공원안에는 제주도무형문화재 제6호로 지정된 포제청이 있다. 이곳에서 무사안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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