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18:02 (금)
[디카시가 있는 목요일](45) 내리사랑
[디카시가 있는 목요일](45) 내리사랑
  • 구수영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1.10.07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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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종 시인

■ 극순간의 예술 디카시감상 

내리사랑

가끔씩 송곳 찌르는
잔소리를 해도
어찌하오리까
내 속으로 난 딸자식인  걸

-홍선종-
 

홍선종 시인
▲ 홍선종 시인 ⓒ뉴스라인제주

<홍선종 시인>

아이유펜션 대표 
시사모 한국디카시인모임  회원
가평 문인회 회원
시집 만추 늦꽃이 아름답다 
사랑 그 이름으로 아름다웠다 외 공저 8권
 

 

구수영 시인
▲ 구수영 시인 ⓒ뉴스라인제주

오늘 디카시는 '내리사랑'입니다 
내리사랑은 잘 아시다시피 손윗사람의 손 아래 사람에 대한 사랑을 뜻하지요
반대말로는 '치사랑'이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사랑하기는 어렵다는 말이겠지요.

아들이 동성인 아버지에게는 적대적이지만 어머니에게는 호의적이며 애착관계를 가지는 감정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 합니다 
반대로 딸이 이성인 아버지에 대해 애착을 갖지만 어머니에게 경쟁의식을 느끼는 것을 '엘렉트라 콤플렉스'라고 합니다
두 가지 모두 그리스신화에서 유래된 것으로 프로이트에 의해 제시되었지요.

이처럼 부자지간 또는 모녀지간의 애증관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또 어느 집안만 독특하게 있는 현상도 아닙니다.

저 역시 유난히 엄마와 자주 부딪혔습니다.
그때 제가 날린 비수는
'엄마처럼 절대 살지 않을 거야'라는 말이었지요. 
그러면 제 엄마는 이렇게 받아쳤어요
'이다음에 꼭 너 같은 딸 낳아 길러봐라'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서로에게 비수를 날렸습니다.

그런데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했는데 어느새 엄마를 꼭 닮아 있는 저를 만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저를 꼭 닮은 딸을 낳은 것입니다.
저는 딸아이를 삼십 대 후반에 늦둥이로 낳았습니다. 그래서 더 애지중지 키웠는데
툭하면 아이가 하는 별스럽지 않은 말에도
상처를 받습니다. 어느 날은 그녀의 표정에서 눈빛에서도 상처를 받고 있지요
그럴 때마다 제 엄마를 떠올립니다
엄마도 나 때문에 많이 아팠겠구나
얼마나 내가 미웠을까
나는 참 못난 딸이었구나
제 딸이 저의 바로미터인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에게는 딸이 있어야 합니다. 곰살맞게 엄마 사정 알아주는 것도 
딸이고 점점 좋은 친구가 되어가거든요.

가끔씩 송곳 찌르는
잔소리를 해도
어찌하오리까
내 속으로 난 딸자식인 걸

맞습니다 그래서 내리사랑이 더 큽니다.

[글 구수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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