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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三國志)](161) 삼고초려(三顧草廬)
[삼국지(三國志)](161) 삼고초려(三顧草廬)
  • 온라인뉴스팀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21.04.0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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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는 융중까지 몸소 찾아가서 공명을
두 번씩이나 못 만나고 돌아왔지만, 그후에도 공명에 대한 생각은 하루도 잊은 날이 없었다.

어느덧 겨울이 지나고 봄빛이 들어간 무렵까지, 융중에 사람을 보내어 그의 귀가를 수시로 알아 보았으나, 공명이 집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은 들을 수가 없었다.

유비는 하도 답답한 마음이 앞서 언제쯤이나 공명을 만날 수가 있겠는지, 이번에는 유비 스스로가 거북점을 쳐보았다.
그리하여 점쾌를 뽑아보니, 대길(大吉)이 나왔다.
유비는 크게 기뻐하며 곧 융중으로 공명을 찾아가려고 서둘렀다.
그러나 장비는 말할 것도 없고, 이번에는 관우조차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형님이 몸소 두 번씩 찾아간 것만 해도 지나친 예의라고 하겠는데,
세번씩 찾아가는 것은 더욱 지나친 일이오. 공명이 형님을 만나기를 회피하는 것은 필시 허명(虛名)만 높고 자신이 없기 때문일게요. 그런 사정을 모르고 또다시 찾아간다면 남들도 웃을 겁니다."
"둘째도 알다시피  서서 선생이 얼마나 지혜로운 분이었던가 ?
우리가 도원결의 한 때로부터 지혜로운 군사(軍師)가 없었기 때문에 매번 싸우면 패한 것이었네. 그런데 와룡 선생은 서서 선생보다 몇 갑절 지혜로운 현인이라 하니,
그런 분을 만나는데 세 번쯤 찾아가는 것이 뭐가 대단스럽다는 말인가 ?"
"......"

관우는 다시 말이 없었다. 그러나 장비는 어디까지나 불평이었다.
"그건 형님이 잘못 아시고 하시는 말씀이오. 그까짓 시골 촌놈이 무슨 대현이란 말이오. 이번에는 형님이 가실 게 아니라, 사람을 보내 불러옵시다.
만약 그래도 오지 않는다면 내가 가서 결박을 지워 끌고오겠소."
유비는 그 말을 듣고 정색을 하며 나무랐다.
"셋째는 주 문왕(周 文王)이 태공망(太公望)
을 찾아갈 때의 일도 못 들었나 ?
태공망은 문왕이 찾아왔는데도 낚시만 하고 돌아보지도 않았지만 문왕은 해가 저물어 낚시가 끝나기를  기다려 결국은 태공망의 마음을 돌리지 않았던가 ?
이번에는 둘째하고 다녀올 것이니 셋째는 따라오지 말게나..."

그러자 장비가 웃으며 말한다.
"에구, 형님두...두 분이 가시는데 내가 어찌 빠지겠수 ! 나도 응당 따라가야 하겠소."
"자네가 기어이 따라 간다면 함께 가기는 하겠지만, 만에 일 이라도 실례되는 일을 해서는 안 되네."
"예, 알았수다 !"

세 사람은 다시 신야를 떠나 융중으로 향하였다.
와룡의 초당이 가깝자 , 유비는 말을 멈추며 말했다.
"여기서 와룡강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여기서 말을 내려서 걸어가세."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장비가,
"에이, 형님두. 아직도 좀 더 가야 하는데 왜 여기서부터 걸어간단 말이오 ?"
그러자 유비는 말에서 내리며,
"이렇게나마 성의를 보여야지."
하고, 말한다. 그러자 장비가 유비를 따라 말에서 내리며,
"아이 참, 형님 ! 정말 미련도 하시오. 아니, 공명이 보기를 한답니까, 알길 한답니까 ? 아직도 좀 더 가야 하는데. 왜 여기서부터 걸어간단 말이오 ?"
"이게 다 현인을 모시기 위한 나의 마음일쎄."
유비가 이렇게 말을 하고 말고삐를 쥐고 앞장서서 걷기 시작한다.
그러자 관우는 아무런 소리도 하지 아니하고 말고삐를 쥐고 유비의 뒤를 묵묵히 따랐다.
이렇게 세 사람이 걷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침 공명의 아우 제갈균이 어디를 가는지 길에서 만나게 되었다.

"어서오십시오. 장군께서 또 수고스럽게 오시는군요."
유비는 정중하게 인사를 하면서 물었다.
"선생께서 돌아오셨는지요 ?"
"마침 어제 석양에 돌아오셨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 그러면  만나 뵐 수 있겠습니다."
"지금 계시니 가셔서 만나보시죠."
제갈균은 그 한마디를 하고 제 갈길을 표현히 가버린다.

제갈균을 보내고,
유비가 반가운 소리를 한다.
"이제야 선생을 만날 수가 있게 되었네그려."
"헤헤헤 ! 나도 만나보고 싶었소.
이렇게나 만나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니...
도대체 공명이 어떤 사람인지 나도 궁금하오. 눈이나 코가 몇 개인지 말이오." 
하고, 장비가 빈정대는 소리를 한다.
그러자 그 말을 듣고 유비가,
"아냐, 공명선생은 나 혼자 가서 만날 것이야. 아우들은 밖에서 기다리게."
유비는 이렇게 말을 하고, 총총히 길을 앞서 가는 것이 아닌가 ?
"알겠습니다 형님."
관우는 그렇게 대답했지만, 장비는,
"집안은 답답하니까 밖에 있는게 낫지 !"
하고, 대꾸하였다.

잠시후, 세 사람은  공명의 초당앞에 이르자 유비는 옷매무새를 고치고, 홀로 조용한 걸음으로 문앞으로 다가갔다.
안에서는 미소년이 나와 유비를 맞는다.

"유장군, 선생께서 돌아오셨습니다."
"아, 선생께 신야의 유비가 뵙기를 청한다고 말씀드려 주게."
"선생께서는 어제 밤 늦게 오셔서 지금 주무시고 계십니다."
"어, 그러시다면 깨우지 마시게. 선생께서 일어나실 때까지 밖에서 기다리지."
유비가 그렇게 대답하자 소년은,
"아닙니다. 그러면 제가 선생께 꾸중을 듣습니다. 장군께서는 안으로 들어가시죠."
하고, 안으로 안내한다.
유비는 소년을 따라 공명의 집안으로 들어갔다.

따사로운 봄빛이 넘쳐 흐르는 초당 대청을 올려다보니 공명은 침대에 누워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유비는 섬돌 아래 두 손을 읍하고 서서 공명이 잠에서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공명은 잠이 든 채 언제까지나 깨어나지 않았다.
중천에 솟아 있던 해가 어느덧 서천에 기울기 시작하였으나 유비는 여전히 두 손을 읍하고 서서 공명이 잠에서 깨어나기를 공손히 기다리고 있었다.

밖에서 기다리다 지친 장비가 안을 한번 살펴 보고, 관우에게 한 마디 한다.
"형님, 보이슈 ?  우리 형님이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다고 저렇게 얌전히 서계시는게요, 예 ?"
"보아하니 공명이 아직 안 일어났구나."
관우도 적잖이 섭섭한 소리로 대꾸하였다.
"우리 형님이 정성을 다해 만나러 왔는데,
저 놈은 어찌 저리 무례하다오 ? 이 놈의 집
확 불질러 버리면 제가 안 일어나고 배길까 , 흥 ! "
장비가 이렇게 내쏘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관우가,
"셋째, 사고치지 말고 그냥 앉아있게. 공연히 큰형님에게 야단맞지 말고.."
"흠 , 알았소, 헹 !"
장비는 관우의 만류로 자리에 앉으면서도 불만이 가득한 말을 내뱉었다.

장비는 그러더니 곧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것을 본 관우가,
"또, 뭘하려고 ?"
하고, 장비가 사고라도 치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 그러자 장비는,
"헤헤헤... 볼 일을 보려구요."
하고 속마음을 감추고 <퉁>친다.
"멀리가지 말게."
관우가 한 마디 해둔다.
"알았소. 알았어요..."

장비가 자리를 뜨고, 잠시후 공명이 자고 있는 침상 마주 보이는 곳, 헛간인 듯 한 초가에서 연기가 피어 올랐다.
공명이 잠 깨기를 기다리고 있던 유비가 화들짝 놀랐다. 놀라기는 함께 있던 소년도 마찬가지였다.
소년은 잠을 자고 있는 공명의 침대 곁으로 달려들며,
"선생님 !"
하고, 불렀다.
그러자 유비가 소년을 제지하며,
"깨우지 말게. 선생은 정말 기인이시군.
밖에 불이 났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계속 주무시다니..."
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초당에 연기가 가득하자 관우도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유비의 곁에 서서 공명이 태연하게 자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그때, 공명이 잠을 깨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면서 잠자리에서 시 한 수를 읊는 것이었다.

큰 꿈을 누가 먼저 깨우는고 (大夢誰先覺 : 대몽수선각)
평생은 나 스스로가 아노라. (平生我自知 ;평생아자지)
초당에 봄 잠은 충분하데    (草堂春睡足 : 초당춘수족)
창밖에 해는 길기도 하구나. (窓外日遲遲 : 창외일지지)

 

※ 삼국지(펌해서) 올려드리고 있사오니 재미있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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