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시인
봄볕
김정숙
유채 위에 노랗게 냉이 위엔 하얗게
바람 사이 구름 사이 흔들리는 꽃잎 사이
아버지 따스운 손길 종일토록 내리네
" 오입질 도둑질 빼고 뭣이든 해보거라 "
노을결 넘으시며 달랑 주신 알 몸뚱이
성글은 곁가지에도 꼬투리가 맺히고,
이 세상 꽃들이 피는 이유 다 같아
뼛속까지 저 닮은 씨앗 몇 톨 남겨 놓고
들판 위 산전수전 山戰水戰 을 빈틈없이 수놓아
- 《 나뭇잎 비문》, 책만드는집, 2019
[김정숙 시인>
제주 출생
2009년 <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나도바람꽃》,
《나뭇잎 비문》출간.
제주작가회 회원.
바람 사이 구름 사이 흔들리는 꽃잎 사이
아버지 따스운 손길 종일토록 내립니다.
이 세상에 꽃들이 피는 이유가 다 같아서
사람살아가는 이유가 다 같아서
오늘도
꽃샘바람에 나부끼는 노란 민들레와 속삭이며 벗꽃 흐드러진 해안길 걸어봅니다.
그렇습니다.
뼛속까지 저 닮은 씨앗 몇 남겨놓고
봄 볕에 채 벙글지도 못한 자식들 남겨 놓고 이승 떠나는
아버지의 발길은 어땠을까요
들판 위에 산전수전 山 戰水戰 수 놓으며 살고 있는데 말입니다.
[글 김항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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