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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롬이야기](50) 일만팔천 신들의 고향, 사철 늘푸른 송당 당오롬
[오롬이야기](50) 일만팔천 신들의 고향, 사철 늘푸른 송당 당오롬
  • 문희주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20.12.18 18: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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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주 오롬연구가·JDC오롬메니저
◇새롭게 밝히는 제주오롬 이야기

신들의 본향인 송당 본향당집에 연하여 있는 뒷오롬에서 유래한다 

남쪽비자림로에서 본 당오롬
▲ 남쪽비자림로에서 본 당오롬 @뉴스라인제주

제주도에는 당오롬이라 부르는 오롬(비고)들이 많다. 이를 살펴보면 ➀구좌읍 송당리 산199-1 당오롬(69m), ➁조천읍 와산리 산7-1 당오롬(56m), ➂안덕면 동광리 산68-1 당오롬(118m), ➃한경면 고산리 산15, 또는 용수리4705의 당오롬(118m), ➄한경면 용수리 2705번지에 당알오롬(53m) 등이 있다. 이 외도 제주도에는 당에 연관된 오롬이 몇 군데 더 있다.

송당 당오롬은 제주시> 번영로에서> 좌회전> 비자림로로 내려가는 웃송당에 있는데 송당 4거리 가기 전, 일이백 미터 앞에 ‘송당본향당’ 돌비에서 우회전하여 50m쯤 더 가면 ‘본향교橋’와 주차장이 있는데 ‘여신 금백주(백주또)’에 얽힌 이야기도 쓰여 있다. 셋손당 신神 세명주와 웃 송당 神 금백주=백주또는 여신인데 알송당 신 소천국은 남신이다. 이 소천국과 금백주가 혼인하여 아들 열여덟과 딸 스물여덟을 낳고 그 아래로는 많은 손자들이 번성하였다.

‘백주또(금백조)’는 ‘소천국’과 결혼하여 아들 열여덟+딸 스물여덟을 낳았는데 이 자손들이 제주도 전 지역에 흩어져 마흔여섯의 당신堂神으로 좌정하였다. 당오롬 주차장 오롬자락에는 이렇게 세워진 사십여섯의 석상이 곧 백주또의 자녀들이고 이렇게 좌정한 제주 신은 ‘일만팔천’이라고 하는 신들의 본향이 ‘송당松堂’이다. 당오롬은 이런 본향당의 뒷오롬이다.

당오롬 탐방로 입구
▲ 당오롬 탐방로 입구 @뉴스라인제주

송당은 비자림로 4거리를 중심하여 구별된다. 이길 남쪽은 비자림로> 대천동으로 나가는 웃(上)송당이고 이길 아래는 비자림으로 가는 알(下)송당이다. 이 4거리 서쪽도 웃송당에 속하며 선흘리로 나가는 길이다. 이 길 동쪽의 셋(中)송당(제주에서 ‘셋’은 중간 또는 둘째를 말하는데 둘째아들은 셋놈, 둘째 딸은 셋년이라 한다)이고 송당에서 제일 큰 본 동이다.

송당의 ‘큰물’은 당오롬 앞 본향교 아래로 흐르는 큰내’이다. 그 아래 4거리 동쪽의 아파트(외지에서 송당학교로 전학 온 이들이 거주하는 곳) 아래는 ‘작은내다리’라 하고 그 아래 비자림로상 알송당 물은 ‘밴밭교’로 흐른다. 밴밭지경은 큰물이나 건천乾川이라 외지인은 그 내력을 잘 모른다. 필자가 중학교 1학년이던 14살 때 어른들은 밴밭지경의 3천평 땅을 세내어 유채를 심었는데 그 해 큰 비가 와서 모두 쓸어가 버려 하나도 거두지 못한 적이 있다.

송당 당오롬은 안덕 당오롬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안덕 당오롬이 대머리라면 송당 당오롬은 머리채 긴 비바리 같다. 동서남북 어디서 보아도 사철 내내 푸른 머리칼이 꼿꼿하여 씩씩한 제주 비바리를 보는 듯하다. 또한 남쪽에서 보면 다이어트 잘한 아가씨같이 군살 없는 뱃살인데 서북쪽에서 보면 S라인의 날씬한 허리가 보인다. 여기가 바로 당오롬의 말굽형 굼부리다. 허리가 이처럼 날씬하다는 것은 굼부리 깊이가 그만큼 없다는 말이다.

필자는 말굽형 굼부리를 세 가지로 나눈다. ➀하나는 안돌, 밧돌오롬 같이 굼부리가 있으나 눈으로 보일만큼 짧은 말굽형이다. ➁또 하나는 노꼬메, 검은오롬, 거슨세미와 같이 굼부리가 길게 뻗쳐 있는 긴 말굽형이다. ➂세 번째는 “저게 말굽형일까?” 할 만큼 굼부리가 날씬하여 마치 활처럼 휜 지미오롬이나 굼부리가 소실된 둔지오롬의 경우도 있다. 그래서 당오롬은 마치 다이어트 잘된 아가씨처럼 아름다운 S라인의 허리를 가졌다.

동남쪽작은내다리에서 본 당오롬굼부리
▲ 동남쪽작은내다리에서 본 당오롬굼부리 @뉴스라인제주

또한 아부오롬으로 나가는 동쪽 송당6길에서 당오롬을 바라보면 영판 다른 모습이다. 아부오롬으로 나가는 길, 오른 쪽 벌판 너머로 보이는 당오롬은 봉긋하게 솟아오른 성숙한 여인의 당당한 가슴을 보는 듯하다. 마침 길 건너 꽃동백 너머로 바라보는 당오롬은 한 겨울에도 상기되어 보인다. 당오롬은 용눈이오롬처럼 한눈에 보는 여인의 모습이 아니라 동서남북으로 돌아가며 그 모습이 크게 변하여서 마치 숨은 그림을 찾는듯 아기자기하다.

당오롬 주차장 위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왼쪽으로는 큰 후박나무, 오른 쪽으로는 동백나무들이 줄지어 있다. 12월에 일찍 꽃핀 동백나무가 있는가하면 대부분은 이제 꽃봉오리를 맺히고 있다. 여기서 오른쪽은 ‘본향당 당집’으로 나가고 좌쪽으로는 당오롬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여기서 50미터쯤 더 나가면 오른쪽으로 표지판을 보며 숲길로 난 길이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그리고 직진하여 쭉 나가면 ‘송당마로馬路’로 이어지는 둘레길이다.

당오롬은 어느 계절에도 늘 푸른 모습이다. 그러나 겨울서 봄까지는 동백꽃이 피어나고 3월 20일이 지날 쯤에는 왕벗나무 꽃이 피고 4월에도 산중에선 종종 산벗나무 꽃이 보인다. 늦은 봄 5월에는 때죽나무의 작고 하얀 꽃이 별처럼 피어나면 당오롬은 여름이 짙어진다. 여름 당오롬 의 상록수는 시원한 그늘이 혹서를 잊게 한다. 산 둘레나 산상이나 할 거 없이 당오롬은 늘 푸른 옷을 입고 있다. 산상 10월에는 예덕나무, 천선과 노란 단풍이 꽃처럼 물든다. 또한 11월부터 3월까지는 푸른 나무 아래 천냥금, 자금우 붉은 열매가 빨간 루비를 걸어 논 듯하다. 그러나 당오롬은 숲에 쌓여서 조망이 없으니 아쉽다.

당오롬은 제주오롬들 중에서도 한아름이 넘는 삼나무들이 많은 곳이다. 산 아래서부터 즐비하게 식재된 삼나무는 이 오롬의 주역이다. 그러나 산상으로 갈수록 제주산 곰솔들도 꽤 보인다. ‘송당松堂’이란 마을이름, 당이름이 ‘소나무당’이란 말이나 정작 ‘송당(본향당)’에는 소나무가 많지않다. 송당(본향당)은 소나무보다 참식나무,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사스레피, 아웨나무, 그럼비나무 등의 푸른나무常綠樹들이 대세다.

동북쪽에서 본 당오롬
▲ 동북쪽에서 본 당오롬 @뉴스라인제주

당오롬 아래 둘레 길에는 팔손이 푸른 잎들이 종종 보이고 하얀 꽃들을 피우기도 하였다. 당오롬 둘레길의 수종樹種은 산상의 나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이한 것은 둘레길 숲 아래 푸른 잎들이 싱싱하여 자금우인가 하였는데 자세히 보니 겨울딸기다. 잎을 들추지 않아도 빨간 열매들이 꽤 많이 보인다. 산상에는 산딸기 작은 나뭇잎들이 조금씩 보이는데 둘레길에는 아직도 푸른 잎 나무딸기들이 싱싱해 보인다.

본향당은 ‘신의神衣· 가락지· 목걸이 등이 궤 속에 모셔졌다 하는데 본향당의 제일祭日은 ➀음력 1월 13일에 대제大祭, ➁2월 13일에 영등신 맞이, ➂7월 13일에 마불림제, ➃10월 13일에는 시만국대제를 지내는데 젯날에는 신의를 내걸어 굿을 한다. 송당의 3동네 중 웃손당은 금백주 여신, 샛손당신은 세명주 여신, 알손당은 소천국 남신이 있다고 한다. 이 소천국과 금백주가 혼인하여 아들 18명, 딸 28명을 낳고 손자들이 번성하였는데 그 자손들이 제주도 각 마을에 흩어져 각각 제주의 ‘당신堂神’이 되었다고 한다.

본향당은 제주 18,000 신들의 조상으로 소천국은 알손당 고부니물에서 솟아나고 금백주는 강남 천자국에서 솟아났다. 금백주는 소천국을 찾아가 부부가 되고 아들딸을 낳는다. 그 중에 한 아들이 불효하자 돌함에 담아 바다에 띄워버린다. 그러나 그 아들은 동해용궁으로 들어가 용왕의 막내딸과 결혼하고 돌아온다. 아들이 살아서 돌아오자 부모는 겁이나 도망가다 고부니물과 당오름에서 각각 죽어 당신堂神이 되었다는 전설이다. 당오롬의 푸른 나무들이 신목처럼 치솟는 12월, 한파에도 물질하는 ᄌᆞᆷ수들 같이 금백주 여신 당오롬도 청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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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주 2020-12-19 01:17:56
당오롬은 높지 않고 가까워서 누구나 쉽게 탐방할수 있는 곳이다.
또한 계절없이 언제나 갈 수 있는 손 쉬운 곳이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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