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9 07:37 (월)
[현태식칼럼](188)이상한 법의 틀 속에 나는 안주할 수 없다
[현태식칼럼](188)이상한 법의 틀 속에 나는 안주할 수 없다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7.04.07 0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 대도로를 확장하면서 사진 속의 밭은 확장하는 일주도로 보다 4m 아래로 낮아져 마차·경운기가 드나들지 못하게 된 것이다. @뉴스라인제주

나는 시의원이 되고부터 제주시민의 대변자요 제주시민의 권익을 옹호해야 할 책무를 통감하고 척박한 토양에 풀뿌리 민주주의를 싹틔우기 위하여 악법의 굴레를 벗고자 부단히 노력하였다.

민주주의는 준법이 가장 중요하며 그렇게 하는 것이 사회질서의 기본이지만, 그 법을 인정하고 지키면 국민의 권리가 속박되고 시민의 불행이 자라나고 있음을 볼 때는 당연히 법으로 규제하니 지켜야 한다는데 동의를 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이다. 시민이 고통이 심하니 법을 개정하여 민주주의 이념과 시민행복 추구권에 맞춰야 옳은 민주주의 행정이고 정치라고 생각하고 주창하는 것이 나의 변이다.

그래서 의회 의원은 제주시청 말하자면 당해 지방자치 행정기관과의 관계에서 의회가 행할 의무만 하면 되는 것이지만 이것만으로 제주시민이 행복하거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 이럴 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과감히 나섰다.

국토관리는 건설부 산하 기관이 하는 것이다. 제주도 일주도로는 국도로서 건설교통부 산하기관이 제주개발건설사무소가 관리한다. 그런데 일주도로 확장을 하면서 민간의 고통을 아랑곳 하지 않은 것이다. 서쪽으로 도로를 확장하면서 도로에 접한 밭을 마구 헤집어 그 주인이 아무리 항의하고 개선을 요구해도 마이동풍이었다.

제주시 내도동에 거주하는 어느 아주머니의 밭이 도로 확장에 들어가고, 그도로가 완성되면 밭에서 국도로 올라가는 수단이 없어 밭을 경작할 수 없게 되었다. 새로 만든 길보다 밭이 너무나 낮기 때문이다.

밭주인 아주머니는 이 문제를 해결해 주도록 해당 관청인 제주개발건설사무소에 요구하여도 반응이 없고, 시청에 말해도 소용이 없고 그 지역 출신 의원에게 말해도 효과가 없었다. 그 아주머니로서 갈 수 있는 곳은 다 가보아도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제주시의회 의장에게 찾아왔다. 정말 분을 삭이지 못하며 하소연하는 것이었다.

밭에는 유채를 파종하였고 그 밭에 리어커를 놔두었는데 하루는 불도져가 들어와서 길확장공사를 하면서 유채고 리어커고 모두 깔아 뭉개버렸다는 것이다. 밭진입로를 만들어주지 않아 속이 상한데 이렇게 농사한 것을 뭉개고 농기구인 리어커는 박살을 내놓고도 보상해주겠다는 생각은 조금도 안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해결해달라는 것이다.

기초의회는 중앙부처기관과는 법으로는 상관이 없다. 그러나 의회는 고통받는 시민을 외면하면 안된다. 따라서 이 시민을 위하여 나는 움직여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나의 신념이다. 법률 조항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사는 이치와 합리적인가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아주머니와 같이 제주개발건설사무소에 찾아가 지사장을 찾아뵙고 물어보았다.

“이 기관은 국가 발전을 위하여 여러가지 국토개발 사업을 전개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국가 발전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자 합니다. 전체적인 발전을 위하여 개인이 죽고 사는 것을 외면해도 되고 개인의 생존권에 치명적인 손해를 입혀도 된다는 법률조항이 있습니까? 설사 그런 조항이 있다면 소장님은 죽어가는 개인이나 막대한 손해를 입는 개인을 무시하고 사업을 하시겠습니까?” 하고 물은즉 “왜 그렇습니까?”하는 것이었다.

“이 아주머니가 이 기관을 수차례 찾아와 전후사정을 말하고, 국도 확장으로 농지로 통하는 길이 없어지게 되었다고 해도 반응이 없고, 며칠 전에는 불도져가 들어가 유채밭을 망가뜨리고 리어커를 부셔버렸는데, 이 사무소가 국가적 사업이라는 미명하에 개인에게 손해를 끼치게 된다면 국가에 애착을 갖고 충성하고 이 정부에 대하여 신뢰할 사람이 있습니까? 정부가 개인 개인을 망하게 하고 생명을 경시하면 누구를 위한 개발이고 누구를 위한 정부입니까? 이 아주머니의 주장에 왜 귀를 기울이지 않고 공사를 합니까?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당신이 망가뜨린 유채밭과 리어커는 이 아주머니의 삶의 현장이고 생존의 수단입니다. 낡은 리어커는 고물가치도 없다고 도져로 찍어버렸지만 이 아주머니에게는 유일한 운반수단이요 삶을 지탱해주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밭은 통로가 없으면 밭의 구실을 할 수 있습니까? 왜 도로가 밭보다 엄청 높으면 그 원인 행위를 한 당신네가 통로를 만들어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되는데 무슨 조치를 약속도 해주지 않습니까?

나는 제주시민의 권리를 수호하고 복지를 향상시키고 행복을 증진할 시대적 사명의 띄고 생긴 제주시의회 의장으로서 법률적 상관 관계를 떠나 이 아주머니의 하소연을 듣고 귀 기관과 도의적 도리적으로 경우를 물어보려 왔습니다”하고 말을 하였더니 당장 담당자를 부르고 이 아주머니가 요구한 것에 대하여 어떤 조치를 취했길래 의장님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나 하고 물으니, 도급업자에게 잘 조치해서 말썽없이 공사를 하도록 했는데 일이 그렇게 됐다면서 즉시 처리하겠다고 대답하였다.

지사장은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수고스럽지만 억울한 시민이 없게 세심한 배려를 부탁한다 하고 헤어지면서 아주머니께 걱정마시고 가 계시도록 하였다. 그리고 잘 되려니 하고 잊어버리고 있었다.

한참 시일이 지나서 그 아주머니가 다시 찾아왔다. 아무 조치도 없다는 것이다. 다시 가서 말해 달라는 것이었다. 또 찾아갔다. 이번에는 좀더 거슬리는 마을 했다. “기관장의 말이 헛된 말이 되면 이 국가가 국가라 할 수 있습니까? 이 아주머니가 찾아와 아무 조치가 없다 하지 않습니까?”하고 말하니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현장을 직접 보고 잘 해 올리겠습니다”하는 것이었다. 이런 일로 얼굴 붉히면 서로 개인감정으로 발전하게 되며 인간관계도 아름답지 못하게 될 수 있으니 제발 이 아주머니의 일을 원만히 해결해달라고 부탁하고 돌아왔다.

몇달 후 그 아주머니가 와서 덕분에 잘 되었다고 하며 웃는 얼굴로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현장에 가본즉 하천변으로 축대를 잘 쌓아서 밭이 유실되는 것을 막아주고 유채값도 배상해주고 리어커 파손한 것도 돈으로 계산해 주었다는 것이었다. 그 아주머니는 그 밭에서 오늘도 농사를 부지런히 짓고 있을 것이다.

지방의원은 지방민의 고통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법이 정하는 범주에 안주하지 말고 뛰쳐나와서 노력하고 지역민과 고통도 함께 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어서 해결이 안되어도 애쓰는 것을 보여주면 의원에 대하여 시민이 이해를 하고 신뢰를 하게 된다. 나는 지역의료보험료 인하와 제주시 건축고도 제한 완화 법 개정 등 지방자치법을 넘는 일에 도전하였다. 왜냐하면 지방자치법 내에서만 의원 활동을 하면 위와 같은 중대하고 이해가 막대한 일을 하지 못하며 이 일을 해결해드리지 않는다면 나를 뽑아준 시민의 고통을 해소해주지 못한 의원이 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신대로5길 16, 수연빌딩 103호(지층)
  • 대표전화 : 064-745-5670
  • 팩스 : 064-748-5670
  • 긴급 : 010-3698-088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서보기
  • 사업자등록번호 : 616-28-27429
  • 등록번호 : 제주 아 01031
  • 등록일 : 2011-09-16
  • 창간일 : 2011-09-22
  • 법인명 : 뉴스라인제주
  • 제호 : 뉴스라인제주
  • 발행인 : 양대영
  • 편집인 : 양대영
  • 뉴스라인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라인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newslinejeju.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