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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백 사건이 뭐길래…' 조현오 경찰청장이 편지쓴 까닭은?
'이경백 사건이 뭐길래…' 조현오 경찰청장이 편지쓴 까닭은?
  • 나기자
  • news@nagiza.com
  • 승인 2012.04.27 16: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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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오 경찰청장
"이경백 사건은 2010년 서울경찰청이 각고의 노력 끝에 진실을 밝혀낸 것입니다. 그러나 극소수 비리 경찰관들과의 유착관계만 부각되고 있어 아쉽습니다."

30일 퇴임을 앞둔 조현오 경찰청장이 기자들에게 '룸살롱 황제 이경백 사건의 진실'이라는 편지를 남겼다. 강남 룸살롱 황제 이경백 사건은 경찰과 유흥업소 업주와의 유착관계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었다.

서울경찰청장 시절 그는 이경백 사건과 관련된 경찰관에 대해 날카로운 칼날을 휘둘렀다. 최근 검찰에 의해 드러난 이경백 사건에 대해 조 청장의 마음은 편치 않아 보인다.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인 듯 하다.

그래서일까. 퇴임을 얼마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조 청장은 A4 5장 분량에 이경백 사건에 대한 전모 아닌 전모를 담아놨다.

부패척결과 인사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했던 조 청장에게 이경백 사건은 퇴임을 앞두고 그냥 묻고 가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보인다. 안타까움 또한 묻어났다.

조 청장은 이 글에서 이경백이 어떤 인물이고 그를 왜 수사하게 됐는지 등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조 청장은 "이경백은 속칭 '삐끼'로 불리는 웨이터 출신으로 2000년 북창동에서 룸살롱을 개업한 후 사업을 확장해 강남·북창동 일대에서 10여개의 유흥업소를 운영해 온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평소 경찰·국세청은 물론 법원·검찰에도 든든한 인맥이 있음을 과시했다"며 "실제로 바지사장들만 수사 대상에 올랐을 뿐 이경백 본인은 단 한 번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2월 서초경찰서에서 가출 여학생을 수사하던 중 이경백이 실소유주인 룸살롱에서 성매매를 강요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이경백이 바지사장을 채용하고 경찰 수사팀을 검찰에 고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집요하게 수사를 방해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나 3개월간 73개의 계좌·장부를 집중 조사한 끝에 42억여원의 세금 포탈·미성년자 고용 혐의 등을 입증해 2010년 6월24일 이경백을 구속했다"며 "현재 이경백은 1심에서 징역 3년 6월·벌금 30억원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라고 전했다.

조 청장은 수사 당시 비호세력 색출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이경백과 통화한 경찰관이 130명이었음에도 축소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 청장은 "통화내역 조회를 통해 이경백과 연락한 경찰관 69명을 확인했으나 금품수수를 부인하고 이를 뒤집을 증거가 없어 '유흥업소 업주와의 접촉금지' 지시 위반으로 40명을 징계(배제징계 6명)했다"고 설명했다.

조 청장은 "징계 수위는 통화횟수 등을 기준으로 정했으며 서울청 소속이 아닌 6명은 서울청장의 지시를 따를 의무가 없어 징계를 받지 않았다"면서 "관련 수사를 축소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또 검찰 수사에서 유착 관계가 밝혀진 이유는 경찰이 이경백을 구속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이번에 경찰과 유흥업소간 유착이 드러난 것은 2010년 경찰이 증거 확보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경백을 구속했기 때문"이라며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직내 잔존하는 0.2%의 비리를 발본색원하겠다는 방침 아래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퇴임을 앞둔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소식이 잇따르는 것을 보며 착잡하고 무거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그간의 경찰 비리는 경찰 모두가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은 지속적인 자정운동을 통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으며 이는 객관적 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면서 "서울청의 끈질긴 수사가 없었다면 유흥업소 유착비리가 해결되거나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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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2012-04-29 01:43:35
조현오 경찰청장의 그 자신만만한 모습이 보이지않아 섭섭하군요.
다음에도 조청장님 같은 강직한 분이 오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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