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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달환 칼럼](132)행복은 추상명사가 아니다
[현달환 칼럼](132)행복은 추상명사가 아니다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7.10.12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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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달환 시인/수필가

행복은 추상명사가 아니다

               초인 현달환

흔들리는 나뭇잎을
나무라지 마라
흔들림에
그 흔들림으로 인해
뿌리는 더 강해져있음을
더 싱싱해졌음을
나무는 잘 알고 있다는 것,

방안을 어지럽힌다고
집안을 흔들어놓는다고
결코 나무라지 마라
어지러우면 줍고
그 어지러움으로
다시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관계를 만들었나니,

참행복은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어라
손으로, 눈으로 피부로 부대끼는 것
뜨거움도 시원함도
체온으로 이어
땀으로 만들어 가는 것

행복은 더 이상 추상명사가 아니다

▲ 현달환 시인/수필가 @뉴스라인제주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의 의미를 내린 유명한 명언이 있다.

When one door of happiness closes, another opens. but often we look so long at the closed door that we do not see the one which has been opened for us.

[행복의 한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나 우리는 닫힌 문만을 오랫동안 바라봄으로써 이미 우리에게 열려진 다른 문을 보지 못한다. -미국 사회사업가 헬렌 켈러(Helen Keller, 1880~ 1968)]

헬렌켈러가 남긴 이 명언은 약 130년 전에 했던 말이다. 사실 행복이란 정의는 누구나 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내릴 것이다.

왜냐하면 각자의 삶이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나 살아간다는 것은 같은 의미이다. 누구나 그렇게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살아있는 자에게 느끼는 최대의 만족은 행복이다. 그런데 우리는 행복을 느끼면서도 행복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웃음은 과연 없는 것일까? 우리가 보내는 미소는 없는 것일까? 우리는 행복이 어디서 뚝 떨어지는 것처럼 생각하는 이가 많다. 행복은 저 명언처럼 한쪽 문門에서 들어오는 것이다. 그 문으로 들어오지만 또다른 행복을 찾아 그냥 다른 문으로 흘려보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보낸다고 생각하면 쉽다. 한쪽 귀로 흘려보내면 어찌되는 것인가? 즉 건성건성, 대강 깊이를 생각하지 않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좀더 행복의 의미를 음미하는 데 있어 더욱 집중해야 한다.

사실, 행복은 큰 기쁨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가볍게 살짝 오는 기쁨이 오래도록 남는 것이다. 그러한 가벼운 기쁨이 행복의 속성을 더 짙게 만들고 있는 데 사람들은 그 가벼움을 소홀하게 맞이하고 흘려보내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 행복이란 인생의 최대 목표이다. 나도 그렇지만 이글을 읽고 있는 모든 이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다. 인생이 행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학과 함께 자책도 하는 것이다.

만약에 행복이 따뜻한 햇살이라면 그 햇살을 쉽게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비가 온 뒤 비추는 햇살을 어찌 그냥 보낼 것인가?  밤이 끝나고 새벽이 오는 미명아래 햇살, 아침에 뿌려주는 햇살을 어찌 그냥 보낼 것인가?

햇살은 또 오래가지 않겠지만 그 햇살이 비추는 시간만큼은 단단하게 온몸으로 체득해야 어려울 때, 힘이 들 때 견디고 이겨낼 수가 있다.

우리는 뜨거운 여름을 고대하면서 사는 게 아니다. 오히려 더운 여름 뜨거운 햇살이 피부에도 안 좋고 해가 될 수가 있다. 

우리 곁에 그러한 햇살,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늘 곁에 있지만 그 행복을 찾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인간이 행복을 가장 잘 체득하기 위한 방법은 늘 표현하는 것이다. 나무가 바람에게 인사하듯, 구름이 바람에게 인사하듯, 아이도 어른도 서로 대화하는 것이다. 대화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그 사랑이 없다면 대화는 이미 논쟁이 되고 싸움이 되는 것이다. 즉, 행복안에는 사랑이 늘 따라오는 것이다.

시월이 되니 요즘 내 주위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숨 쉬지 못할 정도로 바쁜 일상이다. 그럼에도 혼자 있을 때는 행복을 느끼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한 일들을 하지 않으면 병이 날 것 같다.

세상에 직업은 많지만 그 많은 직업을 혼자 갖지는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알게 모르게 2~3가지는 다른 직업을 갖고 다닌다.

그것은 시간을 아주 바쁘게 살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러한 일들은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경쟁이라는 심리에서 사회현상이 되어버렸다. 살기위한 '발악'일지도 모른다.

그런 경쟁사회에서 다시 공생하는 사회로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가는 것은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 그런 와중에도 소소한 행복을 느끼려고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숨쉬기조차 힘겨운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

가을이면 한번은 억새도 보고 하늘도 보고 꽃도 구경하고 낮이 아니면 밤에라도, 아니면 노래방에서 혼자 노래라도 불러보고, 편의점에서 캔맥주나 커피라도 한잔 마셔보기도 하면서 다양하게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 여생은 긴데 오로지 똑같은 일만 한다면 인생이, 일생이 얼마나 무미건조한가.

바야흐로 하늘만 봐도 울컥 푸르름이 내려앉는 가을의 중턱에 와있다. 가슴에 행복이란 글자를 품고 그 가을로 걸어가 보자.

행복은 결코 머릿속에 그리는 것이 아니고 만지고 느끼고 내가 품은 바구니에 그 행복을 담아오는 것이다. 내가 향유할 수 있는 크기만큼. 

행복은 나 자신부터 시작된다. 내가 행복하지 않는다면 세상도 결코 행복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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