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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달환 칼럼](126)한잔할래?
[현달환 칼럼](126)한잔할래?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7.09.07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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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할래?

-초인 현달환-

누군가
소주 한잔할래?
물어온다면

“나지금 외롭다
나지금 그립다
나지금 보고싶다
나지금 울고싶다
나지금 떠들고싶다
나지금 미치고싶다
나지금 자랑질하고싶다
나지금 발악하고싶다
나지금 씹고싶다
나지금 죽고싶다“
라는 뜻일거야

소주한잔할래?

한 잔에 담긴 의미는
집앞 마당 우물보다
깊다

‘소주한잔할래’라는
유혹, 못 이기는 이유
거기 있다

▲ 현달환 시인/수필가 @뉴스라인제주

주위를 둘러보면 아무도 없는 것 같은 시간이다. 바람도 불고 비가 오고 도대체 날씨의 변화처럼 무쌍한 것은 없다.

그 날씨에 따라 우리는 기분이 우울하기도 하고 산뜻하기도 하고 늘 변한다.

인간이 사회를 형성하고 삶을 살면서 소통이란 것은 필수적이다. 사실 멀리 있는 사람과 아주 가까이 소통이란 걸 이뤄지게 한 것은 전화기의 발명 때문이다. 그전에 소식을 전하기 위해 편지라는 것을 많이 접했지만 시일이 오래가고 수신자에게 정확히 전달되는 지는 의문이 있었다. 그런데 전화기의 발명으로 과거로부터 이어졌던 편지의 기능은 약화됐다.

그렇게 본다면 전화기의 발명은 인류의 소통을 가깝게 만든 주요한 발명품이라 말할 수 있다. 그 전화기에 애플리케이션 등이 깔려 여러 가지 기능을 활용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전화기의 의미는 멀리 있는 사람과의 거리를 가깝게 만든 소통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소통을 잘하려면 우선 관심을 갖고 만남이란 시간을 가져야 한다. 물론 꼭 그렇진 않지만 최종적으로 만남이 있음으로 인해 소통이란 목표는 극대화가 되고 최고치가 되는 것이다.

이 전화기란 발명품도 일종의 편지처럼 통신의 한 수단인 것이다. 편지나 전화기나 약속을 잡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단지 빠름과 느림의 차이일 뿐이다.

이젠 전화기라는 이 명품을 애인보다 소중하게 다루며 갖고 다니고 있다. 애인보다 좋은 게 늘 24시간 갖고 놀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주머니에 담고 다닐 수 있다는 것 등 장점이 많기에 많은 사람들이 전화기에 목숨을 걸고 있는 것이다.

그 전화기에 들려오는 소식들, 문자 메시지들이 수없이 들려오고 전해올 때 우리는 선택을 잘해야 한다. 그 선택을 잘못했을 때 많은 아픔이 있고 눈물이 따라 오는 것이다.

친구가 ‘한잔할래?’ 라는 의미를 잘못 받아들이고 판단한다면 난처한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누군가 외로우면 가야되지만 본인이 피곤하면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거절을 한다는 것이다.

그 거절을 잘 하는 것도 무턱대고 한다면 관계가 오히려 더욱 나빠질 수도 있다.

그러고 보면 살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고 실천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거절도 해야 하고 승낙도 해야 되고 예의도 알아야 하고 동조도 해야 되는 삶이 있는 것이다.

이런 관계의 일들은 학교에서 배워주진 않지만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관계를 설정하면서 놀이문화와 단체 활동을 통해 성격을 형성할 수 있는 데 과거의 교육은 그런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 하나의 방침이나 지시로 인해 만들어진 관계라 할 수 있다.

그런 영향으로 주도적인 성격이나 행동이 잘 안 나온다. 복잡한 세상으로 인한 과식Overeat 이라 할 수 있겠다.

바야흐로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어느 누군가는 소주 맛이 끝내주는 계절이 왔다고 좋아 하지만 소주를 무턱대고 마시기 위해 사는 것은 너무 무의미하다. 그래서 요즘은  소주보다 커피가 오히려 만남의 밥상에 더욱더 많이 올려져있다. 소주를 마시고도 커피는 마지막 입가심으로 하듯 끝내서 오기에 인간의 기호식품으로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은 문화인의 생활을 영위한 후에는 아래로 내려온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어 좌절감에 빠질 수 있다. 심지어 우울증으로 자살마저 하는 일이 종종 있다.

세상이 살만한 만큼 대가가 따르는 것이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소주한잔'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며 관계를 형성한다면 우리는 오히려 더욱더 큰 발전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모처럼 지인이 코스모스를 찍은 사진을 보내줬다. 코스모스라는 단어는 ‘우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 연약한 꽃인데도 그 의미는 엄청난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힘없고 볼품없는 인간이지만 엄청난 파워를 자랑하면서 등장할 수 있다. 그러기에 함부로 사람을 대하지 말고 누군가 소주 한잔할래? 하면 ‘당근!’하면서 나갈 수 있는 여유 혹은 객기도 부려보는 것도 삶을 살아가는 방편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단지 소주한잔만 먹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을이 무르익어간다.

앞만 보지 말고 주위도 둘러보는 시간도 조금은 가져보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의 손들이 춤을 추며 유혹하듯 주위 사람들도 나에게 그런 시선과 손길을 보내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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