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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진의 시의 정원](27) 아름다운 협재 바다
[양순진의 시의 정원](27) 아름다운 협재 바다
  • 양순진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20.08.27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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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시인
▲ 김영기 시인 @뉴스라인제주

아름다운 협재 바다

김영기

하늘을
그대로 받아
하늘이 되는 바다

속살까지
다 보이니
참으로 아름답다.

싫은 것  다 받아주는
마음마저 곱구나.
 

양순진 시인
▲ 양순진 시인 @뉴스라인제주

  오늘 저녁 7시, 문학의 집에서 김영기 시인 초청 북토크 '짧은 만남 긴 이별'이 있다. 위의 '아름다운 협재 바다'는 동시조다. 제주교육박물관에서 발간한 '올레길 따라 동시조 짓기' <탐라가 탐나요> 51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다.
  그렇다, 김영기 시인은 우리 민족 전통 정형시인 시조 시인이면서 동시조를 쓰는 아동문학가다. 한국동시문학상, 제주문학상, 새싹시조문학상을 수상한 제주 시조, 동시조의 대가다. 교장 선생님으로 퇴직 후에도 광양초등학교에서 글쓰기 지도를 하고 있는 시조에 대한 열정, 아이들을 향한 사랑의 크기가 대단하신 분이다.

  이 동시조는 아름다운 협재바다를 마음으로 노래한 시다. 그 어떤 비유적 언어를 고르고 골라도 '아름다운'이라는 단어 이상의 것을 발견하지 못한 듯하다. 그만큼 아름답다는 의미라 여겨진다.
  협재 바다에는 해수욕장이 있는데 한림읍 한림공원에 인접해 있다. 조개껍질가루가 많이 섞인 백사장과 옥빛 바닷물이 어울려 아름답기 그지없다. 또한 앞  바다에 떠 있는 비양도, 마치 환상 속에 있는 듯하다. 그래서 여행객들에게 월정, 함덕, 김녕 해수욕장과 더불어 인기가 대단하다.

  이 동시조는 협재바다의 풍광의 극찬은 물론 그 깊은 마음까지 읽어 감사하는 마음을 담았다.
   1장에서 '하늘을/ 그대로  받아/ 하늘이 되는 바다//'라고 했다. 협재바다에 가면 하늘과 바다 경계선이 없다. 푸른 하늘이 그대로 내려와 푸른 바다가 된다. 협재 바다에 몸을 담그면 하늘에 떠 있는 듯 바닷 속 용궁에 있는 듯 그 환상감에 빠지게 된다. 어른들은 아이가 되고 아이들은 돌고래가 된다. 하늘과 바다 밖 세상은 끼지 못한다. 자연과 동화되는 순간이 있을 뿐이다.

  동시와 동시조가 다른 점이 동시조는 마지막 장 첫 수가 3자라는 것, 둘째 마디에는 5~7자를 써야한다는 것이다. 이 동시조는 그 규칙을 잘 지켜주었다.

  2장에서는 '속살까지/ 다 보이니/참으로 아름답다//'라는 표현을 했다. 그만큼 맑다는 것이다. 바닷 속 해초, 물고기, 흰 모래가 환히 비춘다는 것이다. 뾰족한 돌, 쓰레기는 눈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 천혜의 바다, 이 지구상에 어디 있을까. 그렇게 마음속까지 환히 보이는 맑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제주, 협재 사람들!

  3장에는 주제가 집약되어 있다. '싫은 것 다 받아주는/ 마음마저 곱구나.//'라며 인간의 성선설, 성악설을 인정하고 맹자의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일컫는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을 떠올린다.
  좋은 것, 화려한 것은 누구나 수용하기 쉽다. 그러나 싫은 것, 부정적인 것, 소외된 것 등은 다 허용되지 않는 게 이 세상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자연으로 떠나고 자연에게 배운다. 협재바다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삶의 무거운 옷을 벗기 위해서다. 지친 일상에 대한 위안을 받기 위함이다. 언제나 그 답을 주었다, 협재바다는.

  9월에 협재에 있는 재릉초등학교로 동화책 만들기 수업 간다. 9월엔 마음껏 '아름다운 협재 바다'를 음미할 것이고, 한림공원, 비양도와 어우러져 반짝이는 동심의 바다에 빠져 수영하고 싶다. [양순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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