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개발 소방수라고 자처했던 제주도정이 선봉에 있기 때문” 주장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은 30일 “흡사 전쟁터 같았다. 여기저기 베어지고 뿌리가 뽑히고 어린 삼나무들이 짓밟혔다”고 쏘아붙였다.
이 단체는 이날 오후 3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과 퍼포면스를 갖고 비자림로 생태도로에 대한 시민공청회 개최를 촉구하고 현재 도로확포장 공사가 중단된 비자림로의 풍경에 대해 개탄했다.
이어 “제주는 가는 곳마다 공사판이다. 숲을 파괴하고 땅과 돌을 깨뜨리며 확장도로와 커다란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다”며 “투명했던 제주 바당은 어느새 인분 냄새가 나는 곳이 생겨나고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해녀들은 물에 들어가도 점점 잡을 게 없다. 관광객도 제주도민들도 난개발의 피로감으로 걱정의 한숨을 쉰다”며 “제주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나”라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비자림로 파괴의 충격이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공분을 사고 있는 건 그 길에 대한 추억과 생명에 대한 소중함뿐만 아니라 난개발 소방수라고 자처했던 제주도정이 난개발과 파괴의 선봉에 서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어 “916그루의 나무를 하루 아침에 짓밟아 버리는 학살과 닮은 폭력성 때문”이라며 “비자림로의 삼나무는 아무 죄가 없다. 그 자리에서 많은 생명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왔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제주 도청 앞에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제주’라고 크게 씌어져 있다”며 “지금의 파괴들이 공존인가. 지금의 제주가 과연 청정제주라 할 수 있는가”라고 원 도정을 비판했다.
이어 “주민 편의를 위해서라면 비자림로 숲 파괴를 최소화하면서 도로 정비를 할 수 있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었다”며 “원희룡 도정은 최대 폭 40미터 가까이 되는 고속도로 수준의 도로 확장 공사를 수많은 생명을 죽이며 강행해버렸다”고 날을 세웠다.
또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인 제2공항의 연계도로로 추진되고 있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이 단체는 “아직 결정 나지도 않은 제2공항 연계도로 사업이라는 것이 비자림로 숲 파괴의 본질, 고속도로 수준의 도로 확장 사업의 본질”이라며 원희룡 도지사의 ‘생태도로’ 발언과 관련된 비판도 나왔다.
이어 “원희룡 도지사가 밝힌 소위 ‘생태도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할 수밖에 없다”며 “아직까지 정체를 밝히지 않고 있는 그 구상이 어떤 건지 우리는 알 권리가 있으며 또 다시 그 전처럼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한다면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단체는 비자림로 도로확장 공사 계획 철회와 비자림로 생태도로에 대한 시민공청회 개최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들은 비자림로에서 벌목된 삼나무 가지들과 함께 제주도청 앞에 드러눕는 퍼포먼스를 전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