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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칼럼](157)의장실 찾아와 항의하는 봉개(奉蓋)동민
[현태식칼럼](157)의장실 찾아와 항의하는 봉개(奉蓋)동민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6.12.2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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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의회가 활발히 움직이자 봉개동민들이 의장실에 집단으로 찾아와 쓰레기 매립장소를 다른 장소로 옮기라고 하였다. 나는 태도를 분명히 하였다. 그들은 쓰레기를 봉개동 지역으로 보내는 것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지난 2년간 쓰레기거부운동으로 매립장 건설을 저지했고 이로 인해 사법당국에 대표자가 입건되어 재판받고, 몇 달간 구류되는 사고도 있었지만 우리는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덧붙여 지방의회가 생겼으니 이제 시민의 편에 있어야 할 의회가 응당 시민의 편을 들어 집행부에 시정되도록 압력을 행사하여 주라는 것이었다. 나는 “당신네 뜻은 바르게 이해하지만 그 요구에는 반대이며 이제부터 나의 말을 들어보고 양심에 호소해서 깊이 생각해보고 맞으면 받아들이고 틀리면 그 이유를 설명하여 의장인 제가 납득되도록 하여달라”고 한 다음 나의 생각을 말했다.

“나는 제주시민이 만든 쓰레기를 제주시내 어느 장소에라도 갖다 버려야 하는데, 쓰레기매립장으로 더 좋은 곳을 찾아낼 능력이 없음을 확인했다. 가장 합당한 곳으로는 지금 결정한 장소라고 생각하는데 만약 내 생각이 틀렸으면 이 문제로 시청과 다투어온 여러분은 적합한 곳을 알고 있을 것이다. 장소를 가르쳐 주십시오. 그러면 검토하고 사살이 확인되면 장소를 변경하도록 하겠습니다. 합당한 장소를 버려두고 지금의 장소로 가겠다고 하면 그건 봉개동민을 고의적으로 괴롭히는 행정행위이므로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됩니다. 봉개동민 앞에 반드시 제가 서서 항의를 펼쳐 나갈 뿐만 아니라, 기필코 여러분이 말하는 장소로 변경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봉개동민도 알고 있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더 합당한 장소를 제시하지 않고 지금의 장소를 쓰레기매립장으로 사용하는데 절대 반대하려면 남의 마을, 다시 말해서 노형동에 쓰레기 매립을 해서 20년 가깝게 쓰레기를 버릴 때 노형동민의 고통에 대하여 지금까지 봉개동민이 취한 태도에 대하여 해명이 있어야 합니다. 기반시설이 전혀 없이 마구잡이 쓰레기 하치장으로 인하여 노형동민이 그동안 받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불편사항을 호소했을 때, 봉개동민이 그들에게 미안감을 표했다는 마을 들어본 적 없습니다. 그리고 노형동민이 불편과 고통이 심하여 봉개동에서 나온 쓰레기는 안받겠다고 한 적도 없습니다. 이제 노형동 쓰레기매립장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음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인데, 제주시는 쓰레기 처리를 포기하고 제주시 전체가 쓰레기장화하는 것을 그대로 놔두자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 봉개동민의 합의된 의견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봉개동민이 당당히 쓰레기 매립설치에 대하여 주장하려면 시범을 보여야 합니다. 어떻게 하는가 하면 먹고 대소변을 배설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잡쓰레기도 발생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제주시민에게 우리처럼 쓰레기 자체를 발생시키지 말라, 그러면 쓰레기문제는 근본적 해결이 된다고 말입니다. 지금처럼 인분은 도두동에 있는 분뇨처리장으로 보내고, 쓰레기는 노형동으로 보내면서 봉개동으로 쓰레기가 오는 것은 반대만 하는 것은 님비현상, 말하자면 궂은 것이 내 앞마당에 오는 것은 절대 안되고, 너의 앞마당에 가야한다는 주장은 어디서도 정당화되지 않을 뿐만아니라 같은 사회를 이루는 공동체도 이롭지 못합니다. 내 말이 좀 심해서 듣기에는 매우 불쾌할 것입니다. 어감이 아름답지 못한 것, 봉개동민들의 마음에 안드는 것은 죄송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저의 위치도 이해하시고 제가 말씀드린 말의 속뜻을 생각해보셨을 것이니 특히 논리상 경우상 맞지 않은 것은 말씀해주십시오”하고 말씀드렸더니 의외로 강한 반발이 없고 내 말에 동의한다는 표정이었다. 봉개동에는 시유지가 많아 쓰레기매립장도 시유지 일부에 설치하는 것이지만, 딴 곳에는 그런 조건을 갖춘 곳도 없다.

혐오시설은 처음 계획을 세울 때 치밀하고 신중히 생각해서 결정되면 그 조건을 끝까지 설득하고 설명해서 지역민의 동의 얻어내야지 우유부단하여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실패하고 만다. 그러니 논리도 제대로 개발하여 상대가 받아들이게 해야지 반격할 여지를 주면 안된다.

그동안 제주시에서는 어떻게 해서 지금까지 미루어왔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나는 봉개동민과 처음 대좌해서 의견을 교환해보고도 충분히 해결 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다.

봉개동민들은 그 후 여러 차례 더 나를 찾아왔다. 삼양동 수원지 위에 쓰레기 매립장이 생기니 침출수가 식수원을 오염시킨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나는 여기에 대해서도 태도를 분명히 했다. “노형동쓰레기 매립장은 외도식수원 상류에 있습니다. 그리고 기반시설이 전혀 없어 식수원 오염가능성으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철저한 예방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제주시민 전체는 쓰레기 처리비용을 지불하야 합니다. 내가 발생시킨 쓰레기를 공짜로 다른 곳에 버리고 그 쓰레기로 고통받는 사람에 대하여 배려가 없다면 그런 시민은 쓰레기 더미 속에 살아야지 쓰레기 버릴 자격이 없습니다. 나는 제주시민이 그렇게 몰염치 않다고 확신합니다. 봉개동민이 필요한 숙원사업은 이번에 전부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잘 연구했다가 내어놓으십시오, 여러 번은 안됩니다. 왜냐 제주시민이 쓰레기 처리에 전 재산을 바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현장 답사와 시행청에서 현황설명을 들은 다음 다시 대화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설득하여 그렇게 거세게 항의했던 봉개동분들의 마음을 반쯤 돌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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