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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칼럼](129)만원 출자 거부하는 우리 시장님
[현태식칼럼](129)만원 출자 거부하는 우리 시장님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6.09.06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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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지방자치는 지방민의 일을 그 지역 주민 스스로 풀어나가서 지방민의 뜻에 맞는 방향으로 정치·행정·경제·사회·문화·환경·교육이 진행되고 발전하여 가는 것이 올바란 지방자치다.

타율에 의하여 재단되던 지역 운명이 자율로 결정하는데는 그 지방공무원의 의식, 윤리, 능력이 타율시대와는 판이해야 한다. 그 지역민의 의견을 수렴·통합·조정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하고, 공익을 위하여 자기를 희생하며 지방과 지방 나가서 전세계의 다른 국가와도 부단한 경쟁이 있어야 한다. 거기서 승자라야 살아남기 때문에 그 지방의 앞날에 대하여 항상 예견하고 나갈 바를 제시하며, 지역 주민을 설득하여 협력하게 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이 기능이 작동하지 않으면 자연히 다른 지역보다 낙후하게 된다. 지역 주민도 지방자치가 되면 훨씬 책임이 무거워진다. 타율시대는 정부나 행정기관의 처분에 의하여 따라가면 되었으나, 취사선택에 대하여 결과적 책임이 모두 스스로에게도 돌아오기 때문에 실패를 예방하고 성공하기 위하여, 또 올바르며 성과있는 선택을 위하여, 지식과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및 동사무소에 대하여서도 부단한 건의와 요구와 감시와 격려가 있어야 한다.

나는 마을금고 이사장이 되고, 부실한 금고를 정상화시키기 위하여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을 때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새마을금고는 새마을운동의 일환이고, 새마을운동은 한 마디로 표현하면 잘살기 운동이다. 이 운동은 정부에서 주동하여 민간운동으로 확신시킨 것이다. 새마을금고는 경험 없는 일반인이 행정부에서 권장한다고 참여하였다가 많은 부작용도 발생하였다. 부작용이 생기면 금고는 지역의 영세민의 출자와 저축을 자산으로 해서 운영하기 때문에 극빈자 영세민을 더욱 빈곤의 수렁으로 몰아넣게 된다. 큰 기업의 부실화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금고의 부실은 가난한 서민을 분노케 한다. 사회 밑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분노가 커질 때 일어나는 사회문제는 심각해지는 것이다. 나는 이 점을 중시하고, 도 새마을과에 가서 제도적 보장이 없는 금고운동 권장과 그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물었다.

그리고 시장실로 찾아가서 “금고가 하는 일은 사회 공익 사업이고 이는 시장의 행정행위를 돕는 일입니다 .따라서 금고가 제대로 자리잡고 성장하여 본연의 목적을 수행케 하는데 시장님도 협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시장님도 거주지가 신제주이기 때문에 (당시에는 시장관사가 신제주에 있었음) 따지고 보면 신제주 주민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지역금고인 신제주새마을금고에 회원이 되어주셔야 하며 회원이 되는 자격은 ‘일만원’ 출자이기 때문에 만원만 출자 하십시오. 시장님도 출자하고 금고의 회원이 되었다는 것을 동민이 알면 시너지 효과가 대단하여 금고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모처럼 찾아가 부탁하는 이 말에 시장이 그렇게 냉담할 수가 없었다. 허탕치고 만 것이다. 시장이 시민을 위하여 일하는 자리 아닌가? 지금 시장은 공익정신이 있는가. 왜 이런 시장이 이 지역 시장이 되는가? 수수께끼였다.

다음해 연동을 연두수신하여 동민과 대화하고 동정을 점검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나는 그 자리에 참석하고 동민의 의견을 물을 때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며 1만원 출자를 권유하였다. 그 대답이 이랬다. “신제주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주민에게 대출을 잘해주노라 했는데 보증 없이도 대출해줍니까?” 이에 대해 나는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도 협동하여 다른 사람을 돕고자 푼돈을 출자하고 예금하는 갸륵한 일을 하는데 시장님이 자기 동네사업에 그것도 시대적 요청이고 정부가 주도한 새마을운동 사업에 그렇게 냉담할 수 있나’ 생각하니 관료사회에 대한 믿음이 싹 없어졌다. 그 당시 새마을운동 제주시지부장 이성종씨는 마을금고마다 20만원씩 출자해준 것만 보아도 제주시장님의 공익정신이 희박함을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 같았다.

시장님마다 이런가 하여 다음에 시장님으로 부임한 전창수 시장님을 시장실로 찾아 뵙고 새마을금고의 취지를 말씀드리고 일만원 출자를 부탁드렸더니 “당신처럼 찾아와서 말하는 사람은 처음이다. 왜 그렇게 좋은 일을 외면하겠는가?”하면서 20만원을 출자하여 주었다. 그러니 고위직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고위직에 오른 사람 개인의 인격과 품성이 문제임을 그제서야 알았다. 사람을 같은 값으로 치면 안되고 개개인을 잘 구별할 필요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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