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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칼럼](117)중앙연합회장에게 항의서신 보내
[현태식칼럼](117)중앙연합회장에게 항의서신 보내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6.06.25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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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금고 이사장을 해보니 기가 막혔다. 아무리 잘살기 운동에 동참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라고 하지만, 나같이 자기 재산을 축내며 몸바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새마을운동에 크게 참여합네’하고 그 속에서 이득을 취하는 사람이 허다했다.

새마을금고중앙연합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방에서, 농촌 산간벽지에서, 비린내 나는 어촌에서 국민생활 향상과 국가경제 부흥을 위하여 영일 없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혹독하게 일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앞날에 좀더 희망을 불어넣기 위한 새마을금고운동에 헌신하는 사람이 허다한 반면 중앙에서는 단위금고의 지불준비금 비율을 정하여 연합회에 예금시키고, 출자시키고, 안전기금부담금을 납부시키고 해서 그 돈을 운영하여 이익을 낸다. 그러면서 중앙회장은 수백만원의 월급과 활동비를 받고 있지 않은가. 경영의 많은 부분을 시골사람이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시골의 가난한 사람, 도시의 영세민을 구제해야 할 돈이 중앙금고에서 희생하고 봉사한다고 외치는 양반의 생활비로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 부당성을 중앙회장에게 서신으로 지적하였다. “새마을운동을 진실하게 한다면 서울의 책임자는 시골사람 보다 몇 배로 희생과 봉사를 해야합니다. 금고 창립을 전국에 독려만 하여놓고 지역에서 파산이 속출하고, 지역경제가 파탄이 나며, 민심이 흉흉해지고, 주민간에 마찰과 갈등이 일어나도 별다른 대책은 세워주지 않고 방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지역금고의 자금을 중앙으로 보내도록 한 때문에 지역은 어려움이 겹쳐 금고 운영에 애를 먹고 있는데 중앙회장은 월급 이외에 활동비를 넉넉히 책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하고 장문의 편지를 보내었더니 이 편지내용을 새마을금고 관계자를 교육하는 연수회장에서 공개하고 시골 제주도 신제주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잘못 알고 분수를 모르는 것으로 혹평했다는 소문이 전해졌다. 그러니 새마을금고제주시협의회에서 말썽이 번졌다.

“금고에는 대선배도 있고 대형금고 이사장도 있는데, 그런 편지를 보내려면 사전에 자기들에게 양해를 얻어야지 너무 건방지다” 이것이 대형금고 어느 선배 이사장이 하는 말이었다. 전두환 정권 시절 입만 한번 잘못 놀려도 곤욕을 치르는 철권정치 치하에서 중앙이라 하면 벌벌 떠는 이 분들. 내가 그런 편지 보내겠다고 한다면 “잘난체 하지 말라” 성토나 하지 동조해줄리도 없다. 개인의 의견을 서신으로 보내는데 그것은 개인의 자유지 누구에게 허가받는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 아닌가.

새마을금고는 자기지역의 경제·사회·문화 향상을 위한 조직이다. 그래서 금고를 파산시켜 그 여파가 다른 금고에 악영향을 주지 않으면 그만이지, 각 금고가 독립된 마당에 누가 누구를 좌지우지 하지 못하는 것은 아주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은 지역의 몇십 개도 안되는 금고의 이사장 중에는 이사장들에게 지배적 역할을 해보고자 하는 비민주적 발상을 하는 사람이 더러 있었다.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모이면 분위기가 썰렁하였다. 하지만 나는 ‘당신네는 아마 평생에 한번 옳은 주장 해보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 시골이 중앙에 예속되어 계속 손해보는 것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발언을 한 것이니 당당하다’고 생각하며 그들의 말을 일소에 부쳤다. 그런데 중앙에서 나의 편지를 받고 공개된 장소에서 성토 비슷한 말은 하였지만 내심 부끄럽고 캥긴 것이 있었던 모양이다. 다음해 중앙연합회 예산편성때 중앙회장이 월급받는 것을 사양하였다. 그 내용을 나에게 답신으로 보내왔다. 제주도 대의원으로 서울 갔더니 회장이 나보고 “당신이 현태식이냐. 당신 편지 잘 받았다”고 인사를 하였다. 좀 미안하긴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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