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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칼럼](115)사재 털며 금고 육성
[현태식칼럼](115)사재 털며 금고 육성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6.06.15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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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금고에 자산증가가 없으면 신용사업을 못한다. 그러면 회원증가도 되지 않아서 우리 신제주새마을금고같이 부실덩어리를 안은 금고는 적자가 누적되고, 결국 청산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정해진 순서다. 이를 극복하는 일은 자산을 늘려 왕성한 여·수신을 함으로써 이익을 발생시켜 결손처분을 보전하고, 지역의 사회적·문화적 수준을 높이는데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도록 해야한다. 이래야 새마을금고가 잘살기 운동인 새마을운동을 하는 본연의 임무를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매일 시장 점포, 개인주택을 방문하여 새마을금고 이념과 목표에 대하여 설명하고, 이 지역 사람은 반드시 이 지역 주민의 자격을 얻으려면 새마을금고 회원이 되어 출자하고 또 평생에 은행의 주인이 되어보시도록 권하였다.

금고에서는 이사장 활동비로 월 8만원을 책정한다. 이것으로는 그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하여 차 한잔 나누거나 간단한 점심을 할 수도 없다. 더욱이나 특별한 회원은 저녁도 대접하는 경우가 피치 못하게 발생할 때 이 활동비로는 어림도 없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사정하여 달마다 15만원씩 받아내어 금고 성장을 위하여 썼다. 이것도 부인이 양해해주어서 지금도 고맙게 생각한다.

직원들과 같이 아침에 금고 회원이 되도록 광고전단을 만들어 출근하는 사람에게 드리고, 또 퇴근시에도 돌렸다. 적금을 권유하는 달을 정하여 성적이 우수한 직원에게 나 개인돈으로 보너스를 주었다. 대출은 대출신청에 의하여 반드시 접수번호를 부여하고 순서대로 해드렸다. 서류가 규정에만 맞으면 즉시 대출하였다. 대출서류를 접수하면 대출심사위원회를 열어 심사한 후 대출하는 규정에 의하여 일주일에 한 번 실시해오고 있었다. 나는 이 점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대출심사위원장을 비롯한 위원을 모셔놓고, 대출의 성격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우리 금고에서 대출받으려는 사람은 은행에서 받아주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그런 사람은 웬만히 급해서는 대부받으러 다니지 않는 사람이다. 일주일씩 기다려서 대출받을 만큼 여유있고 한가하면 절대로 금고에 오지 않는다. 장사하는 영세상인은 오늘 필요한 상품을 구입할 돈이 없는 하루를 다투는 사람, 병원비가 없어 병원에 못가는 사람, 자녀의 학자금이 없어 퇴학통지 받은 사람들이 대출을 신청한다. 대출신청서를 일주일 기다리도록 하면 그때는 모든게 끝나버려 돈이 필요없는 상태가 된다. 그러니 상무가 아침이나 저녁에 집으로 서류를 가지고 가면 검토해서 대출심사위원님들은 결재를 해야 한다”고 설득해서 결정을 보았다.

이번에는 상무가 출근하면서 대출신청서에 심사위원장 결재 받는 것을 싫어한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금고 회원이 주인 행세하는 것이 아니고, 금고 직원이 금고 주인인양 자기돈 갖고 인심쓰듯이 하는 것이 우리의 관행이지 않은가. 은행은 더욱 심하여 큰 융자에는 무엇이 생기기도 하고 이 소문을 들은 금고 직원은 사무실 밖에서 쓴 커피 한 잔이라도 대접받고 끗발을 과시해야 하는데, 이번 결정한 방식으로 업무를 보면 부수입은 기대도 못하고, 몸만 고단하게 되니 자연히 싫어할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금융이 국가산업을 일으키고 따라서 국민의 담세 능력을 길러 국가재정이 튼튼하게 되도록 기여하며, 개인의 행복을 창출시켜줘야 할 금융본연의 임무와는 정반대다. 그러기 때문에 나는 대의를 따라 불의에 영합하지 않고, 금융은 서비스업인고로 더욱 서비스를 잘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직원이 출근 시간 전에, 아니면 당일 저녁에 대출심사위원과 연락을 취하여 결재받고, 업무시간이 되면 대출신청한 회원을 모셔 즉시 대출하여 드렸다. 이러한 평판이 돌자 금고를 의심하던 사람이 금고의 회원이 되면서 급속히 금고 자산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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