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소통이다
-현달환-
30년보다 더 오랜 만남을
잊지 않고 반겨주던
그 친구의 말 한마디
“친구야 밥 먹자”
밥 같이 먹자던
그 한마디는
30년보다 더 많은 밥을 먹은 내게
마치 오랫동안 굶어왔던 듯
내 허울 좋은 아가리에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묵묵부답과 침묵을 만든다.
친구야, 밥 먹자
그래 그 한마디는
아직도
내 피부 속에
더덕더덕 붙어있다
아! 울컥,
그걸 떼어내려
이 밤 자동차 불빛을 들고
네게로 달려 나간다.
우리는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 오랫동안 연락을 못해 어색하여 모처럼 연락할 때에도 밥이란 것을 매개로 대화를 시작한다. 언제 밥 먹자. 이것처럼 불확실한 것도 없지만 이것처럼 아름다운 말도 없다.
밥.
지금도 어디에선가 이 밥을 위해 치열하게 전쟁을 치루는 삶도 있을 것이다. 이 밥을 위해서 땀 흘리며 살고 있는 아비도 있을 것이고 이 밥을 위해서 시장 구석에서 봄나물을 파는 노모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밥은 위대한 가치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친구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다 친구이다.
그런 세상 사람들에게 따듯한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축복이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직장에서 대화가 안 되거나 힘이 들거나 외로울 때 같이 밥을 먹어보는 것이다. 모든 것이 풀리고 새로운 시야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인류가 쌓아올린 가장 위대한 업적은 이 지구를 지키기 위해 전쟁을 하면서도 평화를 지켜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구를 들어 올리는 힘, 밥의 힘이다. 그 밥의 소중함을 잊지 않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 밥은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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