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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위기의 남자' 기성용, 선더랜드서 부활할 수 있을까
[EPL]'위기의 남자' 기성용, 선더랜드서 부활할 수 있을까
  • 나는기자다
  • news@nagiza.com
  • 승인 2013.09.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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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 내 입지 다지기·대표팀 복귀…'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야

'위기의 남자' 기성용(24)이 선더랜드로 둥지를 옮겼다.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벼랑 끝에서 부활을 꿈꾸는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더랜드는 지난 31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스완지시티의 기성용을 1년 임대 영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기성용은 1년 동안 몸담았던 스완지시티를 떠나 선더랜드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기성용은 지난해 당시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잉글랜드 무대에 입성했다.

셀틱(2009~2012년)에서 차분히 실력을 쌓으며 유럽 무대 적응력을 높인 기성용은 스완지시티로 이적한 뒤 '눈물 젖은 빵'을 먹지 않았다.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차며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입지를 굳혔다.

2012~2013시즌 기성용과 스완지시티는 함께 승승장구했다. 개막전에서 당시 박지성(32·PSV에인트호벤)의 소속팀이었던 퀸즈파크레인저스를 5-0으로 완파한 스완지시티는 프리미어리그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며 리그 상위권 자리를 위협했다.

굵직한 업적도 남겼다. 스완지시티는 지난 시즌 캐피털원컵(리그컵) 결승전에서 브래드포드(4부 리그)를 5-0으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스완지시티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 것은 1912년 팀 창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꿈에 그리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도 얻었다.

역사의 현장에 기성용도 함께 있었다. 그는 리그컵 결승전에 선발로 출전해 62분간 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 데뷔 첫 해 더 없이 완벽한 시즌을 만들어냈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기성용의 앞에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건 지난 7월부터였다 .

기성용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최강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조롱하는 경솔한 행동을 저질렀고 이 사실은 언론을 통해 전 국민에게 공개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과정에서 암암리에 나돌았던 국내파와 유럽파 간의 갈등설까지 터져 나왔다. 그 주범으로 몰린 기성용은 혹독한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기성용은 직접 사과문을 작성해 팬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대한축구협회는 기성용에게 엄중 경고 조치를 내리며 사건을 일단락 지었다.

악재는 한꺼번에 몰려왔다. 자숙을 다짐하며 영국으로 돌아간 기성용은 예상치 못한 위기에 봉착했다.

정규리그와 컵대회 뿐만 아니라 유로파리그 경기까지 치르게 된 라우드럽 감독은 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단행했다. 그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존조 셸비, 호세 카나스, 알레한드로 포수엘로 등 미드필더 자원을 대거 영입했다.

스완지시티의 미드필더는 순식간에 6명으로 늘었다.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상됐으나 기성용의 입지는 생각보다 빨리 좁아졌다.

기성용은 개막 후 스완지시티가 소화한 6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선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교체 출전 3차례에 그쳤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모두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스완지시티가 유로파리그를 대비해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난 시즌 붙박이 주전이었던 기성용에게 일련의 상황은 '굴욕' 그 자체였다.

기성용은 고민했고 선더랜드행을 택했다. 단 완전 이적이 아닌 1년 임대라는 절충안을 통해 훗날을 도모했다. 그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었다.

기성용이 선더랜드 임대기간 동안 이뤄야할 목표는 명확하다. 소속팀 내 입지 다지기와 국가대표팀에 복귀하는 일이다. 따지고 보면 두 목표는 일맥상통한다.

여름 이적 시장 종료를 앞두고 기성용이 서둘러 임대를 추진한 가장 큰 이유는 내년 브라질월드컵 출전 때문이다.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7일 '홍명보호 3기' 소집 명단을 발표하며 해외파를 대거 소집했다. 그 가운데 '애제자' 기성용의 이름은 없었다.

홍 감독은 "기성용의 기량은 이미 검증된 상태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현재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등 소속 팀 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하게 소집하기 보단)기성용의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홍 감독은 끊임없이 옥석 가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국내파·해외파의 구분도 없다. 과거 명성도 중요치 않다. 홍 감독은 그 시점에서 가장 뛰어난 실전 감각과 기량을 지니고 있는 선수들을 기용하고 있다.

이는 곧 해외 빅클럽에서 뛰고 있다 하더라도 팀 내에서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선수는 대표팀 선발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스완지시티 내 주전경쟁에서 밀린 기성용은 다시 기회가 주어질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홍 감독에게 실력을 점검받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뛸 수 있는 무대가 필요했다. 최종 목적지는 선더랜드가 됐다.

시즌이 시작된 뒤 갑작스레 넘어온 임대생인 만큼 선더랜드에서도 만만치 않은 주전경쟁이 기성용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기성용이 보여준 기량을 생각한다면 단기간 내에 주전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현재 선더랜드의 중원 자원에는 세바스티안 라르손, 크레이그 가드너, 아딜슨 카브랄, 데이비드 본 등이 있다.

파올로 디 카니오 선더랜드 감독은 가드너를 제외한 중원 미드필더 자원을 매 경기 마다 새롭게 하고 있다. 즉 라르손 외에는 아직 붙박이 주전이 없는 상황이다. 정규리그가 3라운드까지 밖에 진행되지 않은 만큼 기성용이 가드너의 파트너로 낙점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함께 '동메달 신화'를 일궈냈던 지동원(선더랜드)의 존재도 기성용에게 큰 도움이 된다.

과거 셀틱 시절, 현지 적응에 애를 먹었던 기성용은 차두리(FC서울)가 같은 팀으로 이적해온 뒤 빠르게 안정을 되찾은 경험이 있다. 경기력도 함께 좋아졌다. 심리적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이번에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동생이지만 친숙함 면에서는 지동원이 더 앞선다. 런던올림픽 당시 좋았던 기억들을 바탕으로 서로가 힘이 돼 준다면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대표팀 복귀와 프리미어리거로서의 재도약을 위해 기성용은 스스로를 야생 한 가운데로 내던졌다. 이것이 신의 한 수가 될지 악수가 될지는 향후 몇 달간 그가 보여줄 행보에 달려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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