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오길비는 1911년 영국 명문가에서 유복하게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렵게 옥스퍼드 대학교에 들어갔으나 결국 중간에 그만뒀고 사회생활에 뛰어들어 많은 것을 배웠다. 프랑스 파리 일류 호텔에 요리사로 들어가 창의력과 인내로 견디며 깐깐한 셰프의 인정을 받아 냈고, 영국으로 돌아와서는 그 경험을 살려 조리기구 방문판매원으로 승승장구했다.
1938년 오길비는 더 넓은 세상에서 본격적으로 광고 일을 배우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여론조사기관 갤럽 조사원, 미국에서 활동하는 영국 정보부 첩보원 등을 거쳐 1940년대 후반에 광고계의 성지 매디슨 가에 입성했다.
그는 단 몇 년 만에 영향력 있는 광고를 여러 편 만들어냈다. 시작은 작은 셔츠 회사를 유명하게 만들어 준 ‘해서웨이 셔츠를 입은 사나이’다. 이 광고는 상품 자체뿐 아니라 그 상품을 쓰는 사람에게 초점을 맞춘 최고의 광고였다. 이 광고로 인해 해서웨이 셔츠는 1주도 안 돼 재고가 바닥났다.
이후 수염난 사장을 내세워 성공한 슈웹스 광고, 도브가 세계 1등 클렌징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공을 세운 ‘4분의 1 클렌징 크림’ 광고 등까지 계속 좋은 반응을 얻었다. 광고계 입문 5년 만에 오길비는 “시대를 불문하고 위대한 광고 제작자 중에서 그의 위치가 실로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모든 광고는 브랜드의 개성에 대한 장기 투자”라며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6년 동안 오길비앤드매더에서 일하며 곁에서 오길비를 지켜봐 온 케네스 로먼은 ‘무조건 팔아라’를 펴내 오길비의 성공비결을 전한다. 2000편이 넘는 글, 100여회의 긴 대담 기록, 관련된 책, 영화, 테이프를 분석하고 오길비와 연관된 장소들을 모두 둘러보고 10여명에 달하는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해 내놓은 결과물이다.
“이 책은 광고인 오길비의 진면목을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0세기 초반 광고계의 격동기를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다. 광고인이 되기를 꿈꾸는 사람에게, 현재 광고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에게 오길비의 삶은 나침반이 돼 줄 것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