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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륙교](3) 새해의 기도
[연륙교](3) 새해의 기도
  • 신광숙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4.01.16 09:42
  •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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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광숙 시인

예정대로라면 나는 지금쯤 일본 미야자키에 있어야 한다.

해가 바뀌고 계획된 일정이 어긋난 것이 몹시 마음에 걸리고 아쉽다. 하필이면 내가 여행하고자 하는 나라인 일본 이시카와현에 규모 7.6의 지진은 새해 첫날의 충격에 온 지구의 재앙으로 왔다.

매스컴에 비친 참상을 보는 순간 자연의 거침없이 쏟아내는 위력에 엄두도 못 내는 인간의 허약함 앞에서 자괴감에 빠진다. 사실 이보다 더했던 2011년도 동일본 대 지진을 겪은 이웃 나라의 비극에 지금도 인류는 그 후유증에 큰 피해를 안고 있음이 아닌가. 늘 방송에서 오르내리는 방사능 오염이 우리의 식탁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모처럼 남편과 딸과의 동행인 새해 첫 여행계획이 틀어진 아쉬움이야 다음으로 미루면 그만이지만 하루빨리 복구되어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도해 본다.

지금, 이 순간도 한라산 정상을 바라볼 수 있고, 태평양 푸른 물결을 안고 사는 내가 얼마나 행복한 순간을 누리고 있음인가. 해가 바뀌고 이웃 나라의 재해를 바라보며 내가 이 땅에서 누리고 있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중한 순간임을 깨닫게 된다. 제주는 늘 내게 만족한 삶의 순간들을 제공해주는 귀한 곳이다.

신비의 섬 제주는 일만 팔천 신들의 땅이라 한다.

음력 2월에 바람의 신 영등 할망에게 올리는 영등굿으로 바람을 잠재우고 들판의 곡식이 잘되기를 빌어 올리는 토속의 행사와 한라산 설문대할망의 일화를 알게 되고부터는 나도 덩달아 신들께 기도를 올려본다.

“제주의 일만팔천 신들이시여!

아름다운 제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서운 지진과 쓰나미 같은 재앙에서 아름다운 제주를 지켜주시옵기를. 그리하여 이 아름다운 유네스코지정의 귀한 섬이 면면히 잘 보존되게 하옵소서.....

갑진년 새해 눈 덮인 한라산을 바라보며 엄숙히 두 손을 모아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

이시카와현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빠른 복구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한라산에 눈 내리면
 

신광숙
 

폭삭한 흰 모자를 둘러쓴 한라산
뉘신가? 백록담에 칼바람 휘두르는 이
설문대할망 오가는 길목
하얀 너울을 펼쳐놓고

1100도로 굽잇길 통제된 고립무원
출렁이는 파도마저 정지된 화면 속
화들짝! 애기동백꽃
순백의 빗장을 걸었네.
 

신광숙 시인.jpg
▲ 신광숙 시인.jpg ⓒ뉴스라인제주

[작가소개] 신광숙 시인

55년 생

한라산과 푸른 바다에 가슴을 열고
시조한편, 시한편 읊조리며 행복해하는
제주살이 6년차 한림에 살고 있다.
2023.4 <여전히 제주살이에 진심입니다.>

□공저출간

2023.11 제 32회 제주일보 시조백일장 입선
현 시조 도란도란 회원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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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 2024-02-17 16:53:03
하얀 고봉밥 한라산
햇살을 길어올리는 시퍼런 제주의 바다, 야자숲 새들의 목소리.. 제주의 풍경이 작품 속에 다 담겼네요. 잘 음미했습니다.

첫째맘 2024-02-13 15:52:24
좋은 글귀 잘 읽었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이금옥 2024-01-25 10:07:52
아름다운 제주생활 늘 건강하고 행복 하시길요~♡
새해의 기도가 이루어 지시길
기도 합니다~^^*

형담 2024-01-23 21:25:45
모 처럼의 가족 여행의 행복 을 찾지 못함의 아쉬움 보다 피해현지 주민들을 걱정 하는 시인의 마음이 아름 답네요

우연맘 2024-01-17 20:50:32
눈을 감고 생각해봅니다. 전설과 신화가 있는
신비의 섬 제주 ~ 흰눈 덮인 그곳에 가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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