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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이소영 작가 《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 시집 발간
[신간]이소영 작가 《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 시집 발간
  • 서보기 기자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3.11.16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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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건져올리는 인간의 마지막 희망
기억의 숲으로 향하는 녹색 사유
이소영 작가 《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 시집 표지
▲ 이소영 작가 《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 시집 표지 ⓒ뉴스라인제주

아동문학가이자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소영 작가가 최근 신작 시집 “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가 발간됐다.

1부 창밖으로 흐르는 봄, 2부 오월 종 치는 소리, 3부 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 4부 예감 못 한 문장 하나, 5부 제주를 지키는 돌담 등 5부에 걸쳐 60편의 시를 실었다.

이소영의 시는 상처 입은 영혼들을 위해 바쳐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 시인은 자연의 생명에 대한 호기심과 환호, 그들의 감정에 몰입하는 충만감을 드러낸다.

그리하여 많은 시에서 자연과 인간이 호혜적으로 공존하는 풍경을 담고 있으며, 거기서 자기 인식과 정체성에 대한 탐색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시인에게 자연의 변천과 시간의 흐름은 곧 존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소영의 시는 녹색의 사유란 자연의 관점에서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새로운 삶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소영의 많은 시는 그러한 탐색의 길 위에 서 있다.

허상문 평론가는 “이소영 시인은 자연 속에서 인간이 마지막 희망을 볼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며 “그것은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이 서로 조화하고 화해를 통하여 공생관계를 이루는 길, 즉 녹색의 사유를 통하여 가능한 것이다.”라고 평했다.

이소영 작가는 1984년 《교육자료》에 고 박재삼 시인의 초회 추천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1988년 《아동문예》에 동시, 1993년 《한국시》에 시로 등단하며 문단에 나왔다.

한국문인협회, 한국펜문학회제주지부,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한국동시문학회, 제주문인협회, 제주아동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추억이 사는 연못』, 『파도야 바다가 간지럽대』, 『소리글자의 꿈』, 시집 『어느 기우뚱대던 날의 삽화』, 『소금꽃』, 『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가 있다. 제19회 제주문학상을 받았다.
 

[작품감상]
 

기억의 숲으로 들어가다
 

어느 몸빛 하얀 숲을 보았는가

역사의 안쪽 덜커덩거리던 보릿고개 건너
어머니의 통점들 희미해져간 세월 지나는 길
겹겹이 얇은 껍질 사이
바람이 설운 사연 재우고 달래는 소리
슬픈 죄를 고백하듯 자작자작
허물 벗기듯 남루를 벗는 고뇌의 저 숱한 시간들
세월의 더께 얼마나 벗겨내야 참 내 모습은 나올까

직립으로 하늘바라기하는 곧은 성품 닮아갈 수 있다면
길손의 가슴마다 특별한 어법으로 말문을 열어
비록 너나들이 이야기 다른 다짐으로 새겨진대도
서로 가지를 잘라내야 무리지어 곧게 설 수 있다고
하늘 향해 바라기한 채 하얗게 몸을 말려
천년을 사는 귀한 종이로 남든
어느 가정의 필요한 가구로 남든
산골 아궁이 자작이며 태워져 재가 된다 해도
누군가의 바라기로 연서를 쓰는 자작나무 숲이 되리

삶의 피로감에 궁싯거릴 때
퍼즐 조각처럼 맞춰보는 짊어지고 갈 앞날은 잠시 접고
눈부시게 빛나던 그 기억의 숲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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