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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란의 그림책 여행](8) 몽생아, 그림책 여행 가자!
[김란의 그림책 여행](8) 몽생아, 그림책 여행 가자!
  • 김란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3.07.0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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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작가, 니콜로 카로치

그림책은 거친 바다를 모험하는 항해사이며, 친구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악당과 싸우는 용감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세상의 신기하고 흥미진진하며 사랑이 가득 담긴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이야기꾼이다. 그림책은 어두운 길을 밝혀주는 등대처럼 아이들이 가는 앞날을 환히 밝혀준다.

여덟 번째로 소개할 그림책은 니콜로 카로치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베틀·북)이다. 니콜로 카로치는 이탈리아 베로나 출신의 건축가이자 교사이며 그림책 작가이다. 2013년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한 뒤 유로호프 일러스트레이터에 최종 후보로 꼽히기도 하였다. 다비드 칼리 작가가 쓴『알라단의 마법 램프』에 그림을 그렸으며『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는 니콜로 카로치가 직접 쓰고 그린 데뷔작이다.

『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뉴스라인제주

요즈음은 한 자녀 가정이 많다. 그래서 아이들은 집에서 같이 놀 형제가 없고, 학교가 끝나도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돌다 늦게 집에 오면 동네 친구들과도 어울려 놀 시간이 없다. 자연스레 아이들은 혼자 게임하고 유트브에 시간을 보내게 된다. 아이들 대부분은 가족과의 놀이나 대화보다 혼자 보내는 시간 속으로 빠지는 것이다. 이렇게 핸드폰이나 컴퓨터와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면 아이들은 더 이상 친구를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은 점점 더 친구들과 단절된 시간을 보내게 되며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질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인간으로서 최고로 아름다운 감정인데도 말이다.

아직 채울 것이 많이 남아있는 아이들의 마음은 우주만큼 넓고 크다. 그 마음에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 담기길 기대하며, 니콜로 카로치의 그림책『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를 소개한다.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뉴스라인제주

조용한 적막이 흐르는 집에 금붕어 혼자 있다.

그때, 생쥐가 나타났다.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뉴스라인제주

생쥐는 혼자 있는 금붕어가 안쓰러웠는지 같이 놀자고 한다.

- “나랑 같이 놀래?”

생쥐가 금붕어에게 물었어요.

둘이는 눈을 크게 뜨고 서로를 바라본다. 미동도 없던 금붕어에게 생기가 살아난다. 생쥐와 금붕어, 몸과 마음이 친구에게 향해 있다. 생쥐와 금붕어가 온 신경을 서로에게 집중하며 마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가슴 뭉클하다.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뉴스라인제주

“좋아!”

금붕어가 대답했어요.

둘은 같이 헤엄도 치고, 어항 위로 높이 솟기도 하고, 맛있는 간식도 주면서 즐겁게 논다.

그런데 다른 속셈이 있는 세 고양이가 같이 놀자며 찾아온다.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뉴스라인제주

-그때 생쥐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고양이는 생쥐에게 못된 친구이다. 생쥐는 순간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금붕어를 구하려고 한다. 생쥐에게도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고양이이다. 하지만 친구를 위해 고양이와 한판 승부수를 건다.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뉴스라인제주

생쥐는 달리고 매달리고 높이 뛰어올랐어요.

생쥐는 용감했어요.

생쥐는 정말 좋은 생각을 한 걸까요?

생쥐가 있는 힘껏 도망간 곳은 하필 생쥐들이 모여 사는 창고라니!

그런데 다행히도 고양이들은 다른 것에 더 관심을 보인다.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뉴스라인제주

- 배가 부른 고양이들은 이내 곯아떨어졌다.

그때, 생쥐는 단단히 결심한다. 친구를 위해서…….

금붕어가 생쥐 같은 친구를 만난 건 행운이다. 그렇지만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건 아니다. 그들은 오랜 기간 서로 지켜본 사이이다. 생쥐와 금붕어의 우정.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뉴스라인제주

- 생쥐는 아슬아슬하게 올라가고

생쥐와 그의 친구들은 무서운 고양이가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금붕어를 구하기 위해 애쓴다. 누가 이렇게 친구를 위해 희생하고 도와줄까. 우리 어린 독자들은 생각할 것이다. 나에게도 생쥐처럼 좋은 친구가 있었으면…… 그리고 나도 생쥐 같은 용감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사랑스럽고 용감한 생쥐와 그의 친구들.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뉴스라인제주

생쥐와 친구들은 용감했어요.

“준비됐니?”

생쥐가 물었어요.

생쥐와 금붕어와 생쥐 친구들, 그들은 이제 모두 진한 우정을 가진 사이가 됐다.

혼자 게임과 유트브로 시간을 보내지 않고 살아 있는 아름다운 감정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뉴스라인제주

-“응!”

-금붕어가 대답했어요.

금붕어는 넓은 세상에서 자유롭게 더 많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목소리부터 명랑하고 즐겁다.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 니콜로 카로치,『고양이와 생쥐 그리고 금붕어』, 베틀 · 북. ⓒ뉴스라인제주

-“그럼, 당연하지!”

금붕어는 친구 생쥐 덕분에 자유를 찾았다. 혼자만 지내던 어항 안이 아니라 친구들과 지낼 수 있는 멋진 세상을 향해 신나게, 즐겁게, 행복하게 나아간다.

어린 독자들도 이 그림책을 펼쳐 놓은 채 친구를 찾아가서 이름을 부르지 않을까?

“친구야, 놀자!”

아이들이 서로 이름을 부르며 뛰어노는 모습이 저절로 그려진다.

 

김란 (그림책, 동화 작가)
▲ 김란 (그림책, 동화 작가) ⓒ뉴스라인제주

202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지만』 당선.

하남시 스타필드 작은 미술관 등 많은 곳에서 그림책 원화 전시.

논문 『그림책 작가 다시마 세이조의 삶과 작품 연구』.

단편 동화집 『마녀 미용실』, 제주 신화 『이토록 신비로운 제주 신화』, 그림책 『외계인 해녀』, 『몽생이 엉뚱한 사건』, 『파랑별에 간 제주 해녀』, 『돌고래 복순이』, 어린이 제주 신화 『신이 된 사람들』, 그림동화 『차롱밥 소풍』.

현재 제주에 살면서 그림책과 동화책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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