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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오영훈 도지사와 김경학 의장을 위한 변명
[데스크 칼럼] 오영훈 도지사와 김경학 의장을 위한 변명
  • 양대영 기자
  • news@newslinejeju.com
  • 승인 2022.10.15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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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산업 비중 ‘10.9%에서 8%’ 감소 발언, 오영훈의 진의는 뭘까?
제주미래산업의 불가피한 변동에 대한 우려와 예측이 아닐까?
지난 13일 농민단체가 도청 현관 앞에 설치한 천막. 하룻만에 자진 철거했다.(뉴스라인제주DB)
▲ 지난 13일 농민단체가 도청 현관 앞에 설치한 천막. 하룻만에 자진 철거했다.(뉴스라인제주DB) ⓒ뉴스라인제주

시끄럽다. 도청 현관 앞에 농성 천막까지 등장했다. 오영훈 지사의 농업 비중 감소 발언 때문이다. 오 지사는 지난 6일 취임100일 기자회견에서 ‘제주의 1차산업 비중을 줄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오지사는 ‘전국 평균(3%)까지는 아니고 현행 10.9%에서 8% 정도로는 줄여야 한다’고 답변했다. 여기에 김경학 도의회 의장은 “오영훈 지사의 답변은 현실적이고 용기있는 발언이다”라고 화답했다.

반면, 대부분의 농민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오영훈 지사를 강하게 공격했다.

제주녹색당은 지난 11일 논평을 내고 “오영훈 지사와 김경학 의장이 낸 제주 농정은 관점이 틀렸다”며 “농업 현황에 대한 정확한 인지도도 없고, 진지한 고민도 없는 해법”이라고 질타했다.

지난 10월 13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은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지에서 나온 발언인가 아니면 농민·농업·농촌을 무시하는 발언인가"라고 오 지사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는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오영훈 지사와 김경학 의장 모두를 규탄하며 “1차산업 비중을 8%까지 낮추겠다는 것은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는 제주도에서 행정을 책임지는 도정과 감시와 견제를 해야 하는 의회 모두 제정신이 아니라는 평가”라고 맹비난했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지난 14일 “농자천하지대본이 옛말이 됐다지만, 이렇게 대놓고 ‘농업을 축소해야 한다’고 말한 도지사가 있나 싶을 정도로 충격적”이라며 “오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 후보 시절 ‘농민이 일할 맛 나는 제주를 만들겠다’며 농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지 않았나? 지금이라도 상처받은 농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모두가 비판 일색이다. 농업에 대한 무관심이고 무지라며 맹비난까지 하는 목소리로 가득하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냉정히 돌아봐야 할 점이 있다. 민선1기부터 민선7기까지 모든 제주도정은 1차산업 육성과 성장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 전체 산업구조에서 차지하는 농업의 비중과 종사자수는 계속해서 감소해왔다. 이는 제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추세이다. 유럽에서 농업직불금 등이 선제적으로 도입되었던 이유는 1차산업의 비중과 종사자의 감소때문임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점이다.

오영훈 도지사가 현재보다 농업의 비중을 약 2.9% 줄여서 8%까지 ‘줄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 냉정하게 보면 향후 10년 사이에 생겨날 농업의 변동을 예측한 것으로 해석해야 맞는 것이 아닐까? 김경학 의장이 “수년 전부터 산업구조 재편 준비를 말해왔다. 이건 불가피하다. 친환경 농업하면서, 청정 제주자연을 활용한 친환경 농산물을 얘기하지만 그건 희망고문이다. 가뜩이나 기후위기, 평균기온 상승으로 전남에서 월동채소 재배되기 시작하면 제주 밭농업 경쟁력이 없어진다.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다른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이 시급히 필요하다”라고 밝힌 것도 결국은 미래를 예측한 것이다. 농업 미래 예측을 농업 포기 정책으로 규정하고 맹비난 하는 것이 도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까?

전임 도정들이 모두 1차 산업 육성 의지를 밝히고 나름대로 진흥 정책을 펼쳤지만, 1차산업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온 점을 고려한다면, 오영훈 지사의 발언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만 평가하지 말고, 여유를 갖고 해석하면 안 될까?

오영훈 지사는 농업 감소 발언과 관련하여 다음 주 중에 농민단체들을 만난다고 한다. ‘줄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발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히고, 고민하고 있는 농업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스마트팜과 같은 새로운 흐름도 있음을 분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농업 지원 및 진흥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계획 수립의 의지도 밝히는 계기로 삼길 기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영훈 지사에게 쓴 소리는 해야겠다. 도지사의 발언은 고도의 정무적 균형감을 갖춰야 한다. 도지사의 발언은 정치와 정책, 둘의 합 이상의 조화가 필요하다. 고민하고 고민한 후 발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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