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제377회 임시회 마지막 날인 오는 31일 '제주제2공항 도민 공론화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29일 결의안 통과를 촉구하며 2박3일 철야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9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공항 공론화 특위 결의안 통과를 강력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호소문을 발표한 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에게 호소문을 전달했다. 또 김덕종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이 '필리버스터' 첫 발언자로 나서 철야 집회의 포문을 열었다.
비상도민회의는 “지금의 제주는 우리가 원하는 제주가 아니라고 도민들이 말하는데 국토교통부와 제주도정만 괜찮다고 말한다”며 ”지난 10년간 관광객은 3배 이상 늘었지만 도민의 삶은 더 힘들어졌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어 “국제자유도시라는 이름의 투자유치가 제주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익만 가로채고 제주도를 망치고 있다는 것이 냉철한 현실”이라며 “도민의 삶을 먼저 헤아리는 관광을 원한다”고 말했다.
또 “농축수산업과 자영업에 종사하는 도민이 함께 잘 사는 관광을 원한다”며 “부동산이 오르고 건물이 올라가도 우리 도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질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공항 하나를 더 짓는다고 경제가 나아지지 않는다”며 “오히려 제주를 회복불가능한 상태로 망칠 위험이 높다. 제주는 그야말로 총체적인 위기에 놓여 있다”고 비판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는 그동안 중앙정부가 하라는 대로 다 했고 무조건 따랐다”며 “그러나 그 결과는 무분별한 난개발로 제주 곳곳이 시름시름 앓고 있다. 이제 제주가 사는 길은 제주가 나아갈 길은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결정과 도정의 강요에서 벗어나 도민 스스로 깊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일이라면 더욱 더 도민들이 먼저 의견을 모으고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며 “도민이 스스로 판단할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국토부가 거부하고 제주도지사가 거부했다”고 날을 세웠다.
또 “제2공항이 제주도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 따져 보고 결정하자는 공론화를 거부했다”며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철저히 무시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제 제주도의회가 나설 차례이다. 지난 2월의 당·정 협의를 통해 확인된 ‘제주도민의 의견을 존중받을 기회’를 의회가 살려야 한다”며 “제주도의회는 일말의 머뭇거림도 없이 도민공론화 특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여야 할 것 없이, 교육의원과 무소속 의원 모두 지금은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과감하고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큰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제주도의 미래는 제주도민이 결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제주도의회가 마지막 남은 희망이다. 제2공항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달라”며 “역사적인 도민 자기결정권을 선택해 달라. 도민이 내민 손을 잡아 달라”며 제주도의회 의원 모두에게 간곡히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