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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달환 칼럼](125)삶은 꽃
[현달환 칼럼](125)삶은 꽃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7.08.3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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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꽃

                초인 현달환

산다는 것은
감感에서 감感으로 끝나는 것

위기감 속에 피는 꽃
부담감 속에 떠는 꽃
상실감 속에 돋는 꽃
적대감 속에 끓는 꽃
박탈감 속에 새는 꽃
우월감 속에 자란 꽃
소외감 속에 놀란 꽃
자괴감 속에 우는 꽃
허탈감 속에 지는 꽃
열등감 속에 돋는 꽃
책임감 속에 빛난 꽃
기대감 속에 크는 꽃

살면서
살아가면서
눈물 콧물 다 흘리고 남은
마지막 그 무엇,
기울어진 자신감 속에 피는
웃음꽃이라

▲ 현달환 시인/수필가 @뉴스라인제주

백세시대다.
엊그제 모임을 함께 하는 누님의 모친이 돌아가셨다. 무려 연세가 103살이다. 안타까운 마음도 있지만 장수를 했기에 한편으론 부럽기만 했다고 해도 욕하지는 않으리라.

103살이란 나이는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의 반에도 못 갔으니 그럴 만도 하다. 까마득하게만 느껴졌던 100세 인생이란 말이 쉽게 다가오는 것은 주위에 많은 분들이 장수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나는 지금 시원한 에어컨이 가동되는 사무실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신다. 그러면서 돌아가신 고인의 삶을 상상해본다. 자녀들이 많아 고생만 하다 갔을 어머니를 생각해본다. 물론 계속 고생만 한 것은 아니리라. 성격이 좋은 자식들이 효자, 효녀이기에 행복했던 시간이 더 많았을 지도 모른다.

허지만, 기억할 것은 어릴 적에 자식들을 키우면서 살아온 어머니의 감정의 심도는 엄청난 인고의 세월을 이겨냈을 것이라 짐작된다. 지금 필자는 편하게 앉아 커피 한 잔 마시지만 문화시설이나 그러한 생활에 대한 여유가 없던그 시절엔 턱없이 부족해서 이런 무더위가 와도 수도가에, 아니면 우물에 가서 물바가지로 멱을 감는 게 최고의 피서일지도 모른다.

100세라는 나이가 금방 다가오는 데 우리는 100세에 대한 준비가 없다. 무작정 앞만 보고 걸어가던 인생은 이제 100세를 아무렇지않게 눈앞에 다가오는 데 무엇인가 준비해야겠다. 한편으론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고민해본다.

50이라면 그 50이라는 나이에서 느끼던 감정들, 희로애락이 다 나타나면서 표출하며 살았을 것인데 앞으로 나이에 따라 그러한 감정을 이끌고 걸어가야 한다는 것에 무엇인가는 준비를 해야겠다.

세상사가 어느 날 갑자기 길을 가다 하늘나라로 가는 것이 아니기에 그래도 준비라는 것을 해둬야만 서로 힘들지 않고 억울해 하지 않고 아쉬워하지 않으리라.

10대,20대,30대,40대,50대,60대,70대,90대,90대,100세 라는 단위로 묶어서 보면 엄청난 모작이 있는 데 그 모작 속에도 어마어마한 눈물과 땀과 피가 흘렀던 시간이었음에도 아직도 고개들어 보니 100세의 자리는 멀기만 하고 까마득하기만 하다.

100세는 외로울 것 같다. 누가 훈장 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100세라는 말로 어르신 대접을 한다는 게 조금은 외로울 것 같다. 그래서 나이를 잊어버리는 연습을 해야겠다. 나이가 들면서 자기 나이를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기억력이 없어서도 그렇지만 나이를 굳이 외울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나이를 잊어가면서 우리는 한편으론 기억되는 것이 있으리라. 바로 편안함이다.

머릿속에 하나씩 지워가는 연습을 해야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다. 머릿속에 가둬 놓은 지식으로 인해 머리나 머릿속 영혼이나 두뇌도 노화가 있었던 것이다.

시원하게 커피를 마시며 100세까지 살 수만 있다면 그처럼 행복한 일이 어디 있으랴.

세상은 그렇게 행복한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감정의 동물이기에 감정이 수시로 변해서 인간은 그 감정을 조절하다 일생을 마치는 것이다.

쉽게 감정을 노출시키면 안 된다. 우리는 지금 누구에게나 하고 싶은 말이나 모든 것을 털어 놓고 있다.

참으면 병이라지만 참을 땐 참아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온전해지는 것이다.

100세를 넘긴 어머니는 행복했나요? 물어보면 대답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분명 자녀들이 옆에 있고 가족들이 둘러싸여 있었으면 분명 행복했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가족도 없고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불행하다고 말했을 것이다.

인간은 순간의 동물이다. 과거에 아무리 어려운 일을 겪어도 지금만 행복하면 과거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이란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지금이 불행하면 과거는 더욱더 불행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행복해지기 위해서 서로 다독여줘야 한다. 내 주위에 있는 이들부터 보이는 사람마다 칭찬과 좋은 말로 대응을 해준다면 세상은 행복해지는 것이다. 단순한 원리다. 지금이 행복해야 될 이유. 그것은 인생 전체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지금이 가장 비싼 금이라 하듯 지금에 모든 것을 올인해야겠다.

갈 때 가더라도 행복하게 가야 한다. 좋은 말 해서 보내야만 웃으면서 가는 것.

그래서 필자는 항상 노래방에서 1234번 박상규의 ‘웃으면서 보내마’를 애창한다. 세상은 웃음이란 감정처럼 달콤하고 짜릿한 것이 없다.

절물휴양림에서 가져온 명언을 놓고 간다. “지혜는 들음에서 생기고, 후회는 말함에서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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