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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칼럼](137)시장님과의 줄다리기
[현태식칼럼](137)시장님과의 줄다리기
  • 영주일보
  • jeju@newslinejeju.com
  • 승인 2016.10.07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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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태식 전 제주시의회 의장
 

경로당 건립기금이 목표액에 다다르자, 경로당 건립부지를 확정하는 것과 경로당 건물 설계가 필수적이었다. 전 시장인 김주봉 시장님은 지금 현 경로당 건물이 있는 그 곳을 부지로 사용할 것을 허락하였었다. 몇 년 전 이야기지만 노인을 모시는 경로당을 연동 동민의 힘으로 자금을 마련하여 삼무공원 남측에 지으라고 권유했으나, 그때는 동세도 약하고 앞장서 일하던 사람이 엄두를 못내고 흐지부지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부지는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어렵게 고생을 하며 기금 모금에 몰입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인가. 후임으로 온 아무개 제주시장이 삼무공원 내에는 경로당 건립을 허가할 수 없다고 하지 않는가? 타지 출신 제주시장이 몇 년전에 허가해 주겠다고 약속했었는데, 같은 고향 출신 X시장은 불가하다니 분통터질 일이었다. 그 뿐이 아니었다. 2억원이 넘게 건축에 필요한 자금을 모아야 하는데 주민자체모금만으로는 충분치 못하여 제주시장께도 얼마간 지원해주도록 요청하였으나 그것도 거절당했다. 나는 지역 출신 국회의원과 도지사 그리고 시장과 조찬을 하면서 “경로당은 부시장님이 연동 동장께 말한데서 건립 추진이 시작되었고, 자금을 대부분 자체 조성했지만 조금 모자랍니다. 현대민주주의 국가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복지사회를 지향하는 것은 마땅합니다. 따라서 경로당 건립비도 시장님이 앞장서서 지원해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며 지원을 호소했다. 다시 시장에게 “노인사업은 시장님이 해결한 현안문제인데 우리 지역민이 경로당 건립을 하는 것은 시장님의 책임을 경감시켜드리는 것입니다”고 말씀드렸더니 시장님 대답이 “제주시에는 여유예산이 한푼도 없다”면서 국회의원에게 하는 말이 “중앙에서 예산을 많이 따서 내려보내주면 그 돈으로 경로당건축비로 도와주겠다”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국회의원이 중앙에서 예산을 확보해준다면 하필 시장손을 거쳐 지원할 이유가 무엇인가.

시장의 귀에 거슬리지만 가만 있을 수 없었다. 나는 말했다. “시장님 말씀을 들어보니 시장님과 그 많은 직원이 제주시민에게 세금고지서 발부하고 세금징수해서 월급으로 다 쓰고, 다시 이런일을 반복만 하노라는 말씀이고, 시장님이 그렇게 하고도 잘했다는 투의 말씀인데, 적어도 시장 판공비라도 줄여 거리에 쓰레기통 하나라도 마련해야지, 시민에게 세금받아다 인건비를 쓰면 단 만원도 안남는 행정을 해서 됩니까?” 그래도 심드렁하게 아무 반응이 없다.

이군보 제주도지사께 우리 사정을 말씀드려 3천만원을 지원받았다. 공원이 당신땅이냐 하며 부지 결정 문제로 시장과 수도 없이 말을 주고 받았고, 공원은 안된다는 것이 한결같은 대답이었다. 우리는 계속해서 “삼무공원은 연동사람의 토지를 환지방법에 의하여 만든 연동주민의 땅이고 이 공원은 연동민에게 가장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공원이어야 하지 시장의 전시행정 대상물이 되선 안됩니다. 시장은 시민의 뜻에 맞게 행정을 해야지 시장의 뜻에 맞게 시민이 따라가고 시장의 말에 순종하는 것이 민주시민이 취할 태도가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같은 고향에서 태어나서 몇십 년 지나고 보니 시장님은 우뚝하게 높은 지위에 있게 되고 나머지는 옛날 그대로 보잘것 없이 힘없는 시민으로 남아있는 것을 보니 아무렇게나 푸대접하고 거드름 피워도 누가 뭐라 할 수 있나 하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딴 사람이 못나준 덕분에 시장님이 잘나보이고 때문에 우리를 지배하는 지위에 올랐지 만일 다른 사람이 더 똑똑했다면 시장님이 우리 보통시민의 처지에서 우리가 지금 당하는 경우를 당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 좋은 자리에 앉은 기회에 나보다 못나서 나에게 이 자리를 차지할 기회를 만들어준 시민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이 기회에 고향사람을 위해 따뜻한 봉사행정을 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선정을 하셔야 오랫동안 존경받게 될 것입니다”

아무리 심한 표현을 해도 낯빛도 변하지 않고 “경로당을 공원에 짓도록 허가할 수 없습니다”였다. 이제 벽에 딱 막혀 앞으로 나갈 수 없게 되었다. 과장, 국장 등 참모들도 시장의 의견 옹호에 열을 올릴 뿐, 시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없었다. 연동 노인회장을 비롯하여 연동회관 건축추진 임원들이 무리지어 시장실을 방문하여도 막무가내였다.

그래도 우리 추진위원과 노인회 임원들은 시청에 경로당 건축 부지허가를 요청하였다. 시청측은 거절하다 못하여 부지를 공원에는 내어줄 수가 없으니 다른 곳에 정하면 어떠냐면서 주택가에 자그마한 부지를 가리켰다.

나는 결연히 반대하였다. “경로당은 환경이 좋은 곳에 지어야 한다. 공원 남쪽은 양지바른 곳이어서 겨울에 따뜻하여 노인이 겨울나기에 좋고, 여름에는 수목이 우거진 시원한 곳에서 지내기 좋고, 노인은 고독함을 느끼기 쉬운데 봄, 가을, 아침, 저녁 공원에 오는 젊은이들과 대화하며 지내어 쓸쓸함을 덜게 해줍니다. 노인들이 계시니 젊은이가 나쁜 짓을 삼가하게 되어 사회교육상 좋고, 노인들도 한가한 시간에 공원을 청결하게 하여 환경정화해서 좋고, 공원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으니 찾아오기 편리하고, 온 국민 온 세계인이 공원에 왔다가 제주시민의 경로정신을 알게 되면 제주시민의 위상을 높일 수 있어 좋지만, 주택가에 시멘트 벽으로 둘러싸인 곳에 경로당이 있으면, 노인만 모여 서로 주름진 얼굴만 보며 무정한 세상만 원망하게 되다보면 건강을 해치고, 생명을 단축하여 여생을 편안히 해드리는 것이 아니라 괴롭히는 것이 되고, 여름에는 더워도 피서할 곳이 없고, 복잡한 거리에 잘못다니다 교통사고 나기 쉽고, 노인들이 떠들썩하게 노는 경우나 경로잔치나 노인행사가 있을 때 주택가의 주민에게 피해줍니다. 이렇게 되기 때문에 장점이 있는 삼무공원 남측에 반드시 경로당은 건립되어야 한다”고 나의 논리를 전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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